ELS는 특정 종목(종목형)이나 S&P500 같은 지수(지수형)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상품으로, 주가가 일정 비율 이상 하락하지 않으면 연 4% 안팎 수익률을 지급한다.
하지만 반대로 이를 전화위복 기회로 삼으려는 이들도 있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ELS는 위험성을 담보로 하는 대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위기의 시대, 현명한 ELS투자법은 무엇일까.
원금손실 ELS 속속 등장… 미상환 72조 ELS 투자자들은 ‘조마조마’
이들 상품의 구체적인 조건은 상이하지만, 대체로 기초자산 가격이 발행 당시 기준 가격보다 35~50%가량 하락하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발생하도록 설계돼 있다.
원금 손실 위험에 바짝 다가선 ELS는 유럽 대표 지수인 유로스톡스(EuroStoxx)50과 미국의 S&P500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것이 많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주요국 주가지수는 평균 22%가량 하락했다. 특히 국내에서 ELS 기초자산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는 범유럽지수인 유로Stoxx50지수는 25.59% 떨어졌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20.00%), 홍콩 항셍지수 (-16.27%) , 코스피지수는 (-20.16%) 하락했다.
사정이 이렇자 조기 상환에 실패하는 ELS가 속출하는 것은 물론 원금을 까먹는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4월 12일 KB증권 홈페이지에 따르면 ‘ELS 846호’와 ‘ELS 847호’는 최근 각 원금의 10.0%에 해당하는 손실을 냈다. 846호는 SK텔레콤과 삼성전자, 847호는 SK텔레콤과 LG생활건강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지난해 4월 5일 각각 발행됐다.
앞서 NH투자증권도 ‘ELS 17784회’가 만기인 3월 27일 최종 수익률이 -10.0%로 확정되면서 잔액의 90%를 상환했다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 ELS는 홍콩H지수(HSCEI)와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 지난해 3월 27일 발행됐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되며 ELS 시장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월 ELS 발행금액은 3조 8,674억원으로 2018년 12월(2조 8,373억원) 이후 1년 3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기존 ELS 상품이 상환돼야 재투자를 위한 발행이 활발해지지만, 상환에 제동이 걸리면서 전체 시장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증시반등으로 ELS 목표수익률 최대 2배 상품 출시… 관심도↑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4월부터 국내외 증시가 조금씩 반등하고, 지수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ELS 신상품에 대한 관심 또한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ELS의 목표수익률이 종전 대비 최대 2배 이상에 달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KB증권은 최근 낙인베리어와 첫 조기상환베리어를 낮춰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이는 ELS 6종을 출시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NH투자증권이 지난 4월 9일까지 모집한 연 9.5% 쿠폰 ELS(19423회)에는 300억원 공모에 1,988억원이 모였다. 손실위험 구간이 45%로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자가 몰렸다는 평가다. 미래에셋대우(ELS 26987회·11%)와 삼성증권(ELS 24217회·11.12%)도 예상수익률이 11%가 넘는 상품을 내놨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초자산이 되는 국내외 주가가 내릴 대로 내리면서 향후 투자 손실을 가져올 만큼(-40∼-50%)의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ELS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지금 ELS에 가입한다면 다음의 3가지는 꼭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첫째, 기초자산의 숫자는 적을수록 안전하다. ELS는 기초자산 중 한 가지라도 손실 발생 조건을 충족하면 손해가 나도록 설계돼 있다.
둘째, 첫 배리어와 낙인은 높을수록 투자자에게 불리하다. 예를 들어 첫 배리어가 95라면, 가입 시점보다 기초자산 가격이 95% 이상이어야 조기 상환(통상 3~6개월)이 가능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조기 상환 문턱이 높다는 의미다. 낙인 배리어의 기준치가 높으면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
셋째로 중도 상환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중도 상환 수수료 등을 체크한 후 가입해야 한다. 또 기초자산과 기준가격 산정 시 안전한 상품을 원한다면 장중보다는 종가, 종가보다는 3일 평균 가격으로 정하는 상품이 적합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가 급락하면서 ELS가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수익률이 높으면 높을수록 리스크도 크다는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며 “상품별로 원금보장 및 손실 조건을 비롯해 중도상환 여부와 기준가격 산정방식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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