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가 지난 9일 화상회의를 통해 5월부터 두달간 하루 100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감산이 확실시된 이번 OPEC+ 긴급회의가 시작되자 국제 유가는 10% 이상 상승했지만 회의 도중 감산량이 하루 1000만 배럴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는 전날 종가 아래로 내려갔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원유 수요 감소량은 하루 3000만 배럴 이상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올해 국내 시장의 포화로 인해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진출이 예상됐던 해외 건설시장이 코로나19 악재로 이미 찬바람을 맞고 있다. 특히 중동 원유시장의 최대 고객이던 중국이 바이러스 확산 진원지가 되며 직격탄을 맞으며 경제·산업 전반이 ‘올스톱’되자 국제유가가 급락해 중동 시장까지 쇼크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는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의 지속, 중동 발주 감소 등으로 대외 수주 환경이 악화됐다. 국내 기업들도 수익성 검토를 강화하고 입찰에 신중하게 참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올해는 국토교통부를 필두로 한 각 업계가 새 먹거리로 해외시장 진출을 주목하며 수주 실적 개선을 꾀하고 있었다.
연초부터 주요 건설사들의 해외 건설시장 진출 소식이 속속 들리며 지난해 암울했던 실적을 반등시킬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커져갔다. 그러나 이 같은 기대감은 중국과 중동만이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까지 코로나19가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가는 팬데믹 현상이 심화되며 사그라든 상태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해외 9개 국가에서 10개 사업장의 공사 발주가 연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연기된 공사 가운데 일부는 코로나 영향으로 중동 플랜트 공사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중국과 우리나라, 유럽 국가들에 입국제한조치가 내려지면서 공식 입찰이 어렵게 되거나, 최근 유가 급락으로 발주처들이 채산성 우려에 발주를 연기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반기는 물론 하반기까지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공사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사업 지연은 물론 공사비 미지급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업계는 "해외건설 수주 시장은 코로나보다 유가 하락이 더 큰 문제"라며 "저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특히 석유화학 플랜트 쪽이 직격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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