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들이 ‘살고, 일하고, 노는’ 커뮤니티, 힙스터비아
이들이 걸어 다닐 수 있는 거리에 아파트와 직장, 식당과 쇼핑상가 등이 밀집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2013년 <뉴욕타임스>가 관련 기사를 쓰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용어다. 젊은이들이 뉴욕 맨해튼은 아니지만 웨스트체스터 같이 다운타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인접 외곽 도시로 이동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힙스터비아가 다시 주목 받은 계기는 지난해 9월 ULI(Urban Land Institute)와 PwC가 공동으로 발표한 ‘2020년 이머징 부동산 트렌드 리포트’다. 이 리포트는 2020년 키워드 중 하나로 힙스터비아를 꼽았다.
힙스터비아가 되기 위한 조건은 크게 세 가지다. ‘주거(Iive)’, ‘직장’(work)’, ‘오락(play)’이다. 이 모두를 충족하는 곳만이 힙스터가 살만한 곳이다.
그리고 최근 미국에서는 대도시 도심으로 몰렸던 젊은이들이 외곽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본격화되고 있다.
2019년 발표한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인구 50만명 이상 대도시의 25~39세 밀레니얼 인구는 2만 7,000명 감소했다. 2017년(5만 4,000명)보다 감소 폭이 줄긴 했지만, 4년 연속 순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이런 현상은 밀레니얼이 나이를 먹어가며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보통 결혼하고 나이 들면 도시 외곽으로 많이 이주하는데, 가족에게 더 안락한 삶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밀레니얼은 이전 세대와 다르다.
외곽으로 나오더라도 도시에서 즐기던 활동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포기하지 않는다. 주거비는 도심보다 저렴하지만 직장이 가깝고 식당, 쇼핑, 오락을 도보 거리에서 즐길 수 있는 곳에 둥지를 튼다.
이를 빠르게 눈치챈 개발회사와 시(市)의 도시계획 담당자들이 도심 외곽지역 개발에 ‘Live, Work, Play’의 오래된 성공 공식을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힙스터비아는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댈러스 등 대도시의 앵커커뮤니티 주변에 조성된다. 대표적인 힙스터비아로는 뉴욕주의 용커스와 뉴러셀, 뉴저지주의 호보켄과 메이플 우드, 서밋, 일리노이주의 에번스턴, 캘리포니아주의 산타클라라 등이다.
최근에는 대학 도시도 졸업생들이 대학 주변에 남길 원하면서 힙스터비아로 변하고 있다. 스탠퍼드대학이 인접한 산타클라라, 노스웨스턴 대학이 위치한 에반스톤, 애리조나 스테이트 등의 개발이 활발하다.
외곽 도시 일자리 성장이 트렌드 뒷받침
하지만 무엇보다 힙스터비아의 성장을 가장 크게 떠받치고 있는 것은 미국 경기다. 외곽 도시의 일자리 성장이 밀레니얼 세대의 이주를 부추기고 있다. 현재 미국에는 약 7만개의 일자리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도심이 아닌 외곽 지역에서도 원하는 일자리를 잡을 확률이 높다. 게다가 꼭 밀레니얼 세대만이 힙스터비아를 선호하는 건 아니다.
텅 빈 둥지에 남겨진 새(Empty nester), 즉 장성한 자녀가 집을 떠난 뒤 텅 빈 집에 남은 부모도 이런 커뮤니티로 유입되고 있다.
집 크기를 줄이고 도심으로 이주하는 대신 이동이 편리하고 원래 집에 가까운 힙스터비아에 자리 잡는 부모가 늘고 있다. 따라서 힙스터비아의 성장이 2020년만의 시한부 트렌드로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함현일 美시비타스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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