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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귀촌 - 김진수 홍천 풀잎이슬농장 대표] 어린이들에게 우리 농촌의 미래를 설계시키는 교육농장

기사입력 : 2020-04-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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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허과현 기자] 국내에서 산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 강원도. 그중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홍천에는 10년째 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수 홍천 풀잎이슬농장 대표가 있다.

고향도 아닌 외지에서 풀잎이슬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김진수 대표는 이곳에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체험농장사업을 확산시킬 꿈에 부풀어 있다.

특히 이 농장은 올 2월 농협중앙회장으로 새로 취임한 이성희닫기이성희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현장경영을 강조하며 첫 행보로 나선 곳이어서 더욱 의미가 깊다.

IMF 외환위기가 바꿔놓은 인생 여정

김진수 대표는 인천 원예농업협동조합에서 여신(대출)업무를 담당하던 평범한 금융인이었다. 김 대표의 인생을 바꿔 놓은 계기는 1997년 불어 닥친 외환위기. 그 여파는 인천 원예농협에도 어김없이 불어왔다.

모범 직원으로 상까지 받으며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취급한 대출이 연체되고, 부실로 이어지자, 그 후속 업무를 처리하느라 하루하루 지쳐갈 수밖에 없었다.

‘밤 12시가 넘어 들어왔다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새벽에 또 나가는 모습을 보는데, 이러다가 이 사람 죽겠다 싶더라고요.“ 그 당시 김 대표와 함께 인천 원예농협에 근무했던 부인의 이야기다.

결국 그는 2002년 퇴사를 결심했다. 하지만 퇴사 후 딱히 정해 놓은 일이 있었던 게 아니었던 터라 친구의 권유로 강원도 홍천에서 펜션사업을 시작했다.

금전을 다루고 꼼꼼하기로 소문난 금융인들이지만, 겪어보지 못한 사회 현장에서는 어리석을 만큼 순진하고 세상 물정이 어두울 수 있는 법. 소위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기 딱 좋은 대상이 금융인들이다.

그도 그 대상이 자신이 될 줄은 몰랐다. 펜션사업을 시작한지 3년여 만에 비싼 교훈을 뒤로 하고 다시 새 삶을 찾은 것이 지금의 팔공산 밑에 자리한 풀잎이슬농장이다.

다행히 펜션사업을 하며 얻은 인심으로 임대농지를 얻기는 어렵지 않았다. 빈 농지로 묵혀 두던 땅을 그가 밭농사를 짓겠다고 해 무상으로도 임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얻은 임대 농지에 김 대표 부부는 고구마를 심기 시작했다.

처음 시작한 1,650㎡(500평)의 고구마 경작은 불과 7년여 만에 5만㎡(1만 5,000평) 규모로까지 커졌다. 작물도 고구마 외에 감자, 옥수수, 저린 배추 등으로 확대,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다.

우체국 택배 배송도 제일 먼저 시작해 우체국에서도 감사해 할 만큼 기여가 컸다. 그러나 수입은 크질 않았다. 적자를 메우기 위해 사놓은 땅도 팔아야 했다.

노력에 비해 가격이 따라주질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가락동 농산물시장에서는 생산지의 프리미엄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작물마다 유명지역 작물이 아니면 제값을 받기가 쉽지 않아서다.

그러던 중 어느 해 엄청난 비로 5만㎡ 규모로 경작한 고구마를 하나도 캐지 못하는 참사를 맞으면서 김 대표는 안정적인 농사의 절실함을 깨우치고 교육농장을 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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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는 생각을 바꾸게 한 ‘교육농장’

풀잎이슬농장이 있는 홍천은 서울 근교에서도 선호도 높은 강원도 관광 명소 중 한 곳이다. 연간 유동인구 1,000만명을 넘보는 핵심지역으로, 143km에 달하는 홍천강은 래프팅과 낚시로도 유명하지만, 맑고 깨끗한 백사장으로 여름철 가족캠핑을 하기에 어느 곳보다 인기 있는 장소다.

농장 앞에 있는 팔봉산은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중 하나이고, 종합 레저시설로 유명한 비발디파크는 골프장, 스키장, 오션파크 등 국내외 관광객이 사계절 찾을 수 있는 유명 시설 중 하나다.

특히 동남아 관광객들이 겨울철 스키를 즐기기 위해서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입지를 감안해 김 대표는 2010년 그동안 다른 농장들이 주로 해오던 체험 중심의 농장에서 그들과 차별화한 교육농장을 하기로 했다.

홍천군 농업기술센터의 지원을 받은 교육농장은 춘천과 홍천 관내의 어린이집, 유치원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단순히 1~2시간 1회성 체험으로 그치는 체험농장이 아니라 학교의 교과 과정과도 연계한 프로그램이다.

연간 최소 1~2회에서 4회까지, 씨앗 심기에서 수확까지를 체험하는 완전 학습 교육현장이다. 지금은 교육 참여 학교 접수를 연간으로 받고 있어 올해도 이미 2월에 1년 교육 접수가 모두 끝난 상태다.

교육농장은 학교에서 더 좋아한다고 한다. 교과 과정과의 연계도 좋지만, 교육 시간을 1일 4시간으로 맞춰 충분한 학습체험도 하고 사계절 반복학습을 하는 까닭에 진정한 농촌의 가치를 알게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수업을 해 오면서 어린이와 호흡하는 즐거움도 얻고 도시생활로 이해하기 어려운 어린이에게 농촌의 삶과 생명의 고귀함을 깨우치도록 할 수 있어 무엇보다 뿌듯하다고 한다.

가을철 수확 시에는 직접 김장을 담아 관내 독거노인돕기 운동에도 동참하는 것이 또 다른 교육적 보람을 안겨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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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처럼 받아들인 농업에서 찾은 ‘행복한 삶’

“이제는 이 일이 우리의 길이라고 생각해요. 더 욕심을 부릴 일도 아니고 지금 일에 만족하면서 또 다른 보람을 찾아보려고요.”

지난 2월 4일 이성희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취임 첫 행보로 들린 곳이 이곳 풀잎이슬농장이다. 그 만큼 김 대표는 홍천군에서 외지인 최초로 선임된 이장이면서, 대표적인 교육농장의 책임자로 신뢰를 쌓고 있다.

이미 농촌진흥청의 농촌교육농장지원사업에도 선정된 바 있지만, 지난해 홍천군에서 지원하는 겨울용 딸기체험농업육성사업도 시작해 딸기 수경재배를 하고 있다. 2억 1,000만 원의 예산 중 70%를 군비로 지원받고 자비 30%로 진행하는 이 사업은 매년 12월 초 수확해 이듬해 5~6월까지 수확이 가능한 비수기 농가소득지원사업이다.

“교육농장이 농가에 큰 소득을 만드는 일은 아니지만, 홍천군 농업기술센터로부터 50%를 지원 받으니 학교는 재정 부담을 낮출 수 있고, 농가에서는 안정적인 교육수요를 창출해 농가소득 안정화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농업기술센터 지원금과 홍천군의 지원, 자체 생산소득을 합하면 연간 1억여원의 소득을 얻고 있는데, 이는 일반 농가소득 2,000~3,000만원에 비하면 감사한 일이죠.”

그동안 무상으로 지원하는 관광 한번 못 다녀온 김 대표 부부는 귀농을 원하는 분들에게 들려줄 조언을 부탁하자 “이제는 많이 공부해야 하고, 디지털 환경에 맞는 농촌의 혁신을 이루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고 단언한다. 본인도 그 아쉬움이 너무 크기 때문이란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4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허과현 기자 hk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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