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들은 삼성전자 주력사업인 반도체, 모바일, 가전 등에 대한 기대감을 당초보다 낮춰 보고 있다. 사실상 코로나19에 따른 세계경기 침체를 염두해 둔 것이다.
◇ 새로운 삶이 이끄는 ‘반도체 재도약’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을 IT주 ‘탑픽’으로 꼽았다. 지난 18일 내놓은 이슈분석 리포트 ‘반도체·디스플레이, COVID-19, CLOUD와 PLATFORM 시대를 앞당기다’를 통해서다.
이에 대비해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은 ‘클라우드’에 투자하고 있다. 클라우드는 외부 저장·연산 공간이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서비스로는 아마존 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이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막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데이터센터 서버 구축이 필요하다. 삼성전자가 주목받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막대한 서버용 D램 구매로 지난 2017~2018년 반도체 초호황기를 이끌었던 ‘큰 손’이었다.
박유악 키움증권 수석연구원도 반도체 이슈 리포트 ‘공포와 펀더멜탈’에서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도 서버용 D램 수요와 가격이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코로나19 영향을 반영해 올해 D램 수요 증가율(비트그로스)을 하향조정했다. 수요처별로 스마트폰용 D램 비트그로스를 당초 23%에서 9% 증가로 14%포인트 낮췄다. TV용 D램도 23%에서 16% 하향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부품공급 차질과 소비재 수요침체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버용 D램은 기존 26%에서 28%로 2%포인트 높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내 온라인교육과 재택근무 증가가 오는 2분기부터 서버용 수요 뿐만 아니라 종합적인 D램값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 ‘EUV D램’ 반도체 초격차 4.0
김기남닫기김기남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도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예상되지만, 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는 성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부회장이 말하는 신성장 분야에는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확대”가 포함됐다. 이외 AI, 차량용 반도체, 5G 통신망 확대 등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초미세공정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초격차’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 2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한한데 이어 2019년 3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에도 성공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다음 단계인 4세대 나노 공정 개발을 위해 매진하고 있다.
4세대 D램에는 빛으로 반도체 회로를 세기는 작업인 노광공정에서 불화아르곤(ArF) 대신 극자외선(EUV)을 도입할 가능성이 크다.
EUV는 빛 파장이 짧아 더 미세한 작업이 가능하고, 한 번에 더 많은 회로를 세길 수 있어 가격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EUV D램 양산 시점이 반도체업체 사이 기술격차가 벌어지는 또 다른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EUV D램 양산을 위해 이르면 올해말 양산을 목표로 평택사업장에 라인·증설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갤럭시 S20 실적 초비상
“갤럭시 S20, Z 플립, 노트, A 시리즈까지 견고하게 짜인 삼성전자 스마트폰 라인업이 시장을 견인할 것이다”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 장기화로 인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5G 스마트폰 수요는 전년 대비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해 소비자들과 전문가를 통해 폴더블폰 시장성을 확인했다.
부품 공급 등 문제로 일반 플래그십 모델처럼 많은 물량을 출시할 수 없지만 내구성, 편리성 측면에서 인정받았기 때문에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폼팩터로 발전시키겠다” 고동진닫기고동진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사장(IM부문장)이 지난 18일 열린 삼성전자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의 질문에 답하고 스마트폰 사업 계획을 밝힌 내용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은 2020년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S20’을 전작 갤럭시 S10의 네이밍 수순에 따라 갤럭시 S11로 하지 않고 2020년에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갤럭시 S20으로 한 것이 무색할 정도로 시험대에 올라 위기를 맞고 있다.
먼저, 국내 이동통신3사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갤럭시 S20 예약판매를 진행한 결과 판매량이 갤럭시 S10 시리즈의 50% 수준에 그친 점이 위기로 일컬어진다.
삼성전자가 직접 판매하는 자급제 물량까지 포함해야 전작의 약 80% 수준이다. 6400만 화소, 8K 영상 촬영으로 대표되는 역대 최고 스펙의 삼성전자 스마트폰도 코로나19로 움츠러든 구매 심리를 피지는 못했다는 씁쓸한 평이 뒤따른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의 영업, 마케팅이 위축된 일과 전작 갤럭시 S10에 비해 19만2500 상승한 갤럭시 S20 출고가 124만8500원 두 가지 또한 이유로 제시된다.
업계는 하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진짜 위기는 미국, 유럽 등에서 급격히 확산, 대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에서 비롯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6일 한국을 비롯하여 미국 등 전 세계 20여 국가에 삼성전자가 갤럭시 S20의 판매를 시작한 만큼 현장 마케팅에 힘을 줘야할 시기인데 코로나 확산에 따라 미국 4곳, 캐나다 6곳 총 10곳의 체험매장을 지난 17일(현지시간)부로 운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갤럭시 S20의 부진한 국내 사전판매량과 최대 24만 원에 그치는 낮은 공시지원금으로 늘지 않는 실적을 반등하기 위해 현장 체험, 이벤트 등의 행사가 절실한 상황에서 맞은 악재다.
특히, 북미와 유럽 시장이 삼성전자의 2019년 매출 230조 원 중 미주가 73조8000억 원으로 32.0%, 유럽은 42조7000억 원으로 18.5% 합쳐 절반 정도를 기록하는 의존도 높은 시장이기 때문에 더 큰 위기다.
삼성전자 해외법인은 체험매장의 폐쇄와 관계없이 온라인 매장은 운영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스마트폰 사업이 실물 실제 사용과 디자인 확인, 지인의 사용 모습 등에 많은 영향을 받기에 실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삼성전자 홍보 측은 2월 갤럭시 언팩 행사 이후 간담회 때 오프라인 체험 행사를 지양하고 온라인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이야기했었는데 그 이 후 바뀐 내용이 없다며 코로나의 글로벌 확산, 장기화로 인한 어려운 현재를 언급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삼성전자의 갤럭시 S20이 본격 출시된 지 3주 밖에 안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신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 S, A, 노트, 폴더블 라인업 강화
고동진 사장이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 시리즈, 폴더블폰 외에도 갤럭시 A 시리즈에도 5G를 탑재하여 글로벌 시장의 삼성전자 5G폰 보급률을 높인다고 말한 것처럼 갤럭시 A 시리즈 차기작과 중저가 라인업 강화로 반등을 꾀하리라는 전망이다. 중저가 라인업 강화는 고동진 사장이 18일 주주총회에서 인도 시장을 언급한 것과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저가 모델 중심으로 일부 점유율을 잃어 1위를 뺏겼으며 중국 시장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갤럭시 A, 프리미엄 모델 등 각 라인업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공급해 금액 1위와 더불어 수량 1위 또한 탈환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현지 유통, 영업의 현지화를 2019년 완전히 했다고 말한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제품이 중국 시장에서 사랑받는 것을 확인했다며 중국 현지 기업과 겹치지 않는 차별화 모델로 지속적인 점유율 향상을 그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갤럭시 폴드에 이은 삼성전자의 두 번째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이 한국, 미국, 유럽, 중동 등 40여 국가에서 출시된 직후 20여 곳에서 완판된 일이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폼팩터 다각화, 상품 생산 확대를 야기할 양상이다.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 목표치 500만대는 연간 판매량 3억대에 비하면 약 1.7%에 불과하지만 가로, 세로로 접는 방식에 변화에 이어 라인업이 확대되고 생산량의 비중 역시 급성장할 듯하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하반기 효자인 ‘노트’ 시리즈의 갤럭시 노트 20 또한 코로나의 지속에 따라 전작 노트 10이 9월에 공개된 것과 달리 행사, 일정의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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