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한국과 미국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에 따라 외환시장 불안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현재 우리 국내 외환시장 불안은 달러 자금 수요 증대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가) 국내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와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기간은 오는 9월 19일까지 최소 6개월이다. 이 총재는 “미 연준하고 합의한 것은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사항이고 이제는 곧바로 계약서 작성에 들어가야 한다”며 “계약서 작성이 끝나면 곧바로 시장에 공급할 건데 그때까지 시간은 물론 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계약 체결 배경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금융 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미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달러 부족과 환율 상승 등 시장 불안이 나타났다”며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서 달러화에 대한 부족 현상을 완화해야겠다는 판단이 있었고 한국으로서도 달러공급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이 이렇게 신속하게 움직인 것은 기축통화국의 중앙은행으로서 리더십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고 본다”며 “그런 의미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신속한 결정에 대단히 감사하다고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통화스와프 계약 기간 연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2008년 체결 당시 스와프 계약이 1년 3개월 정도 존속이 됐었던 것을 감안하면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6개월의 시장 상황을 보고 그때 가서 다시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등 통화스와프 미체결 국가와의 계약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총재는 “기축통화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갖는 의미와 영향이 가장 크지만 여타 주요국과의 통화스와프도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주요국인 캐나다, 스위스와도 맺은 바가 있고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도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중앙은행 간의 금융협력 차원과 외환시장 안전판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주요국과의 협력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에 대해서는 “지금 갖고 있는 외환보유고 수준은 적정성을 평가하는 몇 가지 기준을 보더라도 대체로 적절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 총재는 정부의 민생금융안정 패키지 지원 계획에 대해 “한국은행이 쓸 수 있는 정책수단 카드를 테이블에 올려놨고 수단이 다 준비가 돼 있다”며 “상황에 맞게 써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현재 은행 자본 상황이 양호해 아직은 은행자본확충펀드까지 갈 상황은 아니지만 만약 은행의 자본 적정성에 문제가 있는 상황이 생기면 그에 맞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지금은 채권안정펀드가 먼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은 적어도 금융기관이 유동성이 부족해서 제 역할을 못 하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금융기관 유동성 자체는 풍부하게 끌고 가서 가급적 신용경색이 일어나는 일은 없도록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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