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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태민의 채권포커스] 10조원 넘는 추경 국채...채권딜러들, '문제 없다' vs '대가 치를 것'

기사입력 : 2020-03-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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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정부가 11.7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고 이 가운데 국채발행을 통해 10.3조원을 조달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추경 재원은 국채발행 10.3조원과 함께 한은잉여금 0.7조원, 기금여유자금 등 0.7조원이 활용된다.

정부는 "한은잉여금 0.7조원을 전액 활용하고 기금여유자금 등을 우선 활용한 후 나머지 소요는 국채발행으로 충당한다"고 설명했다.

■ 국가채무 비중 41% 이상으로 늘어나는 구도

추경 재원과 관련해 우선 세계잉여금 619억원은 전액 교부세 정산에 활용한다. 애초에 세계잉여금에선 당겨올 돈이 없었다.

추경 11.7조원은 세출 확대 8.5조원과 세입경정 3.2조원으로 구성된다. 국채발행 10.3조원은 세출확대 7.1조원과 세입경정 3.2조원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이 규모와 관련, "최근 5년간 추경을 보면 교부금 정산, 국채상환 등을 제외한 실지출이 5~6조원 수준이었다"면서 "코로나19 조기극복을 위한 예비비 및 기금자체변경을 우선 활용하는 가운데 과거 추경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감염병 검역과 진단, 치료 등 방역체계 보강과 고도화에 2.3조원,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회복 지원에 2.4조원이 배정된다. 코로나19 조기극복을 위한 민생, 고용안정 지원에 3.0조원,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 지원에 0.8조원이 쓰인다.

이번 추경으로 총수입은 본예산 대비 2.5조원 감소한다. 481.8조원에서 479.2조원으로 줄어든다. 국세경정이 3.2조원 줄어들고 한은잉여금이 0.7조원 더해진다.

총지출은 본예산 대비 8.5조원 증가한다. 총지출은 512.3조원에서 520.8조원으로 커진다. 전년 본예산 대비 증가율은 9.1조원에서 10.9조원으로 증가한다.

통합재정수지 적자는 11.0조원,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10.5조원 더 늘어나는 구도다. 국가채무는 10.3조원 증가해 국가채무비율은 GDP의 40%를 넘는 41.2%로 불어나게 된다.

■ 10조원 넘는 추경 국채에도 자신감 갖는 채권딜러들

코로나19 사태로 이제 월평균 국채 발행규모가 1조원 넘게 늘어나는 상황이 됐음에도 채권시장은 견조하다.

미국의 금리 50bp 인하로 한은의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됐다는 인식, 더 나아가 한국도 긴급 인하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 등도 작용하고 있다.

A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워낙 지금은 롱 장"이라며 "물론 10조원 넘는 적자국채에도 채권이 이렇게 강한 게 대단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B 증권사의 한 딜러는 "10조원 추경 국채 각오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C 증권사의 한 딜러는 "국채 발행이 늘어나서 만약 커브가 스팁된다면 그 때는 플랫으로 잡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돈이 남아 돈다. 월별 1조원 남짓 느는 것도 괜찮다"면서 "바이백만 안해도 되는 수준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입찰 부담이라는 소리는 입찰을 진행하는 PD로서는 환영할 재료"라며 "통당, 30년 입찰 낙찰 금리를 보라. 기대보다 수익이 나는 구조가 돼버리는 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강한 채권 롱 마인드로 무장한 딜러들 사이에선 물량 때문에 변동성이 커지고 밀려주면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이고, 강세 일변도면 오히려 기회가 없어지는 측면이 있어 나쁘지 않은 상황이란 평가도 보였다.

■ 10조원 넘는 추경국채..향후 후폭풍 있을 것이라는 딜러들

미국 연준의 50bp 금리 인하 후 한은이 긴급 간부회의를 열면서 한국도 상황에 따라 4월 금통위 전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들도 적지 않다.

국내 통화당국의 급박한 분위기가 시장에 통화완화 기대감을 심어줬다. 이런 분위기가 물량 부담을 희석시켰다는 평가들도 보인다.

하지만 임시 '금통위'가 열린 게 아니라면서 조만간 시장이 물량 부담을 감안하게 될 것이란 관측들도 보인다.

D 은행의 한 딜러는 "월별 1조원 더 늘어나는 국채를 감당한다니 가당치 않은 소리"라면서 "지금은 역병의 도움,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버티지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채권시장 강세는 분위기에 휩쓸린 측면이 커 며칠이 지나면 부담을 반영할 것이라고 관측도 보인다.

E 증권사 딜러는 "10조 넘는 국채물량 증가는 부담이다. 시장도 크게 반영을 안한 상태"라며 "오늘은 이렇다 치고 앞으로 며칠 지나면 시장이 정신을 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F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지금은 물량 무시하고 갈 정도로 시장 분위기가 뜨겁다"면서 "3-10년 스프레드가 적어도 레인지 상단으로 벌어지거나 그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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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정부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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