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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조 퇴직연금’ 최현만 독주에 장석훈 추격 고삐

기사입력 : 2020-02-03 00:00

(최종수정 2020-02-0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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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1위 미래, 자산 20조 목표 질주
삼성, DB형 수익률 앞세워 격차 줄이기

‘200조 퇴직연금’ 최현만 독주에 장석훈 추격 고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최현만닫기최현만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이 2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확정급여(DC)형·개인형 퇴직연금(IRP) 부문 수익률 1위를 기록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증권도 확정기여(DB)형에서 선두를 달리는 등 부단히 추격에 나서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사들에게 퇴직연금 시장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11월 일정규모 이상 기업부터 퇴직연금 도입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는 방안을 내놓으면서 퇴직연금 시장을 둘러싼 증권사들의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특히 수익성을 내세워 고객을 사로잡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미래에셋대우 DC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6.59%로 은행·증권사·보험 등 전체 42개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하나금융투자(5.21%), 삼성증권(5.14%), 신영증권(4.55%), 한국투자증권(4.49%), 미래에셋생명(4.28%), 대신증권(4.23%), NH투자증권(3.90%), KB증권(3.76%), 신한금융투자(3.70%) 순이었다.

IRP 수익률 역시 미래에셋대우가 5.66%로 가장 높았다. 대신증권(5.30%), 신영증권(5.21%), 한국투자증권(5.20%), 삼성증권(5.11%), 한화투자증권(4.85%), 하나금융투자(3.77%), NH투자증권(3.76%), 신한금융투자(3.67%), KB증권(3.20%)이 뒤를 이었다.

DB형 수익률은 삼성증권이 2.27%로 1위를 기록했다. 교보생명(2.19%), 현대차증권(2.18%), 한국투자증권(2.17%), 신영증권(2.16%), 롯데손해보험(2.13%), 미래에셋대우(2.09%), KB증권(2.08%), 미래에셋생명(2.07%), 신한금융투자(2.07%) 순으로 높았다.

◇ 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실적배당상품 중심 투자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연금 수익률과 고객관리 측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영성과급 DC 컨설팅과 퇴직연금 담보설정 서비스 등을 업계 최초로 시행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자산운용 트렌드를 연금자산 관리에 접목시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전년 대비 1조7951억 원이 증가한 10조4561억원으로 집계됐다. 제도별 적립금 규모는 DB형 5조3600억원, DC형 3조5254억원, IRP 1조5708억원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각각 7718억원, 5630억원, 4603억원 증가한 수치다. 퇴직연금 적립금 가운데 실적배당상품(펀드·채권·파생결합증권 등)의 규모는 3조5000억원으로 33%를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익률이 부진한 원인은 대부분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돼 투자를 통한 장기수익 창출의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연금은 장기 자산이므로 지속적인 관심과 상품교체 등을 통해 꾸준히 수익률을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연금상품 차별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6월 퇴직연금에 편입할 수 있는 손실제한형 양매도 상장지수증권(ETN)을 상장했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이 2017년 5월 업계 최초로 내놓은 ‘TRUE 코스피 양매도 5% OTM ETN’은 1조원 이상의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등 큰 인기를 구가했다.

코스피 200이 매월 -5에서 5% 구간에 있으면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 이 상품은 지난해 코스피가 박스권 장세를 이어가면서 덕을 봤다.

그러나 퇴직연금의 경우 규정상 원금대비 손실이 40%를 초과할 수 있는 구조의 파생결합증권의 편입이 제한되기 때문에 양매도 ETN은 퇴직연금에 담을 수 없었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퇴직연금에도 편입할 수 있는 손실제한형 양매도 ETN ‘미래에셋 코스피 양매도 5% Auto-KO-C 2205-01 제44호 ETN’을 설계했다.

또 가입자의 자산을 운용전문가가 알아서 관리해주는 서비스인 ‘퇴직연금 랩’을 2010년 출시해 운영하고 있다.

퇴직연금 랩은 자산운용 전문가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정기적인 자산구조 조정을 통해 수익률을 관리한다.

대표 유형인 ‘액티브40’의 지난해 말 기준 누적수익률은 79.5%로 연평균 5.5%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운용 규모는 9065억원으로 2만명이 넘는 고객이 가입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스템 측면에서는 주식처럼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채권(ETN) 매매시스템을 운영해 고객의 퇴직연금 운용 선택권을 넓혔다.

지난해 12월에는 DC·IRP 상장리츠 매매 서비스를 개시했다. 그동안 DB형 퇴직연금의 경우 상장리츠 투자가 가능했으나 DC·IRP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규칙 개정령이 공포되면서부터 비로소 리츠를 편입할 수 있게 됐다.

◇ 전사 차원 조직 구축·연금전문가 양성에 집중

미래에셋대우 개인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985억원으로 전년 대비 4025억원 증가했다.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합한 전체 연금 자산 규모는 14조원에 달한다.

미래에셋대우는 2021년 말까지 연금 영업 조직 정비와 인력 보강을 통해 연금자산을 20조원 규모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미래에셋대우 연금자산은 개인형 연금인 DC, IRP, 개인연금 비중이 높다. 개인형 연금 규모는 8조6000억원으로 전체 연금자산의 61%를 차지한다. 특히 개인연금은 3조5000억원 규모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개인형 연금 비중이 높은 것은 전사 차원의 조직과 인력 운영을 통해 개인 고객관리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2017년 통합 출범 이후 신규고객 발굴과 기존고객 관리에 집중해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전국 영업점의 모든 직원이 전문적이고 차원 높은 연금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내 연금교육과정’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연금자산관리센터’를 통해 영업점 내점이 어렵거나 신속한 업무처리가 필요한 고객을 위해 비대면으로 연금과 관련된 상담, 업무처리 등을 상시 지원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DC형 가입자의 91.4%가 운용지시를 변경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전문지식을 갖춘 직원의 정기적 고객접촉과 연금자산 관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DB형 수익률 1위 순항…‘ALM 컨설팅’ 효과

삼성증권은 DB형 퇴직연금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4개 분기 연속 DB형 퇴직연금 직전 1년 수익률로 2%대의 실적을 유지했다. 2분기부터는 전체 금융권 DB형 퇴직연금 사업자 가운데 수익률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증권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DB형 퇴직연금의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을 꼽았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증권의 DB형 퇴직연금의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직전 1년 수익률은 4.2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증권 업계의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직전 1년 평균 수익률인 1.17%는 물론, 은행의 평균 수익률 0.55%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냈다.

삼성증권은 DB형 퇴직연금 운용 전략으로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컨설팅을 사용하고 있다.

자산부채종합관리 컨설팅은 법인고객의 퇴직부채 적립비율 변동성을 관리하면서도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편입해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맞춤형 운용 솔루션이다.

자산부채종합관리 컨설팅을 통해 국내외 금융기관이 발행한 채권, 해외 부동산 펀드 등 다양한 상품을 편입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게 수익률 성과로 이어졌다. 삼성증권의 퇴직연금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4조5318억원이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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