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주택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자가소유 비중이 매우 낮다는 것. 제도적으로 주택소유에 얽매이지 않게 함으로써 사람들의 부담을 덜고 주택시장의 안정을 도모했다.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던 독일 부동산, 왜 급등했을까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1950년대들어 독일 경제는 급격히 성장했지만,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자기 집을 사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시작됐다. 2015년부터 독일 금리가 초저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로 떨어지면서 돈의 대부분을 은행에 맡긴 독일 예금주들의 악몽이 시작된 것이다.
독일인들은 자산 가치의 하락을 막기 위해 너도나도 예금을 인출하고 대출을 받은 다음 부동산을 구매하기 시작했다. 사실 독일은 매우 엄격한 부동산 가격 억제 규제를 가지고 있어 부동산 투자 매력이 낮았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의 충격은 이런 환경 속에서도 독일 사람들을 부동산 매입 대열로 내몰았다. 그 결과 부동산 가격은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는데, 특히 젊은이들이 몰리는 대도시의 주거용 부동산 가격이 무섭게 올랐다.
2018년 4월 영국의 부동산 정보회사 나이트 프랭크가 발표한 글로벌 주거 도시 지표에 따르면, 베를린은 2016~17년 사이에 주택 가격이 20.5% 상승해 조사 대상 150개 국가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베를린 외에 함부르크(14.1%·7위), 뮌헨(13.8%·8위), 프랑크푸르트(13.4%·10위)도 매우 높은 주택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독일 전체 주택 가격은 60% 올랐다. 임대료도 베를린의 경우 2008년 이후 2배, 뮌헨은 61% 상승했다.
특히 도시 이미지 개선 및 창업 열풍 그리고 과거와 달라진 대학 진학 욕구 증대에 따라 독일 대도시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실제로 베를린에는 연간 4만명의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뮌헨도 매년 1만 5,000명 이상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민간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베를린의 경우 2020년까지 총 38만가구의 신규주택 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실제 공급되고 있는 물량은 연간 1만 5,000가구 수준에 머무르면서 매매, 임대 모두 강한 상승압력에 노출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도 대거 매입 중
하지만 독일 부동산의 투자 매력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일단 최근 중국 기업들이 독일에서 부동산을 대거 매입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중국 언론인 환구시보는 최근 홍콩 남화조보의 보도를 인용해 독일에서 중국 기업 임원들이 자국 인재를 위해 부동산을 사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로 파견된 중국인 직원을 위해 부동산에 투자하면서까지 인재를 확보하고 있는데 이는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진작부터 취해온 전략이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뮌헨에서 한 화웨이 임원이 화웨이 유럽 연구소에 근무하는 중국 직원들을 위해 원룸이나 투룸 아파트를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추세는 이미 독일 곳곳의 중국인 커뮤니티를 통해 성행하고 있다. 현재 화웨이는 독일에서 약 2,600명의 직원을 채용했고, 이 중 400명이 뮌헨 연구소에서 근무한다.
현지 전문가들은 내년까지 약 100명의 직원을 추가 채용할 계획까지 있어 관련 부동산 시장이 더욱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7개 대도시의 경우 약 100만채가량 주택이 부족한 실정으로 일부 기업은 고급 인재를 위해 주거지를 제공하고 있다.
브렉시트로 가장 큰 수혜 예상
이와 함께 브렉시트로 가장 수혜를 입을 국가 중 하나에 독일이 꼽히고 있는 점도 호재다. 특히 독일 부동산 시장이 그간 런던의 명성을 제치고 유럽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벌써부터 독일의 부동산 시장은 크게 확장되기 시작해 올 10월까지만 해도 4억 9,500만유로에 가까운 투자액을 유치했다. 2018년 영국의 3억 5,100만 유로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이다.
이 같은 독일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신장세는 지난 20년 동안 가장 큰 성장세로 기록될 전망이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성욱 기자 ks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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