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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조’ 리츠 시장 판 커지나…NH리츠·롯데리츠·이지스리츠 상장 공모 활성화

기사입력 : 2019-09-23 16:30

(최종수정 2019-09-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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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 수 및 자산규모 변동추이./자료=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이미지 확대보기
▲리츠 수 및 자산규모 변동추이./자료=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저금리 기조와 국내증시 부진으로 투자처가 마땅하지 않자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 지속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REITs·부동산간접투자회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공모 리츠 활성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현재 44조 규모의 리츠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공·사모 리츠는 총 229개, 자산총계는 44조원이다. 이는 2017년에 비해 각각 30개, 10조원이 늘어난 수준이다. 이중 주택 리츠가 27조4000억원(121개)으로 전체 자산의 62.13%를 차지한다. 이어 오피스(10조6000억원·54개), 리테일(3조1000억원·28개), 물류(8000억원·14개), 호텔(4000억원·4개) 순이다.

리츠는 주식회사 형태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전문 관리업체가 부동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을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상품이다. 리츠 자산규모는 꾸준히 불어나고 있다. 2015년 18조원(125개), 2016년 25조원(169개), 2017년 34조2000억원(193개), 2018년 43조2000억원(219개)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국내 리츠는 상장 절차 등이 까다롭고 진입 장벽이 높은 공모형 대신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사모형이 주를 이룬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공모 리츠는 5개다. 지난 2011년 7월 에이리츠를 시작으로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 이리츠코크렙, 신한알파리츠 등이 상장돼 있다.

이들 상장 리츠의 자산규모는 1조6000억원으로 전체 리츠의 3.62%에 불과하다. 글로벌 상장 리츠 시장 규모인 2조달러(약 2400조원)와 비교해도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정부는 공모 시장을 키우기 위해 리츠 활성화를 추진하고 나섰다. 정부는 지난 11일 개인이 5000만원 한도로 3년 이상 공모형 리츠 등에 투자해 얻은 배당소득의 경우 분리과세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세율도 현행 14%에서 9%로 낮춰 적용한다. 현재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율(6~42%)을 적용하는데 여기에 합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역사복합개발, 복합환승센터 등 공공자산을 개발하거나 시설 운영 사업자를 선정할 때 공모 리츠·부동산펀드나 공모 자금을 활용하는 사업자에게는 가점을 준다. 도시첨단산업단지 용지, 대형 물류시설 용지 등을 분양할 때도 공모 리츠·펀드를 우선 공급 대상으로 선정한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힘입어 리츠 시장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 불확실성에 경기하강 우려가 커진 점도 리츠의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방안으로 리츠 업계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세금 문제가 일부 해소되면서 향후 리츠 시장의 확대가 예상된다”며 “최근 주식시장 불확실성 확대, 금리인하,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로 안정적인 투자수단 수요 증가, 세제 혜택 등 시장 환경도 우호적”이라고 말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인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 정책으로 리츠 공모와 투자가 활발해질 전망”이라며 “주요 국가 상장 리츠가 확대된 출발점은 세제 혜택, 우량 공공자산 공급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었던 만큼 이번 정부 정책은 한국 리츠 시장 확대를 위한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오랫동안 우리나라에서 부동산투자는 자본이익이 중요한 투자 동기였으나 저성장시대 부동산투자는 자본이득보다 안정적인 배당수익이 우선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기에 공모 리츠는 중요한 투자자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상장 리츠는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공모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전망이다. 연내 롯데리츠, NH리츠, 이지스리츠 등 신규 리츠의 상장이 예정돼 있다.

롯데리츠는 롯데백화점 4곳(강남·구리·광주·창원), 롯데마트 4곳(의왕·서청주·대구율하·장유), 롯데아울렛 2곳(청주·대구율하)에 투자한다. 공모액은 5000억원에 달한다. NH리츠는 서울스퀘어, 삼성물산 서초사옥과 강남N타워, 잠실SDS타워의 수익증권과 우선주를 매입해 운용한다. 이지스리츠는 서울 태평로빌딩과 신세계 제주조선호텔을 기초자산으로 한다. NH리츠는 공모액이 1180억원, 이지스리츠는 공모액이 2350억원이다.

장문준·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중대형 리츠의 상장 및 유상증자를 통한 규모 확대 본격화 가능성, 건설사·금융회사·유통회사 등 다양한 스폰서의 참여 가능성, 세제 혜택 등 정부의 상장 리츠 활성화 의지 등을 감안해보면 중장기적으로 상장 리츠의 대중화를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리츠 투자 시에는 성장성과 안정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상장을 기획 중인 리츠들의 경우 공모 이후에 지속적으로 자산을 취득하면서 기업으로서 성장을 해 나가는지 여부가 중요한 투자 포인트”라며 “적정 Cap rate의 수익형 부동산을 보유하고, 이를 배당 재원으로 활용하는 만큼 임대수익의 안정성도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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