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보험업계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시장 포화로 성장 정체에 빠진 것과 동시에, 오는 2022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라는 거대한 변화에도 대비해야 할 중대한 위기에 놓여있다.
◇ ‘실적 폭락’ 보험업계, 인슈어테크 도입 둘러싼 규제 해소돼야
올해 상반기 국내 보험사들은 생·손보 할 것 없이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경험했다. 먼저 생보사들은 금리 인하로 인한 자산운용수익률 하락으로 인해 상반기 순이익이 2조12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3조1487억 원 대비 32.4%나 급감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들 역시 자동차·실손보험 손해율 급등이 원인이 되어,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1조485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19억 원, 29.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보험사들이 택한 것은 ‘디지털 혁신’이었다. 각 보험사들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업무에 접목시켜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의 주요 고객들이 될 젊은 세대를 유입시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보험사들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건강증진형(헬스케어)’ 상품과 서비스를 론칭하는 데에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부분이다. 보험업계는 현재 신용정보법을 비롯한 각종 규제로 인해 중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대비 ‘걸음마 수준’에 그치는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 자동차·실손 등 손해율 높은 상품 관련 제도개선 절실
상반기 국내 손해보험사의 손해율이 전년대비 5.6%p 늘어난 129.6%를 기록하며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손보사들의 표정을 어둡게 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 역시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손보업계의 순이익이 역대 최악으로 좋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료 인상, 실손보험 보험료 차등화 등의 대안을 내놓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실손보험 개선방안 관련 정책세미나에서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실손보험 손해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상품 지속에 대한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험사는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해 보험료 차등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건강보험에서는 한시적으로라도 비급여진료비의 적정성을 심사할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는 동시에, 비급여 진료비의 표준화를 반영한 청구 간소화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자동차보험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비수가 및 최저임금 인상 등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손해율이 크게 오르면서, 연내에만 이미 두 차례의 보험료 인상이 단행됐다. 그러나 손보업계는 두 차례의 인상에도 손해율 문제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추가적인 인상이 필요하다는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이와 관해 은성수 위원장은 후보자 시절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 서면답변에서 "경미한 교통사고에서 나타나는 과다치료비 등은 자동차보험의 신뢰도·형평성 훼손, 보상심리 확대로 인한 불필요한 보험금 증가 등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해 보험연구원을 중심으로 경미사고 과다치료비 현황을 연구 중이라고 전하면서 "금융당국도 이와 관련된 제도개선 사항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은 위원장은 '문재인 케어'로 실손의료보험의 손해율이 급등했다는 시각에 대해 "실손보험 손해율은 고령화에 따른 의료수요의 증가, 의료기술 발전에 따른 의료비 상승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며 "단순히 문재인 케어 시행으로 실손보험 손해율이 증가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만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일부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등이 손해율 증가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바, 보건당국과 손해율 증가의 원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필요한 대응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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