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인기 있는 저축은행 매물은 서울과 수도권을 영업권으로 가진 저축은행이다. 금융 당국이 저축은행 라이센스 인가를 더 내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방과 비교해 사업 기회를 엿볼 기회가 풍부한 서울권 저축은행들의 콧대가 높아졌다. 그중 개인이 오너로 사업을 영위하는 저축은행들이 매물로 등장했다. 수년 전부터 ‘개점 휴업’을 유지하며 높은 가격을 감당할 원매자를 찾은 삼보저축은행(서울 관악구 본점)은 얼마 전 M&A를 마무리 지었다. 민국저축은행은 무궁화신탁과의 실사를 끝내고 매각 막바지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총자산 3745억원을 기록한 민국저축은행의 매각가는 1300~1400억원 사이로 전해진다.
최근 저축은행 업황이 좋은 시기라 매각가가 고점에 달해 있어 인수 시기를 저울질하는 원매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저축은행들이 업권 최대 실적을 내고 규제도 일부 완화된 부분이 있어 매물로써 고평가된 것으로 보인다”며 “저축은행 인수를 희망하는 원매자들은 인수 시기를 가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M&A의 관건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다. 인수 주체가 대중의 수신을 받는 금융기관의 대주주로써 리스크가 없는 대상인지 금융당국으로부터 확인받는 작업이다. 상호저축은행법 제10조6은 의결권이 있는 저축은행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0을 초과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대주주가 되려는 자는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요건을 갖추어 미리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보저축은행의 최대주주와 2대주주는 각각 한일유통(50.39%)과 태일(49.11%)인데, 한일유통은 태일의 100% 자회사다. 삼보저축은행은 라이브플렉스-씨티젠 인수 후 라이브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상호명은 씨티젠의 최대주주 라이브플렉스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홍콩계 사모펀드 베어링PE에 매각된 애큐온저축은행도 우회방법을 통해 M&A가 이뤄졌다. 애큐온저축은행의 대주주는 애큐온캐피탈(100%)이다. 베어링PE는 애큐온캐피탈의 전 대주주 JC플라워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을 81.88%를 인수하면서 저축은행도 품에 안았다.
스마트저축은행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스마트저축은행은 대유위니아그룹 내 계열사 대유플러스와 대유에이텍이 각각 41.5%, 41%의 지분을 갖고 있다. 모회사인 대유위니아그룹은 2017년부터 스마트저축은행 공개매각에 나서 지난해 5월부터 신생 운용사인 스마트투자파트너스와 매각 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아직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저축은행 매수에 나선 인수자들이 모두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건 아니다. 대광건영은 지난달 24일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 금융위에서 주식취득을 승인을 받아 광주광역시에 본점을 둔 대한저축은행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대광건영이 대한저축은행 오너이자 최대주주인 이장홍 전 대표와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지 1여년 만이다. 대광건영은 지난 12일 이평화 전 스마트저축은행을 대표이사로, 김창덕 전 금융감독원 부국장을 감사로 선임하면서 본격적인 저축은행 사업을 시작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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