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수출 규제를 발동한 직후 지난 한 달간 SPA(자체 생산·유통)브랜드 유니클로 매출은 6월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이는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결제액만을 집계한 것으로 현금 결제액까지 포함하면 매출 감소분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잘 나가던 유니클로가 만난 '불매운동'이란 변수는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을 배제하면서 추가로 공분을 샀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세 차례 조사 동안 불매운동 찬성률은 꾸준히 증가했으며, 지난 5일 조사에서는 '일본 여행 가겠다'는 의견이 규제 전과 비교해 50%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매운동 수혜를 크게 받은 소비재 부문은 식음료 업계 다음으로 패션 업계다. 신성통상이 운영하는 SPA브랜드 탑텐은 유니클로 불매운동의 최대 수혜 업체로 꼽히고 있다. 지난달 탑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또한, 유니클로의 '에어리즘'에 해당하는 여름 내의 '쿨에어'의 7월 매출은 120%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탑텐은 겨울용 내의 '온에어'의 물량을 지난해 대비 5배 확대했다. 유니클로 '히트텍'에 해당하는 발열 내의다. 탑텐은 또한 유니클로 국내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브랜드 모델, 배우 이나영을 가을·겨울 시즌 메인 모델로 기용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랜드월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겨울용 내의 '웜히트'의 물량을 작년 대비 75% 늘렸다. BYC 또한 겨울용 기능성 내의 물량을 지난해 보다 늘렸다. 유니클로의 매출 중 히트텍 등 기능성 내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이들 업체도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의류 외에도 신발 편집숍 매장인 ABC마트의 수요가 슈마커, 폴더 등 국내 브랜드로 이동하고 있다. ABC마트는 신발 유통 시장에서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며 1위 입지를 굳히고 있었으나, 지분 99.96%를 일본 본사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슈마커는 1999년 설립된 토종 신발 유통 브랜드다. 2002년부터 2011년까지 ABC마트코리아를 운영하던 안영환 대표가 일본 본사와 불화를 겪고 난 뒤 전격 인수해 시장 점유율 2위에 오르기까지 브랜드를 키웠다. 슈마커는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온라인 쇼핑몰 트래픽이 6월 대비 14%, 5월 대비 28%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랜드월드의 신발 편집숍 폴더도 7월 매출이 10% 늘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국내 브랜드들이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며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게 하지 않기 위해 품질과 서비스에 승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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