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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불합리한 사업비·모집수수료 손질해 보험료 인하 유도 나선다

기사입력 : 2019-08-0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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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약공제액·모집수수료 개선... 보험 신뢰도 제고·시장 선순환 목적
금융위 의결 등 거쳐 내년 4월경 시행 예정

△금융위원회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이 1일 보험 사업 및 수수료 개편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금융위원회 윤창호 금융산업국장이 1일 보험 사업 및 수수료 개편 관련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장호성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과도한 사업비와 모집수수료로 과열된 보험 시장의 신뢰도 제고를 위해, 금융당국이 사업비와 수수료 개선을 통한 시장질서 회복에 나선다. 소비자들은 이번 개선안을 통해 이르면 내년부터 3~4% 가량의 보험료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는 보험 상품별 해약시 공제액 및 사업비 중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해 보험료 인하가 유도된다. 또 보장성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오인시키는 요인을 개선해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을 유도하고, 보험 판매 시 설계사 등 모집 종사자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기준을 명확화해 형평성과 신뢰도 제고에도 나설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일 이런 내용을 담은 '보험산업 신뢰도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크게 ▲보장성 보험의 불합리한 사업비 체계 개선 ▲계약자의 합리적 선택을 위한 정확한 정보 제공 ▲모집 수수료 제도 개선 등 세 가지 골자로 구성됐다.

△자료=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금융위원회


◇ 저축성격 보장성보험, 치매보험 등 과도한 사업비 경쟁 줄인다

소비자가 보험 상품의 납입보험료에는 위험보험료와 저축보험료, 부가보험료 등이 포함된다. 위험보험료는 사망 등의 위협을 보장하기 위한 돈이며, 저축보험료는 환급금으로 주어지는 부분이다. 부가보험료가 모집수수료나 직원 인건비 등 보험 관리에 드는 사업비를 말한다.

금융당국은 이 부가보험료에 대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사업비 완화에 나선다. 먼저 보장성보험납입 보험료 중 저축 보험료에 대해서는 저축성 보험 수준으로 사업비와 해약 공제액을 적용하기로 했다.

보장성보험은 저축성보험보다 보험료 규모가 달라 사업비와 해약공제액 모두 월등히 높게 책정된다. 이에 일부 보험사들은 변액, 유니버셜 등 상품을 저축성보험처럼 설명해 판매하는 등의 폐단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당국은 보장성보험 중 저축성격을 띄는 보험료 부문에 대해 저축성 보험 수준의 사업비 및 해약공제액을 부가하기로 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모집 조직의 급격한 소득 감소를 막기 위해 해약공제액 등을 현행의 70% 수준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 보험료가 2∼3% 줄고, 환급률(2차연도)이 5∼15%p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치매보험 등 고령자 보험상품의 사업비도 개선된다. 치매보험 등 고령자 보장상품은 75세 이상 초고령에 질환이 발병하는 것과는 달리 40~50대 조기해약시 보장은 받지 못하고 사업비만 높게 부담하는 폐단이 있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해지율과 다른 보장성 보험에 비해 최대 10%p까지 높은 사업비 등을 고려해 사업비와 해약공제액을 현행의 70%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했다. 이 경우에도 보험료가 3%가량 줄고, 환급률도 5∼15%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한 모집 노력이 필요하지 않은 갱신·재가입 보험은 사업비를 최초 계약의 70% 수준으로 줄여 보험료를 3%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당국은 또한 해약공제액 한도를 넘는 사업비를 책정하면 해당 사업비를 공시하도록 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해약환급금을 계산할 때 해약공제액 한도를 정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한도를 초과하는 사업비를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종신 사망보험은 해약공제액 한도의 1.4배까지는 사업비를 적용할 수 있게 했다. 이 경우 보험료가 2~4% 수준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손해보험과 생명보험의 두 가지 성격을 모두 갖춘 제3보험의 경우 해약공제액 산출 기준도 일원화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생보, 손보 모두 제3보험의 해약공제액을 산출할 때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해 사업비를 과도하게 책정하는 문제가 있었다.

◇ 애매한 보험상품·변액보험 수익률 등 안내 의무 강화

보장성보험을 저축성보험으로 오해시키는 요인을 개선해 근본적인 소비자 보호를 실천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된다.

당국은 먼저 저·무해지환급형 보험상품의 안내를 강화해 소비자가 해약환급금을 받지 못해 발생하는 민원을 해소하고자 했다. 저·무해지환급형 보험은 환급금이 없어 보험료가 20% 이상 저렴하나, 판매 시점에 30~40년 후의 해약환급률만 크게 안내해 이를 오해한 소비자들이 상품에 가입했다가 해지환급금을 받지 못하는 폐단이 있었다.

이에 당국은 해당 상품 가입시 고객에게 지급되는 해약환급금이 적거나 없을 수 있음을 자필로 기재토록 해 소비자 이해도 제고에 나선다. 또한 상품 가입자들이 중도해지를 신청할 경우에도 향후 해지시점별 해지환급금을 자세히 설명하도록 안내를 강화한다.

보장성보험의 연금전환특약 예시도 강화된다. 현재는 보장성 종신사망보험 가입을 권유하면서 해약환급금으로 연금전환을 예로 들며 저축성 연금보험처럼 안내하는 사례가 있었다. 종신사망보험은 사업비가 높게 부가돼있어 연금액이 저축성 연금보험대비 현저히 낮으나, 이를 명확히 알리지 않고 판매하고 있기도 했다.

따라서 당국은 보장성보험 가입시 연금전환특약을 통한 연금액 안내시, 저축성 연금보험의 연금액과 동시에 비교·안내하도록 공시를 강화한다.

이 밖에도 보장성보험의 추가납입 한도를 축소해 소비자들이 보장성 상품을 저축성 상품으로 오인해 발생할 수 이는 민원을 방지하는 방안과, 보장성 변액보험도 저축성 변액보험과 같이 펀드수익률에서 보증비용을 차감한 실질 투자수익률을 제시하도록 공시가 강화된다.

◇ 모집수수료 지급기준 명확화해 업체간 형평성 확보

당국은 사업비만이 아니라 설계사들의 모집 수수료 역시 개선해 시장의 선순환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가장 먼저 모집 수수료는 ‘분할지급 방식’을 도입한다. 보험산업의 가장 큰 폐단으로 꼽히는 모집 수수료 선지급 방식을 개선하는 것이다.

수수료를 선지급하면 소비자는 친척이나 지인 등의 권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보험에 가입했다가 조기에 해약할 경우 과도하게 해약공제액이 책정돼 환급금을 덜 받게 되는 피해를 본다. 보험사로서도 과도한 영업 경쟁 때문에 재무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

이에 당국은 연간 수수료를 표준해약공제액의 60% 이하로 정하고, 수수료 총액이 선지급 방식의 총액보다 5% 이상 높게 책정되도록 분할지급 방식을 제시했다. 현행 선지급 방식으로 1차년에 90을 주고 2차년에 10을 줘 총 수수료가 100이 된다면 분할지급 방식을 따르면 1차년에 60, 2차년에 45를 받게 돼 총액이 105로 늘어나는 것이다.

아울러 보험사가 상품을 설계하는 시점에 모집수수료 기준을 명확히 설정해 임의로 지급하는 모집수수료를 최소화하는 방침과, 모집수수료에 의한 가짜거래(작성계약) 유인을 제거하는 방안도 함께 마련됐다. 이에 앞으로는 보장성보험은 가입 이후 1차년도에 지급한 모집수수료와 해약환급금의 합계액이 납입보험료 이내가 되도록 개선될 전망이다.

이 같은 방안들은 8월 중 입법예고를 거쳐 올해 하반기 규개위 심사, 금융위 의결 등을 거쳐 개정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이 중 보험상품 개정 준비가 필요한 사업비 개선, 상품 인식 개선 등은 보험사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내년 4월까지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단, 보험 모집수수료 제도 개선의 경우 모집수수료 시스템과 모집조직 소득 영향을 고려하여 오는 2021년 1월 시행될 예정이다.

△자료=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금융위원회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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