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7월 동결, 8월 인하 기대감이 컸지만 최근 한일 갈등 고조나 기정사실화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연준의 7월 인하 등을 감안해 한은이 7월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상승했다.
금통위를 앞두고 실시한 각종 설문조사 등에선 금리 동결 가능성이 우세하게 나왔다. 금융단말기 CHECK의 설문조사에선 금리 동결 예상이 450명, 인하 의견이 276명으로 나타났다. 대략 6:4 정도로 동결 의견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조동철·신인석 위원과 같은 금통위 내 비둘기파들이 금리인하를 주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한은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낮출 가능성이 큰 만큼 추가 인하 주장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계 금융사들도 한일 갈등이 커질 경우 한국 성장률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거나, 다음 달 일본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추가 보복에 나설 경우 내년 성장률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식의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한은이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소폭 낮추더라도 일본과의 갈등이 미칠 영향을 전망에 제대로 담기는 어렵다. 시장이 이를 감안해서 상황을 판단하려고 할 수 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미중 갈등이 다시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2.0%대로 내려갔다. 장기물 위주로 금리 하락폭이 커지면서 커브 플래트닝이 심화됐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5.49bp 하락한 2.0488%, 국채30년물 수익률은 5.67bp 떨어진 2.557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2.43bp 내린 1.8214%, 국채5년물은 5.15bp 빠진 1.8145%를 나타냈다.
전일 국내 시장에 알려진 것처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를 위협하자 중국 측이 추가 관세를 시행할 경우 합의는 없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면서 다시 미중 갈등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정부 입장 대변자인 관영매체 환구시보 편집장 후시진은 중국은 협상 3대 원칙을 강력히 고수할 것이라면서 미국을 비판했다.
그가 말한 3대 원칙은 미국 측은 모든 추가 관세를 철폐할 것, 중국이 구매하는 미국산 제품의 양은 현실적이어야 할 것, 협상 합의문은 균형 잡혀야 할 것이란 내용이다.
또 중국 외교부 겅솽 대변인은 미국이 추가 관세를 실제로 강행할 경우 협상 타결을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는 대화를 통한 무역 마찰 해소를 우선시한다. 새로운 관세가 동원되면 양국 사이에 어떤 딜도 성사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진정으로 무역 협상 타결을 원하는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갈등 분위기가 다시 강화되면서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되자 뉴욕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115.78포인트(0.42%) 하락한 2만7219.85, S&P500지수는 19.62포인트(0.65%) 낮아진 2984.42, 나스닥은 37.59포인트(0.46%) 떨어진 8185.21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갈등 분위기 속에 유가는 3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NYMEX의 WTI 선물은 전장보다 84센트(1.46%) 하락한 배럴당 56.78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사흘만에 하락했다. 달러인덱스는 0.18% 하락한 97.22를 기록했다. 주택관련 지표 둔화 등의 영향을 받았다.
미 상무부 발표에 따르면 6월 주택착공건수는 125만3000건(계절조정 연율 기준)으로 전월대비 0.9% 감소했다. 예상치 126만건을 밑돌았다. 6월 건축허가건수는 122만2000건으로 전월대비 6.1% 급감했다. 2017년 5월 이후 최저치로 예상치 130만건을 밑돈 것이다.
전일 국내 채권시장은 금리인하 기대감 강화, 주가 하락 등으로 금리 레벨을 낮췄다. 특히 국고3년 최종호가수익률이 1.399%를 기록하면서 드디어 1.3%대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일단 한은이 금리를 내리면 연내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이 한 단계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예상들이 많다.
동결 시엔 레벨 부담 등이 부각되면서 최근 강세를 일정부분 되돌릴 수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 과다 반영 인식이 부각되면서 기술적인 숏이 위세를 떨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하지만 한국경제 비관론에 몸을 맡긴 사람들 중엔 동결하더라도 제한적으로 밀린 뒤 다시 저가매수가 들어올 것이란 관측도 많이 하고 있다.
아무튼 금리 결정과 한은 총재의 스탠스가 동시에 시장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상황이다. 오랜만에 금리 결정에 불확실성이 커진 이벤트를 맞아 긴장감도 감돌고 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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