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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일본 출장 후 '장기 시나리오' 주문...반도체·TV·스마트폰 '비상경영'

기사입력 : 2019-07-14 19:09

(최종수정 2019-07-15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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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친 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수출제재 장기화 국면을 대비하기 위한 시나리오 수립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귀국한 지 하루만인 13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에서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경영진과 비상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는 삼성전자 김기남닫기김기남기사 모아보기 DS부문장(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삼성디스플레이 이동훈 대표(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이 부회장은 "단기 현안 대처에만 급급하지 말고 글로벌 경영 환경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며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하는 한편,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는 취지로 회의를 이끌었다.

이 부회장은 사태 장기화를 대비한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처 다변화를 비롯해 소재 국산화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이 부회장은 러시아가 공급을 제안한 에칭가스(불화수소)의 품질 검사 등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이 부회장은 이미 수출품목에 포함된 반도체 외에도, TV·스마트폰 등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확대에 나설 경우를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계에서는 이같은 이 부회장의 행보가 사실상 '비상경영'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의 실적 하락, 미중 무역갈등에 이은 한일 외교갈등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7개월여 이어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등 잇단 악재로 삼성의 '미래 비전'이 자칫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국가 경제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기업'인 삼성의 위기로 불안감은 더 커지는 분위기"라면서 "기업들의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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