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과소지급 분쟁이 여전히 보험사 측과 소비자들의 입장차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피고인 삼성생명 측은 '약관대로 지급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반면, 원고인 소비자 측은 '약관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차 공판의 핵심 사안은 1차 공판 당시 제기됐던 삼성생명의 즉시연금 계산식의 합리성과 정당성 여부였다. 1차 공판 당시 재판부는 "피고 측에서 '월 지급 연금액은 이런 식으로 계산이 된다'는 계산식만 하나 약관에 넣었더라도 가입자들이 상품 가입 때 고려하고 다툼이 없었을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손을 들어줬던 바 있다.
이번 공판에서 삼성생명 측은 재판부의 요청에 따라 즉시연금 상품의 연금 계산식을 밝히는 한편, “가입자들이 해당 계산식의 예상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원하고 있다”며, 일부 소비자들이 지급액보다 더 많은 ‘이익’을 챙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이 날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오는 8월 30일 3차 공판을 예고했다. 즉시연금 분쟁이 해를 넘기고도 더욱 장기화되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는 목소리도 있다. 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논점을 흐려가며 보험금 지급을 계속해서 미루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일부 보험사들은 이번 소송에서 지더라도 민원을 제기한 고객들한테만 보험금을 지급하면 그만이라는 ‘버티기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어 답답함이 크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상품은 처음 가입 때 고액의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고, 보험사가 매달 보험료를 굴려 얻은 이자를 가입자에게 연금으로 지급하며, 만기시 최초에 낸 보험료 전액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그러나 매월 일정 금액을 떼 준비금으로 적립하는 상품구조에 대해 약관에 제대로 명시되지 않았고, 가입자에게 고지되지 않았다는 부분이 논란이 됐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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