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생산연령인구의 감소가 이미 시작되면서 가계의 소비나 기업의 투자와 같은 총수요가 줄어들고, 노동 투입의 경제성장 효과도 2020년대엔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생산인구 감소로 소비·기업투자 동반 추락
2020년대엔 연평균 33만명씩, 2030년대엔 연 52만명씩 줄어들어 2067년에는 생산인구가 현재의 절반도 안 되는 1,784만명에 머물 것으로 통계청은 추산했다.
이미 인구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주력소비연령 인구의 감소는 주택·자동차·가전을 비롯한 내구재 등의 소비는 물론 이와 관련한 기업들의 투자 등 총수요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 최근의 경제활력 저하도 이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노동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1980년대 2.0%포인트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10년대엔 0.6%포인트에 머물고 2020년대엔 -0.7%포인트로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2030년대 이후부터는 -1.0%포인트로 예상됐다.
이로 인해 성장률이 1990년대 6.7%, 2000년대 4.3%에서 2010년대엔 2.9%로 낮아지고, 2020년대엔 잠재성장률이 1.7%로 1%대의 추락이 예상되고 있다. 이후 총인구도 감소하면서 2030년대엔 1.1%로 낮아져 경제가 사실상 정체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는 이러한 인구·경제구조의 대전환기에 대외 충격이 더해지거나 경제·재정 정책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할 경우 심각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독일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생산인구 감소를 겪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심각한 위기를 겪은 바 있다.
연금 고갈 위기… 미래세대 사회보장 부담 늘어
여기에 저출산은 사회보장 부담도 늘린다. 세금이나 사회보험료를 내는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국민연금이나 건강보험 같은 복지 혜택을 받는 인구는 늘어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적립금이 고갈되는 시기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지난해 8월 현행 보험료율(9%)을 적용한 제4차 재정계산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3가지 시나리오로 국민연금기금 소진시기를 전망했다.
그 가운데 저출산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에 적용된 합계출산율은 2020년 1.1명으로 이날 새롭게 공개된 전망치(2022년·0.72명)에 비하면 낙관적인 수준이다. 당시 정부가 예측한 기금 소진시기인 2057년보다 빨리 기금이 바닥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인구절벽 쇼크의 악영향은 기금 소진 이후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체 인구 중 수급자 비율이 증가한 만큼 청년세대의 부담이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1995년부터 생산인구가 줄어든 일본은 이전에 형성된 부동산 버불(거품) 붕괴와, 엔고에 따른 수출경쟁력 상실, 금융 구조조정 등 개혁 부진 등이 복합되면서 ‘잃어버린 20년’을 겪었다. 특히 30~40대 소비인구가 감소하면서 심각한 수요 위축에 시달렸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전철을 밟아 복합위기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경제·노동 등 전 분야의 개혁과 효율화를 이루지 않고 재정확대 등 임기응변식 대응을 반복할 경우, 위기 촉발 요인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경고가 많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5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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