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 금융노동자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이날 오후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동차, 통신, 대형 유통업체 등 재벌가맹점의 몽니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며 "금융위원회는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에 따라 카드업계는 지난 2월 초대형 가맹점에 카드 수수료 인상을 통보했다. 반발은 극심하게 나타났다. 현대·기아차는 카드사들에게 카드 수수료율 협상이 끝나기 전에는 통보받은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 없다며, 인상 시기를 늦추고 협상하되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알렸다. 가맹 해지일이 다가오자 카드사들은 하나 둘씩 카드 수수료율을 1.89%로 제시한 현대·기아차 조정안에 합의했다.
급기야 이날 오전 업계 1위 신한카드도 현대·기아차 조정안을 받아들였다. 아직 롯데·삼성카드가 협상 중이지만 카드업계는 사실상 현대·기아차와의 수수료 인상에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투본은 "현대·기아차는 5개 카드사에 대한 카드 가맹점 해지 등을 무기로 우월적 시장 지위를 이용하여 개편된 카드수수료 체계를 무력화 했다"고 주장했다.
카드사들이 기댈 수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이 있지만 해당 조항이 모호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18조 3에는 '대형가맹점은 거래상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우월적 지위'와 '행위'의 범위가 구체적이지 않고 양벌규정이 명시되지 않아 카드노조에서는 '사실상 사문화 조항'이라고 보는 중이다.
공투본은 "당국의 개편안에 따라 카드사들이 현대·기아차에 맞서고 있는 동안, 금융당국은 법과 원칙을 거론하면서도 물밑으로는 현 수준에서 원활히 협상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며 "당국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가 금번 사태를 야기한 만큼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오는 2분기에 개편된 카드 수수료율 산정 실태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형가맹점에 대해 카드사들이 적격비용 이상의 수수료를 제대로 받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본다는 방침이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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