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 자진 철회 2년만 절차 ‘속도’
금융감독원이 KB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서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별다른 결격 사유가 없을 경우 절차는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KB증권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다. KB증권 관계자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대비해 내부적으로 준비를 마친 상태”라며 “기대감은 매우 높은 상황이지만 아직 인가 전인 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은 과거 현대증권 시절 불법 자전거래(2개 이상의 내부 계좌로 주식이나 채권 거래)로 일부 영업정지 1개월(2016년 5월 26일~6월 27일)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일부 영업정지를 받은 금융회사는 제재 종료일로부터 2년간 신규 사업 인가를 받을 수 없다.
지난해 6월 말 신규 사업 인가 제재 기간이 종료됐지만, 내부통제 문제로 또다시 발목이 잡히면서 재신청 시기를 조율해왔다.
◇ 올해 발행어음 규모 한투 6조·NH 4조 목표
단기금융업은 초대형 IB의 핵심 업무라고 칭해지고 있으나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만 사업 인가를 받은 상태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기업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회사채 등 다른 수단보다 절차가 간단해 기업대출과 비상장 지분투자 등 기업금융에 활용할 자금조달이 상대적으로 쉽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증시 불확실성 확대로 초대형 IB들의 공격적인 투자 행보가 중요해진 가운데 발행어음 사업은 이에 시너지를 더할 수익원으로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초대형 IB 지정과 동시에 업계 단독으로 단기금융업을 인가 받으면서 발행어음 사업을 선점했다. 이후 첫 번째 발행어음 상품인 ‘퍼스트 발행어음’을 내놨다. 5000억원 규모의 발행어음은 출시 이틀 만에 완판되는 성과를 거두고 작년 한 해 8500억원 이상 판매됐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고는 작년 말 기준 약 4조2000억원이다. 이는 자기자본의 약 97%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6조원, 2020년까지 8조원으로 발행어음 규모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작년 5월 단기금융업 인가에 성공한 NH투자증권은 7월 ‘NH QV 발행어음’을 출시해 한 달간 850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자기자본의 약 36%인 총 1조8000억원의 발행어음 자금을 모았다. 올해 잔고를 2조원 더 확대할 계획이다.
◇ 선두주자 2파전 한투 불확실성 직면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단기금융업무 위반 관련 심의가 지연되면서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통해 조달한 자금을 총수익스와프(TRS·Total Return Swap) 대출에 사용했다는 혐의로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21일 정기 제재심의위원회는 개최되지 않을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 안건을 담당하는 제재심 위원들의 일정이 조율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최근 담당 국장이 바뀌는 등 금감원 내부 인사와 설 연휴가 맞물리면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 모습이다.
대신 28일 예정돼있는 정기 제재심에서는 한국투자증권 안건이 다뤄질 예정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특수목적회사(SPC)를 거쳐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그룹 회장에게 흘러간 부분에 대해 개인대출이라고 판단하고 제재에 착수했다. 자본시장법상 단기금융업의 경우 개인 신용공여 및 기업금융 업무와 관련 없는 파생상품 투자를 금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대출은 SPC를 통한 대출인 만큼 기업금융 업무의 일환인 법인대출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두 차례의 제재심에서도 이를 적극 소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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