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감원장은 2019년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윤석헌 원장은 "금융감독원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가위험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라며 "금융시스템 충격이 금융과 실물위기로 번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거래 질서 확립도 강조했다.
2018년에 이어 2019년도 금융소비자 보호를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금융상품의 종류가 늘어나고 그 구조도 더욱 복잡해지면서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 정보 격차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며 "올해도 금융회사 영업행위 감독을 강화하고 소비자 교육 등 사전적 소비자 보호와 분쟁조정 등 사후적 소비자보호 실효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윤 원장은 "금융산업 규모가 확대되고 업무가 다양해지면서 감독해야 할 금융회사 수가 늘고 모니터해야 할 금융상품 수가 많아졌다"며 "올해부터 유인부합적 종합검사(일정기준을 충족하면 검사부담을 줄여주되,
그렇지 못한 경우 검사를 강화하는 검사방식)를 실시하고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약관 심사나 불법금융행위 차단에 활용하는 등 ‘레그테크(Reg-Tech)’와 ‘섭테크(Sup-Tech)’를 통해 감독수단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신년사 전문>
친애하는 금융감독원 임직원 여러분!
희망찬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첫 해돋이의 광채(光彩)가
임직원 여러분 모두의 앞날을
환히 비추길 바라며,
한 분, 한 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넘치길 기원합니다.
아울러 새해에는
대한민국 경제와 금융이
활력을 되찾아 재도약하기를 소망하면서,
이를 위한 금융감독의 무거운 책임을 느낍니다.
하지만 임직원 여러분과
짐을 나누어진다는 생각에
어깨가 한결 가벼워지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지난 10여 년간
우리 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양극화가 심화된 여파로,
2018년은
금융이 보다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한 해였습니다.
이에 발맞춰 금융감독원은
쓸모 있는 금융, 금융회사 내부통제 및 시장질서 확립,
그리고 소비자 보호에 역점을 두었습니다.
구체적으로,
17개의 「금융감독혁신 과제」를 통해
금융의 질적 성장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했고
하나씩 실천에 옮겨왔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과 성을 다해 노력해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새해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스무 번째 생일을
맞는 날이기도 합니다.
금융감독원은 1999년 1월,
4개의 감독기관이 한데 모여
통합 금융감독기구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당시는 한국경제에
외환위기 및 IMF 체제의 한파가 밀어닥쳐
국가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였습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독립적인 통합 금융감독기구로서
금융 및 기업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그 덕분에, 한국경제는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해낼 수 있었습니다.
그 후로도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롯하여
크고 작은 국가적 시련과 도전에 맞서
부여받은 사명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고 자부합니다.
그 덕분에 지난 20년간
국내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저는 원장으로서,
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간 국내 금융과 금융감독의 성장‧발전을 위해
진력해 오신 여러분과
과거 금감원에 몸담았던 모든 임직원분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우리는 떨림과 희망을 안고
새해 그리고 새로운 20년을 향한 출발선에 섰습니다.
그런데 황금 돼지의 해라는 올해도
우리가 헤쳐 갈 길이
만만해 보이지만은 않습니다.
우선, 대외적으로는,
세계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IMF 등 국제기구에서
다수의 경제·금융 전문가들이
세계경제가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의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대내적으로도,
국내 경기가 둔화국면으로 접어들면서,
1,5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고,
채무취약 계층의 신용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회사 건전성을 위협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금융권에 수시로 일어나는 각종 사건‧사고는
소비자 피해를 유발하여
금융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림으로써
금융의 지속가능 성장을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금년 한 해 금융감독은
우리 금융산업이 이러한 문제들에
실효성 있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또 이끌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금융이 우리경제의 당면과제인
“소득주도 성장, 공정경제, 혁신성장”에 기여함으로써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이를 토대로 금융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우선, 리스크 요인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겠습니다.
금융감독원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국가위험 관리자’ 역할을
빈틈없이 수행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금융위기가
언제라도 그 모습을 달리하여
찾아올 수 있음을 경계하고,
잠재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습니다.
특히, 금융시스템의 충격이
금융 및 실물위기로 번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 성장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혹시라도 금융시스템 안정이 훼손될 경우
경기침체, 실업양산 등으로
소득감소가 초래될 수 있고,
저소득층 파산 등이 증가하여
계층 간 소득불평등 심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공정하고 투명한 금융질서 확립에도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불공정거래, 회계부정행위 등 시장질서 교란행위와
미흡한 내부통제로 인한 금융사고는
금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저해합니다.
가령, 차입공매도를 악용한 불공정 거래나
기업의 불성실한 공시는 투자자 불신을 키워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금융질서에 대한 도전행위에 엄정 대처함으로써
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높여 나가야 합니다.
또한 금융회사가 내부통제 체계를 보다 내실 있게
구축‧운영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자율적 금융질서가 확립될 수 있는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금융부문에서 공정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것인데,
시장의 투자자들에게 자금이 투명하게 운용된다는
믿음을 주어 투자를 촉진하고
더 나가 금융산업 발전과 경제의 혁신성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셋째로, 금융소비자야말로
금융시스템의 근간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따라서 올해도 일관되게 금융소비자 보호를
중점 과제로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금융은 전통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매우 큰 산업인데다,
갈수록 금융상품의 종류가 늘어나고
그 구조도 더욱 복잡해지면서
금융회사와 소비자 간 정보의 격차가
계속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만약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여 분쟁이 끊이지 않게 되고,
금융중개의 과실도
자금제공자인 가계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서
가계소득 증가에 역행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 보호가 미흡하여
투자자 신뢰가 훼손될 경우에는,
혁신성장에 긴요한 모험자본 공급 또한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소비자 보호 강화는
소득주도 성장 및 혁신성장을 뒷받침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올해도
금융회사의 영업행위 감독을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 교육 등 사전적 소비자보호와
분쟁조정 등 사후적 소비자보호의 실효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정된 감독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겠습니다.
금융산업의 규모가 확대되고
업무가 다양해지면서,
감독해야 할 금융회사 수가 늘고
모니터해야 할 금융상품과 서비스도
많아졌습니다.
감독업무의 효율성을 높이지 않고서는,
증가하는 감독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인부합적 종합검사’를 실시하고자 합니다.
이는 일정기준을 충족하면 검사부담을 줄여주되,
그렇지 못한 경우 검사를 강화함으로써
금융회사에게 감독목적 달성의 유인을 부여하고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능력 강화를
유인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러한 검사방식은 우리 원 내부적으로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밖에도 제반 검사방식의 혁신을 통해
우리의 감독행위가 금융회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하도록
적극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아울러,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을
약관 심사나 불법금융행위 차단에 활용하는 등
‘레그테크(Reg-Tech)’와 ‘섭테크(Sup-Tech)’를 통해
감독수단을 확장하는 동시에,
디지털포렌식 장비 도입과
시장조사권 확보를 위한 노력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임직원 당부사항
임직원 여러분,
이러한 모든 과제를 이행함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직원 개개인의
확고한 사명감일 것입니다.
우리는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국가위험 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그랬던 것처럼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을 가지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감독으로
국가위험 관리자 책무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튼실한 금융감독이 뒷받침될 때,
규제완화와 금융혁신의 꽃이 필 수 있습니다.
감독책무 이행을 위해 여러분들은 무엇보다
금융분야, 특히 금융감독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금융은 살아있는 생명체와 같아서
역동적이고 복잡합니다.
금융감독도 마찬가지여서
기계적인 공식만으로
그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지난 20년간 금융시장에서
금융소비자 및 금융회사들과 마주하며
귀중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였습니다.
이를 밑거름 삼아 앞으로도,
현장과 소통하고 또
부단한 고민을 통해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전문성을 키워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환경변화에 뒤처지지 않고 전문성을 갖출 때
감독의 효과를 온전히 기대할 수 있게 되고,
나아가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을
선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임직원 모두, 열린 마음으로 협력합시다.
‘종잇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습니다.
‘힘과 마음을 합치면 하늘을 이긴다’는 말도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 마음 되어 노력한다면
국가위험 관리자로서 국가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고
또 그 기여를 인정받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금융감독원 가족 여러분,
지난 20년간 우리는 숱한 국가적 위기와 도전을
잘 극복해 왔고 또 그 과정에서 때로는
사회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금융의 오늘이 있기까지
금융감독원의 역할을 부인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금융감독원과 금융시스템,
나아가 국가경제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열린 마음으로 힘을 모아 헤쳐 나갑시다.
기해년, 황금 돼지 해, 모두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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