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업계의 내년도 화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소비자 신뢰 회복’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2018년 생명보험업계는 즉시연금 미지급금 과소지급 논란부터 암보험금 약관 논란에 이르기까지 소비자와의 갈등으로 인해 당초 목표였던 ‘소비자 신뢰 회복’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을 보여 왔다. 신 협회장이 2019년에도 소비자 신뢰 회복을 주요 당면 과제로 설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신 협회장은 “그동안 보험사의 의료자문 결과를 소비자가 인정하지 않아 분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우리 업계 스스로 의료자문제도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을 찾도록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IFRS17, 미뤄졌을 뿐 도입에는 변함 없어” 안정적 도입 필요성
신용길 협회장은 오는 2022년으로 도입이 1년 미뤄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해서도 신년 계획을 밝혔다.
우리나라보다 큰 보험시장을 보유한 유럽은 15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2016년 ‘솔벤시 2(SolvencyⅡ)’를 도입한 바 있다. 아울러 각 보험사의 재무상황에 따라 최대 16년의 경과조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단계적 적용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신 협회장은 이를 벤치마킹해 “우리나라도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우리 보험시장의 특수성과 수용성을 고려한 한국형 경과조치 마련에 금융당국과 생보업계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 혁신성장 위한 새로운 동력 필요... 인슈어테크 혁신 이뤄야
신 협회장은 “혁신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현재 생보업계에는 AIA생명, 오렌지라이프 등을 필두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이 출시된 상태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의료법 등 현행법과 충돌 가능성으로 매우 제한된 서비스만이 제공되고 있다.
신 협회장은 “보험사의 헬스케어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비의료행위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하고, 빅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법적·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보험과 신기술의 창의적 융합을 지원하기 위해 보험사도 핀테크 업체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끝으로 신 협회장은 ‘미리 보고 멀리 본다’는 의미인 서애 류성룡의 ‘선기원포(先期遠布)’ 정신을 강조했다. 신 협회장은 “우리 생보업계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시대 속에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며, 오늘의 난관을 극복하고, 내일의 활로를 찾는 지혜가 필요한 때라고 힘주어 말했다.
임직원들에게 “국회, 금융당국 등 정책 입안자에게 더 적극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고 주문하는 동시에, “생보업계에 과도한 부담을 야기하고 건전경영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하는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신년사 전문.
< 존경하는 생명보험업계 가족 여러분!
2019년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는 재물이 넘치고 큰 복이 온다는
“황금돼지의 해”입니다.
황금돼지의 풍요로운 기운이
가정과 직장마다 깃들어
뜻하는 모든 일이 이루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생명보험업계 가족 여러분!
돌이켜보면 지난해는 생명보험업계에
보람과 아쉬움이 교차한 한 해였습니다.
무엇보다 생보업계가 안고 있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인
IFRS 17 도입이 1년 늦춰졌습니다.
우리 생보업계의 꾸준한 노력과
EU 보험업계와의 공조가 만들어낸 값진 성과였습니다.
금융당국도 이와 연계하여
신속히 K-ICS 시행시기를 1년 연기하는
결단을 하였습니다.
이로써 보험업계가 보다 안정적으로
IFRS 17과 K-ICS 도입을 준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습니다.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서도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무엇보다 금융당국과 함께 추진한
“숨은 보험금 찾아주기” 운동은
국민적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제 소비자는 “내보험 찾아줌” 시스템을 통해
숨은 보험금을 직접 조회하고,
또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보업계는 지난 한 해 동안
2조 8000억 원의 숨은 보험금을 소비자에게 찾아주었고,
앞으로 더 많은 보험금을 찾아줄 것입니다.
한편, 즉시연금과 암보험 등
보험금 지급을 둘러싼 논란은
보험업계에 대한 국민들의 높아진 요구와 기대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생명보험업계 가족 여러분!
새해에도 우리 생보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크고 작은 어려움과
극복해야 될 수많은 도전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조정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커지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1,5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는
금융시장은 물론 한국경제를 위협하는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현상 지속,
장·단기 금리역전 가능성 대두 등
금융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소비자와 보험설계사 권익과 관련된
규제는 강화하고,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는 완화하는
정책 흐름이 이어질 것입니다.
특히,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법적·제도적 시도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생보업계에
또 다른 부담을 더하지 않을까
많은 우려가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국회 등에서 논의 중인
보험설계사를 비롯한
특수직 종사자 보호 방안은
보험업계에 막대한 파급효과를 미치는 사안입니다.
보험회사의 경제적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정책 의도와 달리 보험설계사와 관련 직원들이
오히려 실직 등으로 고통 받는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신중한 접근과 사회적 합의가 절실해 보입니다.
한편, 4차 산업혁명 시대,
데이터 분야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규제혁신 노력도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입니다.
전통적 금융과 신기술의 융합이 가속화되고,
새로운 금융서비스와 상품 개발을 위한
창의적 노력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생보업계 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신년 인사를 통해
올 한 해 생보업계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도약의 길로 가기 위해 추진할
몇 가지 과제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IFRS 17과 K-ICS의 안정적 도입입니다.
다행히도 지난해 두 제도의 도입시기가
2021년에서 2022년으로 한 해 연기되었습니다.
하지만 도입된다는 사실 자체는 변함이 없고
여전히 생보업계에 큰 도전이 될 것임은 분명합니다.
개별 회사는 준비기간이 늘어난 만큼
새로운 결산시스템 구축에
더욱 세심한 노력을 쏟아야 합니다.
유럽 보험업계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IFRS 17 관련 주요 이슈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를 더욱 넓혀 가야 합니다.
또한 K-ICS 도입에 따른
시장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우리에 앞서 유럽은 15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2016년 솔벤시 2(Solvency Ⅱ)를 도입하였습니다.
아울러 각 보험사의 재무상황에 따라
최대 16년의 경과조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단계적 적용방안을 마련하였습니다.
우리나라도 제도의 연착륙을 위해
우리 보험시장의 특수성과 수용성을 고려한
한국형 경과조치 마련에
금융당국과 생보업계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둘째, 보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토대로
소비자와 건전한 신뢰관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동안 보험산업의 신뢰회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어왔지만
국민의 눈높이에는 아직 미흡한 수준입니다.
보험업계가 소비자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판매 단계에서부터 그릇된 관행을 고쳐야 할 것입니다.
판매수수료가 영업의 목적이 될 때
불완전판매와 승환계약이 늘고,
영업현장의 기본 질서가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판매수수료 선지급 관행 개선은
소비자 신뢰회복의 출발점입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많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이기에 어렵더라도 가야합니다.
중요한 것은 속도보다 방향입니다.
지급 단계에서의 분쟁 소지도 미연에 방지해야 합니다.
그동안 보험사의 의료자문 결과를
소비자가 인정하지 않아,
분쟁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우리 업계 스스로
의료자문제도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을 찾도록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편,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정부 정책기조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바람직한 방향이며,
보험 소비자의 권익은 마땅히 지켜져야 합니다.
하지만 제도를 만들고 집행하는 과정에서
보험의 원리와 특수성도
충분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진지한 토론과 대화를 통해
이견을 좁히고 균형점을 찾아갈 때,
소비자와 보험회사 상호 간에
이해는 깊어지고 신뢰는 높아질 것입니다.
셋째, 혁신성장을 위한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2017년을 기점으로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로 진입했습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0명 밑으로 추락해
인구감소와 고령화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생명보험 시장은 가구당 가입률이 86%에 달해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상품과 서비스 등 공급부문의 혁신 없이는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슈테크(InsureTech)를 통한
혁신적 상품·서비스 공급은
보험산업의 성장을 이끌 동력이 될 것입니다.
보험과 헬스케어서비스를 접목시켜
상품의 경쟁력을 한층 높여야 합니다.
이미 지난해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이 출시되었지만
현행법과 충돌 가능성으로
매우 제한된 서비스만 제공되는 상황입니다.
보험사의 헬스케어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비의료행위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하고,
빅데이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법적·제도적 보완이 시급합니다.
아울러 보험과 신기술의
창의적 융합을 지원하기 위해
보험사도 핀테크 업체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합니다.
생명보험업계 가족 여러분!
우리 생보업계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변화의 시대 속에 생존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난관을 극복하고,
내일의 활로를 찾는 지혜가 필요한 때입니다.
서애 류성룡은 “선기원포(先期遠布)”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리 보고 멀리 봐야한다”는 뜻입니다.
금융시장과 정책 환경의 변화를 먼저 읽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변화의 영향을 예측하고,
알맞은 대책을 마련하는
전략적 사고도 갖추어야 합니다.
미리 준비하고 대응해야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변화를 선도할 수 있습니다.
생명보험협회 임직원 여러분!
오늘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께도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협회의 존재 이유를 늘 가슴에 새기고
업무에 임하시기 바랍니다.
협회는 회원사를 위한 서비스 기관입니다.
회원사가 일하기 더 좋은 환경을
만들 의무가 있습니다.
국회, 금융당국 등 정책 입안자에게
더 적극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생보업계에 과도한 부담을 야기하고
건전경영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슬기롭게 풀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특수직 종사자에 대한 실질적 보호방안 모색,
예금보험제도의 합리적 개선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협회 임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우리의 역할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올 한 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도 여러분과 함께 열심히 뛰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지난 한 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맡은 바 소임을 다해주신
생명보험업계 가족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새해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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