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팰리세이드를 출시하며 개발단계부터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UX)’을 중점에 뒀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공간 활용성, 편의사양까지 소비자의 요구사항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적극 반영했다.
팰리세이드는 국내 사전계약에서만 2만여대 기록하는 등 흥행을 예고했다. 팰리세이드가 기록한 사전계약 대수는 ‘10만대 클럽’ 달성을 눈앞에 둔 싼타페가 올초 기록한 1만4000대를 넘어선 수치다.
팰리세이드는 내년 상반기 미국 출격을 앞두고 현대차가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북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야하는 중책이 맡겨졌다. 정의선 부회장도 제네시스 G90 국내 출시행사를 이광국 부사장에게 맡기고, 팰리세이드 출시행사가 있는 LA오토쇼에 참석할 정도로 북미 시장 반등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중국시장의 실적 회복에 전사적 역량 집중해서 중국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정의선 부회장은 올해 대규모 쇄신인사를 통해서도 연구개발 등 미래산업 중심으로 조직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 현대차그룹에 파격적인 변화다.
앞으로 R&D 부문은 2015년 BMW에서 영입한 알버트 비어만 사장이 이끈다. 비어만 사상은 현대차 사상 처음으로 R&D 부문을 이끄는 외국인 임원이 됐다. 비어만 사장은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N을 성공적으로 런칭하며 글로벌 위상을 한껏 높였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수시인사를 통해 토마스 쉬미에라 부사장과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에게 각각 상품전략본부장과 최고디자인책임자 등 현대기아차 브랜드 이미지를 담당하는 직책을 맡겼다. 쉬미에라 부사장은 2018년 BMW에서, 동커볼트 부사장은 2015년 벤틀리에서 각각 영입했다.
정 부회장은 이미 외부수혈을 통해 뚜렷한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 정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06년 피터 슈라이어 현 현대차그룹 디자인 총괄 사장을 직접 영입했다. 이후 기아차는 레드닷·IF 등 국제 디자인상을 휩쓸었다. 정 부회장의 과감한 인적쇄신 배경에는 이러한 자신감이 바탕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 전직임원은 “과거 수직적인 조직문화가 엄격한 품질관리 등 국내 제조업체들의 발전에 기여해 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현대차의 인사는 경영환경 변화를 반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는 임원인사를 발표하며 “미래 자동차 산업을 선도하고 시장 변화 대응력 및 자율 경영 시스템을 한층 제고하기 위함”이라며 “고객과 시장의 요구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 혁신 기술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부회장은 수소차 개발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며 그룹의 중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머지 않아 다가올 수소경제라는 신 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가겠다”며 2030년까지 협력사와 함께 수소차 산업에 총 7조6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이밖에도 현대차그룹 부품사업을 담당하는 현대모비스는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에서 정보통신(ICT)융합기술이 바탕이 되는 자율주행차, 친환경차 등 미래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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