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이 합병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한다. 희망퇴직자들에게는 31개월 치 급여의 퇴직금과 지원금 3000만원이 지급된다.
KB증권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에 비해 직급과 연령이 높은 인력구조에 따라 내부적으로 희망퇴직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며 “이에 노조와 회사가 함께 검토해 조건 등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KB증권은 5일 희망퇴직 공고를 내고 이날부터 12일까지 일주일간 희망퇴직 접수를 받는다. 앞서 KB증권 노조는 지난 4일 오후 대의원 대회를 열고 희망퇴직 대상자 및 희망퇴직금 지급안 등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안건에 따르면 희망퇴직은 1975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올해 만 43세 이상이 대상자다. 희망퇴직자는 연령에 따라 총액 기준으로 월 급여 27~31개월 치를 퇴직금으로 받는다. 이외에 별도로 생활지원금과 전직지원금을 합해 3000만원을 받는다.
KB증권은 조직 효율화를 목적으로 이번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작년 1월 합병 이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었던 KB증권은 합병 3년 차를 앞두고 비대해진 조직의 군살을 빼는 재정비가 필요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 측은 이번 희망퇴직이 본인이 희망하는 직원에 한해서만 진행되는 순수한 의미의 희망퇴직이라고 설명했다. 신청 기간이 끝나기 전까지는 희망퇴직 신청 인원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회사 차원에서 의도가 담긴 구조조정이 아니”라며 “내부적 요구 등을 고려한 순수한 의미의 희망퇴직”이라고 말했다.
앞서 KB증권 노사는 올해 3월에도 희망퇴직을 두고 협상을 추진한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은 희망퇴직 물밑작업에 착수한 주요 배경으로 타 증권사보다 많은 임직원 수를 꼽았다. 합병 이후 불어난 인력 규모를 대거 정리하기 위한 감축 시도라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정규직 및 계약직을 포함한 KB증권 임직원 수는 총 3012명이다. 이는 NH투자증권(2859명), 한국투자증권(2580명), 삼성증권(2268명)보다 많은 수준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주요 5대 증권사 중 미래에셋대우(4659명)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 3월과 비교하면 이번 희망퇴직 조건은 훨씬 우호적이라는 평가다. 당시 만 45~49세를 대상으로 구 현대증권 출신은 근속 10년 이상, 구 KB투자증권 출신은 근속 5년 이상 직원에 한해 희망퇴직 접수를 받고, 희망퇴직금으로 28개월 치 급여(24개월에 재취업 지원금 4개월)와 학자금 지원금 2000만원을 지급하는 안건이 논의됐다.
한편 KB증권은 합병 직전인 지난 2016년 말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현대증권에서는 약 170여명, KB투자증권에서는 50여명의 직원이 희망퇴직을 통해 회사를 떠났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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