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난 23일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에서 유상호 사장을 부회장으로, 정일문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이번 인사는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투자증권이 업계 최대 순이익을 낼 가능성이 큰 만큼 업계에선 유 사장의 연임을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이 예상을 깨고 경영 최전방의 CEO를 교체하기로 한 건 IB를 본격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1963년생으로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에 입사했다. 주식발행시장(ECM)부, IB본부, 퇴직연금본부 등을 거치며 30년 가량 IB부문 역량을 쌓았다. 2016년부터 개인고객그룹장 겸 부사장직을 수행하다가 이번에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2014년 부사장으로 승진한지 4년 만이다.
IB본부장 재직 시절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 특히 2010년 공모 금액이 4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삼성생명 IPO를 대표 주관한 건 정 부사장의 대표 이력이다. 2004년에는 국내 최초로 LG디스플레이를 뉴욕증권거래소와 한국거래소에 동시 상장시키기도 했다.
올 3월 정영채닫기정영채기사 모아보기 NH투자증권 부사장이 취임한 이후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IB 전문가를 경영 최일선에 배치하고 있다.
이 같은 인사 트렌드는 IB의 증권사 실적 기여도가 점점 커지고 있는 증권 업황을 반영한다.
증시가 장기간 하락과 횡보를 거듭하는 이른바 ‘베어마켓’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가운데 전통적인 증권사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수익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의 대형 IB 육성 기조 등에 따라 증권사들의 IB 이익 비중은 확대되는 추세가 뚜렷하다.
김고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개 업무에 치중해왔던 과거와 달리 최근 대형증권사의 기업금융 체력이 개선된 것이 사실”이라며 “리테일 수익 증가가 주요 모멘텀이었던 올해와 달리 내년엔 기업금융 관련 수익이 중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IB맨을 대표 자리에 앉히면서 수개월 내 CEO 임기 만료를 앞둔 증권사들의 차기 대표 인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올 연말부터 내년 초 사이 현 CEO 임기가 종료되는 증권사는 KB증권, 신한금융투자, 한화투자증권 등이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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