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12% 오른 4만2400원에 거래를 마치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전날 2%대 상승 폭을 보였던 SK하이닉스는 보합권에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상 최대 분기 실적에도 주가는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골머리를 앓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5.5% 증가한 65조4600억원, 영업이익은 20.9% 늘어난 17조57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 4분기(65조9800억원)보다는 다소 적었으나 영업이익은 올 1분기에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15조6400억원)를 뛰어넘었다. SK하이닉스도 3분기 연속 사상 최대 분기 실적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1조4168억원, 영업이익은 6조472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40.9%, 73.2% 증가했다.
시장에선 D램 물량 증가로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들 기업의 분기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전반적 성장을 이끌었던 D램 가격이 4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서고 그동안 가격상승을 이끌었던 극심한 공급 부족 현상도 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반도체 시황 둔화로 실적이 전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내년 하반기부터는 서버와 모바일을 중심으로 D램 시장의 수요 증가세가 공급 증가세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인공지능(AI)과 5G 등으로 펀더멘털은 중장기적으로 견고하다는 평가다.
당분간 재고가 증가하고 이에 따라 가격이 하락할 수 있지만,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는 구간이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올 4분기 모바일 D램 가격이 시장 우려를 상회한 가운데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반도체 시장조사 기관인 D램 익스체인지는 올 4분기 모바일 D램의 평균가격은 전분기보다 1.4% 하락한 0.92달러라고 발표했다. 최근 시장의 예측치인 8%~9% 하락보다 훨씬 양호한 수준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낸드 산업은 공급 증가와 스마트폰의 수요 부진이 맞물리며 현재 공급과잉 국면에 접어들어 있다”면서도 “그러나 업체들의 공급 조절 노력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의 계절적 성수기인 내년 2분기부터 큰 폭의 수급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미국이 중국 D램 제조업체 푸젠진화반도체(JHICC)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도 반사이익 기대감을 이끌어낼 수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JHICC가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미국 기업들의 수출 제한 목록에 올리기로 결정했다.
박 연구원은 “JHICC의 D램 시장 진입이 단기간 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시장 참여자들이 있어 왔다”며 “이번 조치에 따른 반도체 업종의 센티멘트 개선과 주가의 디스카운트 해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발표를 통해 케이던스(Cadence), 시놉시스(Synopsys), 지멘스(Siemens)가 장악하고 있는 반도체 설계·검증 소프트웨어(EDA Tool)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것이 제한됐다”면서 “이로 인해 중국의 반도체 설계와 테스트, 생산이 매우 힘들어졌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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