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는 오랜 숙원이던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을 품에 안아 올해 보험 M&A 시장의 최대어를 확보, 비은행권 경쟁력을 크게 강화했다. 기존에 이미 신한생명을 가지고 있는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을 합병할 경우, 삼성·한화·교보·NH농협생명 등을 잇는 생보업계 5위 규모의 매머드 생보사가 탄생하게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오렌지라이프 확보로 리딩뱅크 자리를 위협받게 된 KB금융지주 역시 M&A 시장의 구매자 중 하나다. KB손해보험은 손보업계 4위에 해당할 정도로 굳건한 경쟁력을 지녔지만, KB생명은 생보사 중에서도 중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다소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KB금융지주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는 지적에 보강하려는 바람이 있다“며 여러 차례 생보사 강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쳐왔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는 KB금융지주가 아직 생보 M&A 시장에서 완전히 물러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 오렌지라이프 빠진 보험 M&A 시장, 군웅할거 시대 속 매력적 매물은 물음표
생명보험사 중에서는 동양생명과 ABL생명, KDB생명 등이 꾸준히 매물로 언급되고 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모회사인 안방보험의 오너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5월 중국에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는 등 ‘대주주 리스크’를 경험하며 갑작스레 매물로 떠올랐다. 안방보험의 품에 안겨있을 때만 해도 거대한 중국 자본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할 것으로 기대되던 두 회사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었다.
중국 보감회는 우샤오후이 전 회장의 불명예퇴진 이후 안방보험의 위탁경영을 맡고 있다. 보감회는 안방보험이 무리한 해외 M&A로 덩치를 키웠다며, 이들의 해외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안방보험의 국내 계열사인 동양생명과 ABL생명까지 매각설에 휩쌓이며 연일 뒤숭숭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매각설이 불거지자 동양생명은 지난 6월 공시를 통해 “중국 정부의 위탁경영 계획상 최대주주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 및 평가를 진행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관련 추후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6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ABL생명은 아직까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KDB생명 역시 지난해부터 보험 M&A 매물로 꾸준히 언급돼왔다. 그러나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매각 시한을 2020년까지 미루고 기업가치 제고를 주문한 상태이며, 이에 따라 매각 작업은 경영정상화가 이뤄진 후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KDB생명은 2억 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으며, 이외에도 후순위채 등 다양한 자본 확충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KDB생명은 1분기 35억 원의 순이익을 시현하며 깜짝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다만 자본확충 과정에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의 금리가 7.5%대로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점이나, 최근 생보업계 전체를 흔들고 있는 즉시연금 사태의 여파가 KDB생명에도 미칠 수 있다는 점 등을 비롯해 여전히 불안요소가 산재해있어 마냥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시각도 있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MG손해보험이 매물로 거론된다. 그러나 MG손보는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RBC)비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인수 후에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올 상반기 말 MG손보의 RBC비율은 82.4%에 머물렀다. 금융당국의 RBC비율 권고치는 150% 이상으로, 100% 미만일 경우 적기시정조치 등 제재를 받는다. 금융위원회는 MG손보에 경영개선요구를 조치했으며 오는 12월 14일까지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하도록 한 상태다.
다행히도 MG손보는 2018년 들어 3분기 연속 흑자 시현에 성공하며 영업력에서는 건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에서 ‘2030보험’ 등 신선한 상품들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으며, ‘무배당 건강명의 4대질병진단보험’ 등의 상품들이 입소문을 타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 등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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