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마켓이란 소비자들이 속고 살 가능성을 우려해 싼값으로 사려하고, 이 때문에 저급품만 유통되는 시장을 말한다. 시고 맛없는 과일인 레몬 밖에 없는 시장이란 뜻이다. 그럼에도 레몬마켓으로 불리는 중고차시장이 급성장을 보이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이처럼 중고차시장이 급성장한 건 가성비가 뛰어난 중고차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대기업이 이 시장에 잇따라 뛰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중고차시장 특성상 판매자는 자동차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잘 알지만 구매자는 정보를 구하기 어렵다. 때문에 자동차 지식이 풍부한 소비자도 바가지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또 허위매물 문제도 심각했다.
여기에 중고나라 인증 중고차 등 온라인 플랫폼도 속속 등장하며 편리하게 차를 사고팔 수 있게 돼 중고차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특히 중고차시장에서도 수입차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신차시장의 수입차 인기가 중고차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전체 중고차 거래량이 증가하는 가운데 수입차 비중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중고차시장의 수입차 점유율은 2012년 11%, 2013년 12%, 2014년 14%, 2015년 17%, 2016년 20% 등 5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차의 감가상각률이 높은 데다 국산차가 전반적으로 비싸지면서 가격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점도 수입 중고차시장이 커진 배경으로 꼽힌다. 국산차에 100만〜200만원 정도의 비용을 추가하면 신차급의 수입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다 보니 진입장벽이 낮아져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수입차 브랜드도 자체 중고차 인증 서비스를 도입하며 존재감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수입차 업체들은 자사 중고차의 연식과 주행거리 등을 직접 보증하고 자체 매장을 통해 판매한다. 지난해 상반기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렉서스는 이 방식을 통해 중고차 8,804대를 판매했다.
한편 이 같은 중고차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벤츠는 지난해 기준 11곳이었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20곳으로 늘릴 계획이라 밝혔다. 자동차 부품업체 로버트보쉬코리아는 지난해 9월부터 중고 자동차 공인 인증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단지 엠파크를 운영하는 이길용 동화엠파크 대표는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발전과 시장 투명성을 높이려는 업체들의 노력으로 국내 중고차시장 규모가 35조원을 넘어섰다”며 “현재 국내 신차시장 대비 두 배 수준이지만, 선진국 사례에 비춰봤을 때 앞으로 세 배 이상으로 성장할 거라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