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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연구개발비 회계 감독지침 구체화

기사입력 : 2018-09-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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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감원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 증선위 보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제약∙바이오 업계, 회계법인 등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이사회 회의실에서 ‘제약·바이오 업계 회계처리 투명성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제약∙바이오 업계, 회계법인 등 관계자들은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이사회 회의실에서 ‘제약·바이오 업계 회계처리 투명성 관련 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금융위원회
[한국금융신문 김수정 기자] 제약∙바이오 업계의 회계처리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회계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감독지침이 구체화됐다.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과 함께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독지침’을 마련해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제약∙바이오는 자본시장에서 투자자의 큰 관심이 모이는 대표적인 고위험∙고수익 업종이다. 신약 개발에 평균적으로 15년간 1조원 이상이 소요되며 후보물질의 최종 출시 성공률은 0.01% 수준이다.

최근 국내에선 제약∙바이오 기업의 개발비 자산 인식 등 회계 이슈로 인해 산업 불확실성이 확산하고 있다. 주가도 급변동하고 있어 투자자 보호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르면 기업이 개발단계에서 사용된 비용을 무형자산으로 인식하려면 6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6가지 요건은 △ 무형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 무형자산을 완성하여 사용하거나 판매하려는 기업의 의도△ 무형자산을 사용하거나 판매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 △ 무형자산이 미래경제적효익을 창출하는 방법 △ 개발 완료 후 판매·사용에 필요한 기술적·재정적 자원 등의 입수가능성 △ 개발과정상 관련 지출을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는 기업의 능력 등이다.

요건 충족여부는 기업과 감사인이 그 기업의 특수한 상황에 따라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요건 중 ‘무형자산을 완성할 수 있는 기술적 실현가능성’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존재한다. 글로벌 제약사의 경우 정부의 판매 허가 시점 이후 지출만을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국내 업계에선 대규모 글로벌 기업 관행을 동일하기 적용하기 어려우며 국내 업계 특성과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업들은 오랜 기간 주로 복제약을 생산해왔기 때문에 고유의 회계처리 관행이 형성돼 있다.

일부 기업들은 최근 시작한 신약 개발에도 과거와 동일한 회계처리 방법을 관행적으로 적용해왔다. 국제회계기준에서 강조하는 ‘원칙중심’의 의미에 대한 이해나 적용에 있어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감독 당국은 국제회계기준의 합리적인 해석범위 내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특화한 구체적인 회계처리 감독지침을 마련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지침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서 새로운 회계기준이나 기준 해석이 아니다”라며 “회사는 개별 상황에 따라 합리적인 이유를 근거로 해당 지침과 달리 판단해 회계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침은 제약∙바이오 연구개발비의 자산화와 관련해 약품 유형별로 각 개발단계의 특성과 해당 단계로부터 정부 최종 판매 승인까지 이어질 수 있는 객관적인 확률통계 등을 감안해 개발비의 자산화가 가능해지는, 즉 기술적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단계를 설정했다.

약품 유형별 자산화 가능 단계는 △ 신약: 임상3상 개시 승인 △ 바이오시밀러: 임상1상 개시 승인 △ 제네릭: 생동성시험 계획 승인 △ 진단시약: 제품 검증 등이다.

회사는 해당 기준에 따라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하는 경우 기술적 실현 가능성 판단에 필요한 객관적 증빙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감독당국은 상기 기준 전 단계에서 연구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한 기업의 경우 감리과정에서 회사의 주장과 논거를 더욱 면밀히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침은 아울러 원가 측정의 신뢰성 확보와 상업화 가능성 확인, 손상평가 관련 기준도 제시했다.

회사는 프로젝트별 투입원가를 신뢰성 있게 측정하고 그중 개발활동과 직접 관련 있는 원가만 자산으로 계상해야 한다. 프로젝트별 투입 재료비와 노무비, 외주비 등을 개발단계별로 구별해 집계해야 하며 개발비와 연구비가 혼재돼 구분이 어려운 경우 전액 비용으로 인식토록 한다.

또한 회사는 무형자산의 상업화 의도와 능력, 이에 필요한 기술∙재정적 자원 입수 가능성 등을 합리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심사∙감리 과정에선 사업계획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하다.

또한 개발비를 자산으로 인식한 이후엔 손상 관련 회계기준에 따라 그 자산에서 얻게 될 미래 경제적 효익을 평가한다. 그 초과분은 손상으로 인식하고 이후 추가 지출액은 비용처리 한다.

제약∙바이오 기업은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한 금액을 개발단계별로 재무제표에 주어진 양식에 맞게 주석으로 공시해야 한다. 당국은 심사∙감리 과정에서 이를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회사가 해당 지침을 고려해 과거 회계처리 오류를 스스로 수정할 수 있도록 이번 금감원 감리결과에 대해서는 경고, 시정요구 등을 통해 계도하기로 했다.

오류 수정으로 인해 재무제표상 영업손실이 증가, 시장 관리종목이 될 가능성이 커진 일부 기업에 대해서는 기존 기술특례기업 상장요건을 준용해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기술성 있고 연구개발비 비중이 큰 기업에 대해 상장유지조건 특례를 마련, 연내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향후에도 감독당국은 산업특성 등에 대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한 부문의 회계처리와 관련해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활성화함으로써 회계이슈를 공론화하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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