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영업 점포망과 고객수가 월등한 KB국민은행이 ‘스마트 텔러 머신(STM)’ 확대를 추진하고, 디지털 키오스크를 선도적으로 도입했던 신한은행은 ‘셀프뱅킹’ 무인(無人) 점포 실험을 가속화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능형 ATM인 ‘스마트 텔러 머신(STM)’ 운영을 확대할 방침이다. 고객들은 영업점 창구가 아닌 STM을 통해 체크카드를 새로 발급받거나 재발급 할 수 있다.
또 보안카드나 OTP(일회용패스워드) 발급, 통장 재발급, 비밀번호 변경, CD/ATM 통장 출금 등록 등을 쉽게 처리할 수 있다. 입·출금이나 계좌 송금 등 기본적인 ATM 업무나 개인정보 변경 등도 STM에서 가능하다.
KB국민은행은 올 6월부터 강남역, 가산디지털종합금융센터 등 일부 영업점에 STM을 도입해 파일럿 운영해 왔다. 그리고 최근 전국 영업점 중 이른바 디지털 금융수요가 많은 곳을 선정해 STM 30대 가량을 추가 설치하도록 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STM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5년 시중은행 최초로 디지털 키오스크를 도입한 신한은행도 최근 경기도 성남 판교 소재 알파돔시티 네이버 사옥에 ‘무인화 점포’를 개점했다. 이는 디지털 키오스크와 ATM을 동시에 배치한 초소형 점포다.
특히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디지털 키오스크를 독립적인 공간으로 구성한 점이 주목된다.
신한은행은 앞서 올 7월 서울시 중구 남산타운아파트 상가동에 무인화 점포를 오픈했고 네이버 점포에 이어 최근 고려대 인근에도 추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도 오프라인 채널은 사라지지 않고 변모할 것이므로 다양한 유형의 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대면-비대면 조화 필요”
은행권이 ‘똑똑한 ATM’을 전진 배치하고 셀프 뱅킹을 가속화하는 것은 은행의 점포 전략과도 밀접하다는 분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인화 점포로 직원들이 근무하는 일반 지점을 신설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기존 지점 폐쇄지역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다”며 “여러개 지점을 한 지점처럼 운영하는 커뮤니티 체계 채널 전략을 보완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ATM보다 기능이 업그레이드됐다고 당장 영업점 직원을 위협할 대체재로 보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은행권은 디지털화로 비용을 낮추고 기존 인력을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 글로벌 부문 등 고도화된 업무로 옮기는 일에 힘을 싣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무인점포 확대로 지점 기능 재설계’ 리포트에 따르면, 모바일뱅킹 이용 확대로 은행의 디지털 채널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나, 대면 채널은 신규고객 유치와 고객 잠금(lock-in)에 여전히 중요하다. 예컨대 BofA의 경우, 단순 거래 처리 창구직원을 없애고 대신 재무어드바이저를 배치했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 은행들도 신중한 점포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비대면 채널 기능과 점포 디지털화를 강화하면서 대면 채널 역할을 재정의하는 조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관련기사]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