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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슈테크, 세계는 지금④] AI부터 드론까지, 진화하는 언더라이팅

기사입력 : 2018-08-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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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통한 위험지역 탐사부터 이미지만으로 교통사고 보험금 견적까지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보험업계는 향후 10년을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로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결합한 '인슈테크'에 주목하고 있다. 인슈테크 시장은 2013년 2.7억 달러에서 지난해 23억 달러 규모로 4년 사이 10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일 정도로 영향력 있는 시장이 되어가고 있다. 본 기획에서는 세계 인슈테크 시장의 발전 상황을 짚어보고, 국내 인슈테크가 이에 얼마나 발맞춰 나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영국 트랙터블 사의 AI 이미지 견적 시스템 / 사진=트랙터블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트랙터블 사의 AI 이미지 견적 시스템 / 사진=트랙터블

언더라이팅(Underwriting)이란 생명보험 계약시 계약자가 작성한 청약서상의 고지의무 내용이나 건강진단 결과 등을 토대로 보험계약의 인수 여부를 판단하는 최종 심사 과정을 말한다. 보험 가입 여부 및 계약 내용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인 만큼 모든 보험사들은 이 과정에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러한 언더라이팅 과정에 들이는 노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빅데이터 기반의 스크래핑 기술은 물론, 드론을 이용한 위험지역 조사, 유전자 모형 분석 등을 이용한 언더라이팅 등 세계적으로 다양한 인슈테크가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미국 손해보험사인 USAA(The United Services Automobile Association)와 에리 인슈어런스(Erie Insurance)는 지난 2014년 미국 연방항공국(FAA)에 피해 규모 조사 목적으로 드론의 비행 허가를 요청해 승인받았다.

이를 시작으로 미국, 독일 등 전 세계 각지에서는 험준한 산 속이나 자연재해, 전염병 등이 돌고 있는 위험지형에 드론을 보내 원거리 언더라이팅을 진행하는 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교통사고 사진 한 장만으로 자동차보험금을 자동 산출해주는 ‘AI 이미지 견적 시스템’ 역시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영국의 AI 전문 회사인 트랙터블(TRACTABLE)은 미국 견적시스템 개발업체 미첼(Mitchell)과 업무 제휴, 영국 3위 보험사 아게아(Ageas)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전체 사고의 70%를 AI견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내의 경우 보험개발원이 보유한 기반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이미지 견적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계획이 진행 중이다. 올해 한국형 시스템을 설계해 2020년까지 사진 견적 AI와 촬영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2021년 이후 동영상 견적 기능을 추가해 모바일로 보험금을 청구하고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전자 정보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를 언더라이팅 과정에 활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객들이 유전자 정보를 통해 자신의 질병 위험을 미리 알 수 있게 되면 발병률이 높은 사람들이 미리 보험에 가입하기 쉬워질 것이라는 계산 하에서다.

다만 보험업계가 이를 악용해 유전자 분석 결과 문제가 있는 가입자의 인수를 거절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독일과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는 보험사들이 청약 당시 계약자에게 유전자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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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일본 후코쿠 생명, 중국 평안보험 등 아시아 국가들 역시 손해사정, 언더라이팅 업무를 인공지능에 상당부분 맡기거나, 대재해 예측 모형을 통해 태풍이나 지진 피해 등을 사전에 파악해 보험금 규모를 잠정 계산하는 등의 신기술이 활발하게 도입되고 있다.

국내 보험사들 역시 4차 산업혁명과 언더라이팅의 결합이 미래 보험산업의 중요한 먹거리라는 사실은 인지하고는 있지만, 금융당국은 물론 각종 유관기관의 규제로 인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업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고정관념이 국내에서 유난히 강해 언더라이팅을 인공지능에 맡기는 것이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KB손해보험은 미국의 보험솔루션업체인 마제스코(Majesco)와 손잡고 보험계약 관리와 보험금 지급, 언더라이팅(계약인수심사), 손해사정 업무 등에 4차산업혁명을 적극 도입하기 위한 실험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KB손보가 상대적으로 보험 산업에 대한 규제가 완만한 미국 시장에서 먼저 가능성을 확인한 후 국내에 이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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