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 개시와 맞물려 주가가 기다렸다는 듯 급락한 현대차와 달리 SK이노베이션과 삼성카드는 주가가 업종지수를 웃돌았다.
현대차는 지난 4월3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자사 보통주 220만2764주를 총 3178억1900만원에 매입했다. 이는 전체 발행 보통주의 0.95%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당초 공시한 매입 종료 일자인 이달 27일보다 약 2주 앞당겨 매입을 완료했다. 현대차는 주주가치 증진 차원에서 이번에 매입한 자사주를 기존 보유분과 더불어 소각할 예정이다.
해당 기간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은 7거래일을 제외하고 보면 현대차는 자사주를 일 평균 5만여주씩 주당 14만4000원꼴에 사들였다. 이 기간 일 평균 거래량 58만5555주의 8.75%에 해당하는 수량이 자사주 매입 거래였다. 자사주 매입 과정에 현대차 주가는 22.47%(3만5500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보통주와 더불어 기명식 우선주 65만2019주도 매입했다. 현대차우 25만1099주, 현대차2우B 37만6138주, 현대차3우B 2만4782주 등을 총 622억7200만원에 사들였다.
자사주 매입 기간 현대차우 주가는 10만500원에서 8만원으로 20.40%(2만500원) 하락했다. 현대차2우B 주가는 11만2000원에서 8만6100원으로, 현대차3우B 주가는 8만9400원에서 7만6200원으로 각각 23.13%(2만5900원), 14.77%(1만3200원) 떨어졌다.
김준닫기김준기사 모아보기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손익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주가가 조정됐다”며 “정책 불확실성으로 연간 이익 추정치의 20~30%가 훼손될 수 있는 만큼 기업가치 하향이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 SK이노·삼성카드, 비교적 양호
비슷한 기간 자사주 매입을 실시한 SK이노베이션과 삼성카드는 현대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과를 봤다.
SK이노베이션은 5월2일부터 내달 1일까지 9999억9993만원을 들여 자사 보통주 520만8333주를 취득하기로 했다.
이번에 사들이는 자사주는 총 발행주식수(9246만5564주)의 5.6% 수준이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목 아래 이번 자사주매입을 결정했다. 주당 취득 가격 기준으로 계산하면 이미 1조원 넘는 자금이 투입된 만큼 사실상 자사주 매입은 종료된 셈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8일까지 총 498만972주를 매입 완료했다. 한 주도 매입하지 않은 날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9만5788주를 주당 평균 20만2000원 수준에 사들였다. 해당 기간 전체 일평균 거래량(26만9277주)에서 자사주 매매가 차지한 비중은 35.57%에 달했다.
SK이노베이션이 자사주 매입을 시작하기 하루 전날 19만6500원이던 주가는 지난 18일 19만1500원으로 2.54%(5000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이노베이션이 속한 코스피 200 에너지/화학 지수는 해당 1529.76포인트에서 1487.96포인트로 2.73%(41.8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카드는 지난 5월2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자사주 150만주를 매입했다. 이는 지금까지 발행된 삼성카드 보통주 5억2011만3564주의 0.29%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매입 기간 1거래일을 제외하고 매일 평균 4만여주씩을 주당 3만8400원꼴에 매수했다. 총 매입 금액은 575억8580만원으로 당초 예상한 549억7500만원을 다소 웃돌았다. 매입기간은 기존 설정한 기간보다 1개월여 단축됐다.
삼성카드의 해당 기간 자사주 일 평균 매입 수량은 이 기간 전체 일평균 거래량 15만9311주의 25%에 해당한다. 자사주 매입 기간 삼성카드 주가는 3만7300원에서 3만7900원으로 1.60%(600원) 올랐다. 이 기간 코스피 금융업지수가 529.81포인트에서 478.06포인트로 9.77%(51.75포인트) 하락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과다.
삼성카드는 연내 추가로 자사주 매입을 실시하며 주가 방어에 나설 방침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추가적으로 발행주식수의 1.2% 규모로 자사주 매입이 시행될 것”이라며 “올해 기대 배당수익률이 4.9% 수준임을 고려하면 주가 하방 경직성은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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