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는 지난해 7월 기존 위드미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리브랜딩을 진행한다”며 절박함을 드러냈다. 누적손실액이 700억원에 달했던 위드미에 이마트의 브랜드 파워를 입혀 반전을 이루겠다는 포부였다.
◇ 매출·매장수 고공행진
22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마트24가 리브랜딩을 시작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누적매출액은 약 590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약 3657억원)대비 무려 62% 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마트24의 지난 1분기 순증점포 수는 297개를 기록했다. 이는 선발주자인 CU(232개)와 GS25(206개)를 훌쩍 뛰어넘은 규모다. CU와 GS25는 1분기 순증점포수가 전년대비 각각 44%, 58% 줄었다. 이는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순증점포 수는 일정 기간 개점 수에서 폐점 수를 뺀 것으로 실질적인 증가를 뜻한다. 이마트24가 경쟁사와 달리 최저임금 인상 여파를 상대적으로 피할 수 있었던 것은 오픈 초기 영향과 점주 친화 정책 등으로 분석된다.
반면 이마트24는 로열티가 아닌 가맹점주가 본사에 납부하는 60~150만원의 고정 월회비를 통한 수익모델을 따른다. 가맹점 매출이 오를 경우에도 월회비가 고정돼 이익을 더 낼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매월 가맹점 발주 금액의 1%를 돌려주는 상품공급 페이백 제도와 정규직 사원과 동일한 수준의 자녀 학자금 지원제도 등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초기 투자확대로 적자 상태는 지속되고 있다. 이마트24의 지난해 7월부터 3분기간 누적손실액은 41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3% 가량 늘었다. 이로써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마트24의 누적 손실 규모는 1288억원에 달한다.
적자 지속에 따른 모기업 이마트의 자금 수혈 부담도 계속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0일 유상증자를 통해 600억원을 이마트24에 지원했다. 2015년부터 지원한 금액만 2680억원에 달한다. 이마트 측은 2020년까지 이마트24에 총 3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다만 올해 1분기 처음으로 영업손실 규모가 축소됐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지난 1분기 이마트24의 영업손실액은 124억원으로 전년 동기(127억원)보다 3억원 줄었다.
◇ 최저임금 인상 장벽 맞닥뜨려
이마트24는 손익분기점(BEP) 달성 기준으로 2019년 점포수 5000개 달성을 목표로하고 있다. 고정 월회비 제도 특성상 경쟁사보다 점포수 증가가 절실한 시점이지만 향후 출점 환경은 악화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매출·임대료·관리비 등이 동일할 경우 최저임금 인상분(8350원)이 적용되는 내년도 편의점 가맹점주의 순수익은 13.3%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저임금 상승분에 따라 인건비(16시간 기준)만 366만원에서 406만원으로 껑충 뛰기 때문이다.
생존 위기를 느낀 편의점 가맹점주들은 가맹본사에 대해 가맹수수료(로열티) 인하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 현재 동일 브랜드간 250m 내 출점 금지 규정을 전체 편의점 브랜드로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마트24는 로열티 제도를 택하지 않고 있어 가맹점주들의 요구 사항과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이마트24 측 점주들은 전체 편의점 산업 매출이 하락할 시 오히려 고정월회비 제도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이성규 이마트24 가맹점협회장은 “고정월회비 제도는 매출이 잘 나오는 가맹점주에게는 유리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오히려 로열티보다 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향후 대책을 지켜본 뒤 본사와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마트24는 지난 3월부터 새로운 제도인 ‘성과공유형 모델’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고정월회비대신 상품 매입금액의 1~15%를 본사에 납입하는 사실상 로열티 제도다.
현재 전국 10개점에 적용되고 있으며, 이는 경쟁사 브랜드에서 이마트24로 변경한 가맹점주들을 위한 제도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