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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갑질’ 조현민 오너리스크…사측은 ‘뒷짐’

기사입력 : 2018-04-1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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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경찰 내사 중…조사 결과 지켜본 뒤 결정”
대한항공‧한진칼 의혹 제기된 12일 주가 6%대 폭락
추가 갑질 제보도…3개 노조 “모든 노력 무너져” 비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갑질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MBC 방송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15일 새벽 인천국제공항에서 갑질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MBC 방송화면 캡처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조현민닫기조현민기사 모아보기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대한항공이 16일 “가급적 언급을 자제 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조 전무 사태로 주가가 급락하고 대한항공 내부에서도 이미지 타격에 따른 경영일선 사퇴 압박이 거센 상황이지만, 회사 측이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대한항공은 조 전무의 향후 조치 계획과 관련해 “현재 경찰이 내사 중인 사안이라 신중하게 가급적 언급을 자제 중”이라며 “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회사 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 전무는 지난달 대한항공의 광고대행사 직원들과 회의 중 팀장 A씨에게 고함을 지르고 얼굴에 물을 뿌리는 등의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조 전무로 추정되는 인물이 대한항공 본사 사무실에서 임직원에게 욕설과 함께 고함을 지르는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조 전무의 갑질 의혹이 제기된 지난 13일부터 해당 사건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으며, 현재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조사 범위는 대한항공 내부 관계자들과 회의에 참석했던 광고회사 직원들로 알려졌다.

조 전무의 사건이 정식 수사로 전환되려면 구체적인 피해 정황이 파악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조 전무가 들고있던 물컵을 직원들의 얼굴을 겨냥해 직접 물을 뿌린 건지에 대한 명확한 진술이 필요하다.

만일 조 전무가 유리병으로 추정되는 물컵을 사람을 향해 던졌다면 이는 특수폭행죄에, 단순 물만 뿌렸다면 폭행죄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조 전무의 주장대로 물컵을 바닥에 던진 데 그쳤다면 처벌 가능성이 낮아진다. 조 전무는 지난 15일 베트남 다낭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던 중 취재진과 만나 “제가 어리석었다”면서도 “(물을) 얼굴에 뿌리지 않았다. (바닥에) 밀쳤다”고 폭행죄 혐의를 사실상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경찰의 내사를 거쳐 조 전무의 폭행죄 혐의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을 시 회의 중 단순 해프닝으로 덮으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같은 대한항공의 소극적 대처와는 달리 회사 내부에서는 조 전무에 대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대한항공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노동조합, 대한항공조종사새노동조합 등 3개 노조는 15일 “지금의 사태에 심히 우려를 표명하는 바”라며 “논란이 중심이 된 조현민 전무는 경영일선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항공 내 3개 노조가 공동 성명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 측은 “경영층의 갑질 논란과 회사 명칭회수에 대한 국민 청원속에 일선 현장에서 피땀 흘려 일해 온 만여 직원들조차 국민들의 지탄을 받기 이르렀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객들의 편안하고 안전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으나 모든 노력들이 조현민 전무의 갑질 행동으로 무너져버렸다”며 경영진의 재발 방지 약속을 촉구했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의 갑질을 엄중 처벌해야 합니다.’, ‘대한항공 국적기 박탈해주세요.’ 라는 제목 등의 청원이 게시돼있다. 현재 두 건의 청원에는 각각 7200명, 3275명이 동참한 상태다.

조 전무의 갑질 의혹은 주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갑질 의혹이 보도된 지난 12일 대한항공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6.55% 하락한 3만3550원에 장을 마쳤다. 관련주인 한진칼도 6.42% 하락 마감했다.

조 전무는 지난달 말 기준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한진칼 지분 2.30%만 소유하고 있다. 한진칼은 대한항공 지분 29.9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측의 공식 입장은 사실상 오너 감싸기에 지나지 않는다”며 “조현민 전무의 추가 갑질 제보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피해를 본 주주들에 대한 사과와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직원들에 대한 회사 차원의 사과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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