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케이뱅크·카카오뱅크 두 인터넷전문은행이 모두 첫 해 순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향후 차별화된 사업모델(BM)로 독자적 위치를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2일 두 인터넷전문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영업개시한 카카오뱅크의 지난 2월말 기준 여신액은 5조5100억원, 수신액은 6조4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유입 고객수는 546만명에 달한다.
이보다 석달 전 출범한 케이뱅크의 경우 여신액 9700억원·수신액 1조2100억원·고객수 68만명(2월말 기준)을 기록, 카뱅의 질주가 더 거셌던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라이언(Ryan), 무지(Muzi), 콘(Corn), 어피치(Apeach) 캐릭터를 전면에 배치한 체크카드도 선풍적 인기를 모았다. 초반 체크카드 배송이 지연되는 등 불편이 있는데도 인터넷 웹사이트에는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인증하는 게시물이 다수 올라왔다.
케이뱅크도 카카오뱅크에 맞불로 브라운·샐리·코니·초코 등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입힌 케이뱅크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선보였다.
전·월세 보증금 대출은 카카오뱅크의 상품 승부수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월 주고객층(20~40대)을 공략해 출시한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1000억원 약정 한도 모두 판매하면서 최근 상시 전환키로 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은행 영업외 시간(주말 및 공휴일 포함) 서류제출 비율이 46%, 대출 약정 체결은 63%로 나타나 은행 영업일에 맞춰 이사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왔던 고객군을 확보했다.
기존 은행권에 긴장감도 주고 있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속에 전·월세보증금 대출은 은행권 관심 수익원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NH농협은행의 경우 수도권과 지방 지역별 보증금 제한 없이 비대면으로 최대 5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는 'NH모바일전세대출'의 우대금리를 지난달 말부터 기존 0.7%에서 최대 1.0%로 확대 운용키로 했다.
이제 첫 해를 지낸 만큼 성패를 가늠하기 어렵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갈 길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케이뱅크·카카오뱅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지난해 기준 837억원, 1044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냈다.
'메기 효과'를 일으켰다는 평가도 있지만 서비스 오류 대응, 리스크 관리 등 개선 과제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연체율 관리 등이 향후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데 인가(라이센스)를 받은 은행인 만큼 나름의 프로세스를 구축해 나가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번 증자 이슈가 불거지지 않기 위해서는 '은산분리' 완화 등에 대한 법적 정비도 진행형 문제로 남아 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인 KT와 카카오 주도로 만들어졌으나 현행 은행법상 최대 주주는 아니다. KT와 카카오 각각 10%씩 지분을 갖고 있고 의결권은 4%까지만 허용된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최대주주는 금융사인 한국투자금융지주(58%)이다. 최근 카카오뱅크는 5000억원(보통주 2000억원, 우선주 3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의하고 이달 25일자로 주금 납입이 예정돼 있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배정은 이번 증자에서 만약 실권주가 나오더라도 산업자본인 카카오가 인수할 수 있도록 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증자가 완료되면 카카오뱅크의 자본금은 8000억원이다.
현재 자본금 3500억원의 케이뱅크의 경우 대주주 없이 20개사 주주로 카카오뱅크(9개사) 대비 물리적 커뮤니케이션에 소요되는 시간도 상대적으로 길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 일부 주주사의 유상증자 불참으로 새 주주사인 부동산투자회사 MDM에서 투자를 받기도 했다.
케이뱅크도 추가 증자를 추진 중인데 새로운 투자자 유치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해 추가 상품 라인업으로 해외송금, 아파트담보대출, 간편결제 등을 계획하고 있다. 케이뱅크 측은 "증자는 현재 규모 등에 대해 마무리 단계 중"이라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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