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지주사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앞뒀다. 지난달 23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대산업개발은 지주사 분할계획서를 승인, 다음 달 1일 인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을 한다.
이런 지주사 전환에는 건설업계 최고로 꼽히는 ‘재무건전성’이 뒷받침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014년 이후 현금 자산이 4배 이상 급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김대철닫기김대철기사 모아보기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부동산 디벨로퍼 도약과 부동산 리츠· 빅데이터 활용 등 다양한 사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 5월 1일 지주사 전환…투명성, 전문성 강화
현대산업개발이 발표한 지주사 전환은 다음과 같다. 우선 회사를 지주사인 HDC(가칭)와 사업사인 HDC현대산업개발로 조직을 나누고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다.
HDC는 자회사 관리와 부동산 임대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집중하고, HDC현대산업개발은 주택·건축·인프라 부문을 담당한다.
김대철 사장은 지주사 전환에 대해 “종합부동산·인프라 그룹으로 도야하기 위해 설정한 미래 포트폴리오 목표 달성에 집중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한다”며 “이를 통해 우량 실적을 넘어 더 큰 가치 창출을 통한 영속 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혁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의 궁극적 목표는 ‘부동산 디벨로퍼로의 도약’이다. 이를 위해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실시한 조직 개편을 통해 해당 사업 본부를 신설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조직을 개편해 기존 1부문 3본부 1실 31팀 체계를 3본부 3실 36팀 체계로 조정했다.
특히 종합 부동산 회사의 기본 역량인 부동산 개발, 택지 개발을 담당하는 ‘개발운영사업본부’을 신설했다.
개발운영사업본부장은 용산 아이파크몰 리뉴얼, 정선 파크로쉬 프로젝트 등을 담당했던 박희윤 전 모리빌딩(주) 서울지사장을 영입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개발운영사업본부는 융복합 개발사업 기회를 발굴해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동시에 보유자산 운용의 효율화를 통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하기 위해 부서”라며 “박 신임 본부장 선임을 통해 복합개발능력과 운영능력을 강화하고 상품기획력을 한 단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말 실시한 조직 개편은 기존에 맡아왔던 업무를 분담해 경영 효율화를 높이겠다는 취지”라며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디벨로퍼 역할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현금성 자산 크게 늘어
현대산업개발이 지주사 전환을 통해 ‘부동산 디벨로퍼’ 도약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업계 최고인 ‘재무건전성’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3년간 현금 자산(현금·예금)이 4배 이상 증가했다.
2014년 3650억원이었던 현금 자산은 2015년 6070억원으로 약 1.5배 이상 늘어났고, 또 2016년 1조1190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도 1조3270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1.59%(2080억원) 증가했다. 현금 자산 급증과 함께 순차입금도 꾸준히 줄어 2016년부터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13년 146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은 2014년 105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5년에는 전년보다 1/10 수준인 163억원까지 급감했다. 심지어 2016년에는 -505억원, 지난해 -616억원을 보였다. 보유한 현금이 빌린 돈보다 600억원 이상 많다.
이는 주택부문 호조에 기인한다. 지난해 현대산업개발 주택부문 매출액(자체·외주 포함)은 3조2540억원으로 2013년 1조6600억원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8.9%에 달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 경기 호조세로 적극적인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며 “수도권에 있는 보유 용지를 활용한 자체사업 추진도 주택부문 매출 확대에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몇 년간 확보한 현금 자산을 활용해 향후 인프라, 부동산 관리·운영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종합 부동산회사 밸류 체인 구축에 당분간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 디벨로퍼 역량 강화 속 부동산 리츠도 관심
현대산업개발은 부동산 디벨로퍼로 도약을 위해 다양한 자체 개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수원 아이파크시티’와 같은 성과물을 지속적으로 내겠다는 의지다.
지난 2006년 12월 개발을 시작한 수원 아이파크시티는 현대산업개발의 부동산 개발 능력을 판단할 때 첫 손에 꼽히는 단지다.
이 단지는 주거시설이 아파트 7개동, 7098가구, 단독주택 258가구, 주상복합 504가구가 지어졌으며 상업시설은 3만9258㎡, 공원·학교 등 도시기반시설 49만4749㎡다. 주거시설은 지난 2016년 6월 분양을 완료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수원아이파크시티는 농지였던 이 단지를 새로운 도시재생사업 모델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분양 일정을 잡고 있는 ‘수원 망포2’와 지난해 10월 수주한 ‘광운대 역세권’은 현대산업개발의 디벨로퍼 위상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사업장이다. 이들 단지는 현대산업개발이 택지 매입, 부동산 개발을 통해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85-7번지 일대 한국철도공사 소유 철도와 물류시설 부지, 국공유지를 주거나 상업용지 등으로 개발하는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은 총사업비만 2조5000억원이다. 부지면적은 14만9065㎡다. 지주사 전환 이후 선보이는 첫 부동산 개발 단지인 이곳은 약 3000가구 규모의 주거시설과 상업시설을 조성해 서울 동북부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올 상반기 분양 일정을 잡고 있는 ‘수원 망포 2차’는 1822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광역적 도시기획의 관점에서 접근해 서울 내 체계적인 균형발전에 앞장설 것”이라며 “다양한 개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리츠와 빅데이터 활용도 올해 현대산업개발이 진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큰 사업 중 하나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6월 리츠 자산관리 설립 본인가를 획득한 계열사 HDC자산운용을 통해 ‘부동산 리츠’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부동산 펀딩을 통한 토지·건물을 매입해 개발·임대업까지 확대한다는 것.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부동산 리츠를 통한 토지 매입을 통해서는 부동산 개발, 건물 매입은 임대업을 영위할 수 있다”며 “건설 시공 외 또 다른 수익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활용은 지난 1월 인수를 완료한 부동산 정보포털 ‘부동산114’를 통해 추진한다. 부동산114가 보유한 매물·시세 정보 등을 활용해 개발 가능성이 높은 택지를 발굴하고, 새로운 사업으로 연결하겠다는 의도다. 지난 2월 말 선임된 이성용 부동산114 대표는 “빅데이터 분야에 대한 투자와 전문성 제고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며 “복합개발 효과성 제고, 지역 수요에 특화된 소형 개발 사업 추진 등 그룹 경영전략 시너지에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만618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 1월 분양을 시행한 ‘수지 광교산 아이파크(537가구)’와 지난달 29일 분양한 ‘당산 센트럴아이파크(710가구)’를 포함해 올해 상반기에 8799가구, 하반기에 7381가구를 공급한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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