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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하나은행, IT와 연대 블록체인 기술 확보

기사입력 : 2018-03-05 00:00

(최종수정 2018-03-05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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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 - 비자, 해외송금 기업간 테스트 임박
하나 - 오라클, 디지털자산 교환 체계 구축

신한·하나은행, IT와 연대 블록체인 기술 확보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등 은행권이 글로벌 IT기업과 손잡고 분산화된 장부(distributed ledger) 기술인 블록체인(blockchain) 상용 서비스 출시를 공략하고 있다.

블록체인 사업 협력 방식도 앞서 은행권이 시스템통합(SI) 프로젝트 발주 정도에 그쳤던 것에 비해, 이제는 응용 기술 원천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4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비자(VISA) B2B 커넥트’ 시범사업(파일럿)의 은행간 테스트를 완료하고 기업 고객간 테스트를 예정하고 있다. ‘비자 B2B 커넥트’는 글로벌 결제 전문 IT기업인 비자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미국 벤처기업 체인과 공동개발한 국제 송금 서비스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비자와 손잡고 이 해외 기업송금 서비스 시범사업에 참여해 올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미국·싱가포르·필리핀 등에 위치한 10개 금융기관이 참여하며 국내에서는 신한은행이 단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기존 국제은행간통신협회 결제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망을 이용한 해외송금이 관련서류 검토와 승인 등으로 최소 2~3일 시간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실시간 송금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되고 있다. 중계은행의 개입이 없기 때문에 기존 해외송금에서 붙는 수수료도 절감할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빠른 송금과 간소화된 절차를 기업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계은행의 개입이 없어 실시간 자금 추적이 가능하고 사기피해 예방의 이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일본 34곳 은행, 국내에서는 우리은행이 참여중이기도 한 리플넷을 활용한 ‘SBI Ripple Asia 해외송금’ 사업도 파일럿 테스트 단계다.

또 국내·외 19개 은행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CEV’의 무역금융 프로젝트(Marco Polo)도 개념검증(PoC) 중이다. 수출·입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에도 포함돼 있다.

신한은행은 행내 개발로 보증서를 블록체인으로 저장해 위·변조를 막는 ‘골드바 선물하기’ 서비스를 올해 1월부터 선보이기도 했다.

SK텔레콤·한국전력(예상) 등이 참여하는 신규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연계한 신규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발굴하기 위해 기술·사업성 리서치를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지난달 13일 글로벌 IT기업으로 꼽히는 오라클과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 구축과 공동 마케팅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하나금융이 파이낸셜 로밍 서비스로 추진중인 GLN은 전세계 금융기관, 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가 각자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포인트, 마일리지와 같은 디지털자산이나 전자화폐를 서로 자유롭게 교환하고 사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 네트워크다.

하나금융과 오라클은 이번 협약에서 블록체인, AI 등 신기술 영역을 함께 연구개발 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디지털 자산 교환 등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모듈화해서 컨설팅 및 판매도 진행할 예정으로 상생 모델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GLN 컨소시엄에는 일본·대만·중국·태국·러시아·미국·영국 등 11개국에서 글로벌 은행, 유통회사, 포인트 사업자 등 36개 회사가 참가했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실시간 검증-거래-정산 프로세스를 위해 GLN 컨소시엄에 참여한 각 회사들은 동일한 원장을 보유함으로써 거래와 정산이 실시간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업무 프로세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GLN 참여기관 손님 간 실시간 디지털 자산 송금과 디지털 자산 상호교환, 온/오프라인 가맹점에서의 디지털 자산 사용 등이 가능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1월 LG CNS와 협약을 맺고 블록체인과 AI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공동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양사는 은행의 금융노하우와 IT기업의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활용하는 공동 투자·개발·운영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KB금융그룹의 경우 지난해 3월 블록체인을 활용한 모바일 앱(APP) 보안 솔루션 관련 기술특허를 출원했다. 이후 출시되는 대고객 서비스 앱에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권의 블록체인 상용화 움직임은 올해 더욱 구체화될 전망이다. 업계 차원에서 은행연합회가 국내 은행 16곳과 구축중인 블록체인 공동인증 시스템도 지난해 11월 삼성 SDS와 계약을 맺고 개발에 착수한 이래 올 상반기 이후 시범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글로벌 블록체인 컨소시엄인 ‘R3CEV’에 가입한 신한·KEB하나·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20개 글로벌 은행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국제 송금·결제 플랫폼 개발(Argent) 개념검증(PoC)도 진행 중이다.

한 은행권 디지털 부문 담당자는 “블록체인은 연대보증 같은 것”이라며 “플랫폼이라는 것은 한 곳에 집중되지만 블록체인은 원장을 분산해서 계약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 파괴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원천 기술인 블록체인의 상용화 시도 분야로 금융업이 우선 지목되고 있는 만큼 금융과 IT간 연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직과 인사에서 은행들의 움직임도 발빠르다.

위성호닫기위성호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은 지난해 디지털 관련 부서를 디지털그룹으로 통합하고 AI, 블록체인 등 핀테크 핵심 기술을 연구하는 6대 랩(Lab)을 신설했다. AI 전문가로 ‘외부 수혈’한 장현기 박사에게 랩 총괄 수장을 맡겼다.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KEB하나은행장은 올해 미래금융R&D본부와 함께, 미래금융전략부, 글로벌디지털센터, 디지털금융사업단, 디지털마케팅부, 기업디지털사업부, 빅데이터구축센터 등을 신설하며 디지털 관련 조직을 대폭 보강했다.

그룹사인 하나금융은 지난해 연말 미래 핵심 원천 기술 확보 등을 위해 ‘DT Lab’을 신설하고, DT Lab 총괄 부사장 겸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실리콘밸리 및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소장 출신 김정한 전무를 영입키도 했다.

한 시중은행 디지털 부문 담당 부행장은 “이제 은행들도 응용 기술 원천을 확보하는 데까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단계”라며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디지털 관련 인력 보강도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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