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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기획 - 디지털 혁신] 최종구 “더 나은 디지털금융 환경 만들겠다”

기사입력 : 2018-02-26 00:00

(최종수정 2018-02-26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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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2조 정책금융…‘혁신법’ 추진
특화금융사 유도하고 빅데이터 활성화

▲ 최종구 금융위원장 / 사진제공= 금융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 최종구 금융위원장 / 사진제공= 금융위원회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금융은 IT기술을 활용해 많은 부분이 정보화돼 신(新)기술과 융합이 용이하고 혁신의 속도가 빠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는 가히 경이적이다. 하지만 제도와 이를 설계하는 정부는 그 속도를 따라잡기 어려워 항상 시장을 쫓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회 위원장(사진)은 지난해 12월 학계와 업계 전문가 등 참여로 구성된 ‘테크자문단(TAG)’의 첫 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자문단의 향후 활동에 대해 기대감을 표했다.

자문단 첫 회의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동향과 전망에 대해 논의됐다. 금융위는 테크자문단의 의견을 수렴해 앞으로 정책 수립과 집행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달 3일자로 취임 200일을 맞이한 최종구 위원장은 올해 이처럼 금융혁신에 힘을 싣고 있다.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경쟁 촉진을 꼽고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 빅데이터 활용 활성화 등 다양한 혁신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 ‘성취 성장’ 위한 금융지원 확대

최종구 위원장은 올 1월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부터 2019년까지 2년간 2조원 규모 정책금융을 핀테크 기업 지원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혁신성과 소비자 편익이 큰 서비스에 대해 시범인가를 내주고, 일부 규제를 면제해 줄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도 추진된다. 당장은 현행 법 아래 지난해 4월부터 시행 중인 ‘규제 샌드박스’ 금융규제 테스트베드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10월 증권에 이어 은행과 보험권의 블록체인 본인확인 인증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한 번의 본인인증으로 다른 금융기관에서 추가 인증없이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바일 결제 업체들의 오프라인 결제 제공기준을 마련하고, 자율주행 관련 보험상품 개발을 위한 기초통계와 첨단 안전장치도 연구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같은 방안들을 포함한 액션플랜인 ‘핀테크 로드맵‘을 이달 안팎으로 발표하기로 했다.

빅데이터 컨설팅 업무를 허용하는 등 신용정보 산업 규제를 합리화하고, 금융과 공공기관 신용정보 공유도 강화한다.

‘알고하는 동의’에 따라 개인정보 자기결정권도 보장할 방침이다. 고객이 동의하면 제3자가 금융회사의 고객 계좌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올해 1월부터 소비자의 본인정보 활용권을 보장하는 내용을 의무화한 유럽은행감독청(EBA)의 결제서비스 지침 개정안, 이른바 ‘PSDⅡ’가 유럽연합(EU) 은행들에 적용되기 시작한 사례를 참조하기로 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금융이력부족자(Thin Filer), 제2금융권 이용고객에도 주목했다. 금융위는 앞서 1월 개인 신용평가 등급제→점수제 전환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중 ‘신용정보법’ 개정도 추진키로 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올초 금융혁신 추진방향 발표에서 “핀테크 로드맵 마련, 금융규제 테스트베드 운영,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과 융합한 다양한 금융서비스가 출시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혁신 성장을 위한 지원책으로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도 추진된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5일 특화 금융사 설립 등 금융위의 금융업 진입장벽 낮추기 계획안을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소개했다.

기본안에 따르면 인가단위를 세분화한 특화 은행부터, 펫보험·여행자보험 등 소액단기보험회사 제도 도입, 사모증권 중개전문 등 특화증권사에 한한 인가제의 등록제 전환, 부동산신탁회사의 신설 허용 등이 포함됐다. 금융위는 올해 1분기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 금융을 생산적으로, 포용적으로

최종구 위원장은 취임 이후 ‘생산적 금융’과 ‘포용적 금융’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투트랙 정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올초부터 구체화된 관련 정책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모험자본의 공급 등 생산적 금융에서 적극 추진되는 정책 중에 서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들 수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투자자들이 원활히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또다른 혁신기업에 재투자할 수 있는 시장 여건을 마련하겠다”며 “이 부분에서 코스닥 시장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한 바 있다.

올해 1월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에 따라 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인 ‘KRX 300지수’가 이달 첫 선을 보였다. 세제 혜택이 부여된 코스닥 벤처펀드도 곧 출범한다.

금융위도 코스닥 시장 활성화 후속 조치로 사모중개 전문증권사제도 신설, 크라우드펀딩 규제 완화 등을 추진키로 했다. ‘재탕’ 정책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시장 활성화 기대감 속에 코스닥 활황으로 이어졌다. 다만 KRX300이 기존 벤치마크 지수와 차별화에 성공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등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과도한 가계대출 취급유인을 억제하기 위한 자본규제 개편방안도 제시됐다. 지난달 발표된 방안에 따르면, 예대율 산정 때 가계와 기업대출에 대한 가중치를 차등화(±15%)해서 기업부문으로 자금흐름을 유도하는 내용이 담겼다. 금융위는 시장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서 유예기간 부여도 검토키로 했다.

포용적 금융의 대표 정책으로는 ‘금리단층’을 완화할 중금리 대출 활성화가 있다. 최종구 위원장은 지난 1월 8개 은행 및 주요 유관기관과 만나 중금리대출 활성화 동참을 요청했다.

금융위의 중금리 활성화 추진계획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과 연계한 사잇돌 대출 공급한도를 올해 3조1500억원으로 1조원 증액키로 했다. 또 주요 금융그룹, 인터넷전문은행 등 민간 중심으로 오는 2022년까지 중금리 대출 규모를 7조원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치도 제시했다.

“‘빚 권하는 폐습’은 사라져야 한다”, “빚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 등의 발언은 국민행복기금 장기 소액 연체채권 정리(2017년 8월), 법정 최고금리 연 24%까지 인하(2018년 2월) 등 차례로 정책화됐다. 금융위는 올해 금융상품 판매규제 강화를 포함한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도 추진한다.

◇ 지배구조 개선·차명계좌 과징금 쟁점

금융위의 민간자문단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권고안 이행도 올해 과제 중 하나다. 최종구 위원장 취임 이후 지난해 8월 구성된 혁신위는 지난해 12월 20일 4개 분야 73개 과제를 금융위에 권고했다. 올해 금융위 업무계획에는 대다수 혁신위 권고사항이 정책 과제로 담겼다.

하지만 최종구 위원장은 혁신위가 제시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민간 금융회사 근로자추천이사제 도입,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 규제) 유지,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 조사와 구제 등에 대해 당장 실행하기 어렵다며 유보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삼성 차명계좌 과징금 징수 건의 경우 진행형 과제 중 하나다. 금융위는 그간 현행법 상 과징금 부과가 어렵다고 봤는데 지난 12일 법제처는 이를 뒤집은 법령 해석을 회신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이튿날 13일 실명법 관련 유관기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계좌로 자금 실소유자가 밝혀진 차명계좌에 대해 관계기관과 협조해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최종구 위원장이 ‘셀프 연임’이라고 문제제기 했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방안도 곧 발표된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의 주요 금융지주 경영권 승계 절차, 회추위 구성·운영 등에 대한 검사를 토대로 개선안을 마련키로 했다. 방안에는 CEO 후보군 관리기준의 투명한 공시와 주주를 통한 평가 절차 마련, CEO 후보 선출 과정에서 현직 CEO의 영향력 제한, 스튜어드십 코드 확산 등이 담길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 방안을 바탕으로 올해 내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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