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FRS17 시대 ‘변액보험’ 새 먹거리
생명보험사들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013년 8월 말 6255억원, 2014년 8월 7060억원, 2015년 956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이후 지난해 8월 7929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다가 올해 다시 급증한 것.
변액보험은 가입자의 보험료의 대부분을 주식이나 채권 등 펀드에 투자해 수익률에 따라 실적배당하는 상품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저축성보험 대비 책임준비금 리스크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다.
이처럼 무조건 보증해야 하는 이율이 있어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책임준비금을 더 많이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변액보험은 실적배당이기 때문에 책임준비금이 상대적으로 적다. 또 저금리기조에서 물가상승률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험사는 책임준비금 리스크가 줄어드는 장점이 있으며, 소비자도 기대수익을 높일 수 있어 도움이 되는 셈이다.
보험사 역시 원금손실 리스크를 줄인 새로운 변액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가입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연 2.75~3% 등 예정이율을 보장하는 최저수익 보증 옵션을 추가한 상품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보험 상품 특성상 장기로 유지해야 수익을 거둘 수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변액보험 가입 후 7년 내에 해지하면 원금손실이 불가피하다. 보험사가 가입 초반 계약자의 보험료에서 선취사업비를 떼가기 때문이다.
사업비에는 보험사가 설계사 등에 지급하는 판매 수당이 포함되는데 보험 계약후 최대 10년까지 보험료의 3~17%를 설계사가 받아 가는 구조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변액보험 평균 유지율은 1년 83.2%, 2년 67.9%, 3년 60.1%, 4년 52.4%에 불과하다. 7년 유지율은 29.8%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만기를 채우지 못할 경우 원금 손실 위험이 크다”며 “노후자금 마련 수단으로 변액보험이 떠오르고 있지만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수익률 차트 1위 미래에셋생명
장기투자 특성상 변액보험의 상품가치를 따지려면 5년 이상 장기 수익률이 중요하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11월 기준 23개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는 변액보험펀드는 1300여개로 이 가운데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이 유형별 수익률 1위를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은 모든 유형에서 수익률 상위 5위권에 랭크됐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은 주식형 펀드에서 5년 수익률이 56.1%을 기록해 연 평균 11%가 넘는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PCA생명은 △주식형 △채권형 펀드에서 각각 3위와 1위를 차지했다.
주식혼합형 펀드는 처브라이프생명이 46.3%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뒤이어 미래에셋생명이 33.5%의 수익률을 거뒀다.
채권혼합형 역시 미래에셋생명이 23.3%의 수익률로 1위를 기록했다.
내년 1분기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이 통합을 앞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셋생명이 사실상 변액보험 펀드 차트를 독식한 셈이다.
◇ 글로벌 분산투자·온라인 채널 전략 주효
미래에셋생명의 ‘독주’는 해외 투자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린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변액보험 102조2000억원 가운데 해외투자 비중은 5.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가운데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은 변액보험 자산 11조원 가운데 5조8500억원 가량을 글로벌 분산 투자하고 있다.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의 해외 투자 비중이 1~5%에 그치는 반면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경우 62.4%에 달하는 것.
김재식 미래에셋생명 대표이사는 “미래에셋생명은 전체 자산의 60% 이상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다”며 “PCA생명 합병 이후 변액보험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변액보험 강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생명은 업계 최초로 온라인 채널로 가입할 수 있는 변액보험상품을 출시해 시장 차별성을 꾀하기도 했다.
판매수수료와 인건비 등 사업비가 절감돼 펀드에 투자되는 보험료가 타 채널 대비 높은 것이 특징이다.
해외주식형, 해외채권형, 국내주식형, 국내채권형 펀드의 풀 라인업으로 상품을 구성해 고객들의 투자 성향별로 분산투자가 가능하다.
인터넷 보험 특성을 살려 모바일 상에서 관리가 용이하도록 도와 리포트 등을 통해 현재 투자하고 있는 펀드별 현황 등도 고객이 직접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왔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고객들이 변액보험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상품을 출시했다”며 “홈페이지나 모바일을 통해 직접 펀드 관리가 가능한 만큼 상품 이해도가 높은 고객들의 가입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 내년 PCA합병 변액보험 강자 입지 굳힌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6월 변액보험 강자인 PCA생명을 인수, 내년 초 양 사를 통합할 예정이다.
안정적인 합병을 위해 하만덕닫기하만덕기사 모아보기 미래에셋생명 부회장이 PCA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존 인력에 ‘미래에셋 DNA’를 이식 중이다.
미래에셋생명은 내년 PCA생명을 합병하면 변액보험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변액보험 선도사로 입지를 굳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CA생명은 2001년 영국 푸르덴셜그룹이 영풍생명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보험사로 공격적인 변액보험 영업을 펼쳐온 회사다.
그러나 매출 신장을 위해 FC와 GA(보험대리점)에 지급하는 선수당을 최고 1300%까지 큰 폭으로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현재 PCA생명 전속 설계사 수는 약 1000명 가량이며 이 중 가동 인력은 400명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기준 PCA생명의 자산은 5조원대로 이 중 3조7000억 가량이 변액보험 상품이다.
변액보험 비중이 높은 PCA생명을 인수함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의 피비즈 수익률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피비즈는 매출 가운데 수수료 부문 계정을 따로 분류한 것으로 현재 미래에셋생명의 피비즈 수입의 60% 이상이 변액보험에서 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통합으로 미래에셋생명과 PCA생명의 총자산규모는 33조4100억원이 돼 업계 5위로 올라설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30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장성보험과 변액보험 APE(연납화보험료)는 각각 1260억원, 1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44% 늘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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