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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손 든 ISS, 열흘앞둔 KB노조 주총 제안에 제동

기사입력 : 2017-11-09 20:44

(최종수정 2017-11-09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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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훼손' 반대 권고…노조 '경영참여' 안건 통과 제약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10월 30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윤종규 회장 연임 저지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 금융노조이미지 확대보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가 10월 30일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윤종규 회장 연임 저지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 금융노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KB노협)의 주주제안에 제동을 걸었다. 오는 20일 KB금융 임시 주주총회를 앞둔 가운데 투자자들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KB금융 관련 보고서를 통해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 대표이사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등 이사회 내 소위원회 참여를 배제하는 정관변경 등 2개 안건에 반대를 권고했다. 이 두 가지 안건은 KB노협이 주주제안을 통해 올린 안건이다.

ISS는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과거 정치 경력과 비영리단체 활동 이력이 금융지주사 이사회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정관변경 안건에 대해서도 ISS는 "계열사에 대한 대표이사의 영향력을 약화하는 것은 주주가치에 부합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반대 의견을 설명했다. 주주가치를 내걸고 사실상 반대손을 든 것이다.

ISS는 나머지 안건인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국민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을 밝혔다.

KB금융의 외국인 주주 비중이 70%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ISS권고안으로 인해 노조측의 제안이 통과되기 보다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사외이사 선임을 위해서는 의결권 주식 수의 4분의1 이상, 참석주주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정관 개정은 의결권 주식 수의 3분의1 이상, 참석주주 3분의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한다.

금융사 노조의 주주제안은 국내에선 파격에 가까울 만큼 생소하다. 현재 상법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경우 0.1%의 지분만 보유하고 있더라도 주주제안을 할 수 있다. 지난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서 특례로 지분 요건을 완화했기 때문이다. KB노조는 0.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KB노사의 '줄다리기'는 윤종규 회장의 연임 도전과 맞물려 팽팽했다. 사측은 노조 선거 개입 의혹이 있는 임원 2명을 사퇴시키고 노조에게 손을 내밀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노조는 사측에 여론조사를 방해한 혐의를 제기하고 현재 검경 수사로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임시 주총을 2주 앞두고 본격적으로 경영 참여를 위한 의결권 모으기에 나섰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방안 대토론회'에서 국회 정무위 민주당 간사인 이학영 의원은 "노동이사제 도입은 대통령 공약에 포함돼 있으며 국정과제에도 담겼다"면서 "노동이사제 도입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9일 ISS 권고안과 관련 "지난 2007년 ISS는 현대증권 주총을 앞두고 현대증권 노조가 추천한 하승수 변호사에 찬성의견을 냈는데 같은 인물에 다른 의견을 낸 이유를 묻고 싶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노조 제안을 두고 소수 주주의 권리 행사 장려, '낙하산 인사' 방지, 지배적 권위의 최고경영자(CEO) 견제 등 취지로서는 긍정적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노조의 경영 개입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요즘 금융권에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국이라 노사 갈등이 자칫 다른 방향으로 비화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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