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닫기김용환기사 모아보기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집무실에서 만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농협 계열사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는 일에 방점을 뒀다.
◇ 전문인력·자산경쟁력은 CIB 밑거름
기업투자금융(CIB)은 김용환 회장 취임 이후 농협금융의 전략적 협업 사업으로 꼽힌다. 저금리·저성장 지속으로 은행의 전통적 수익원이 한계에 이르러, 상대적으로 증권·보험 등 비은행 부문과 경제·유통 등 다양한 계열사를 토대로 새로운 먹거리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다. 김용환 회장은 올해 농협금융의 은행과 비은행 손익 비중을 1대 1로 맞춰 안정적 손익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량한 딜(Deal)을 따내는 데 필수적인 빠른 의사결정을 위한 시스템에도 초점을 맞췄다. 금융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하는 ‘CIB 전략협의회’에서 다양한 딜 정보를 공유하고, 은행·증권 기업담당(RM) 실무자간 ‘페어(Pair)-RM 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대체투자 3종 펀드’ 운용 등 NH-아문디(Amundi) 자산운용 역량을 높이는데도 힘을 보태고 있다. 대체투자 3종 펀드는 대체투자 활성화를 위해 범농협 계열사가 협업해 조성한 그룹 IB 펀드로, 인수금융론 펀드(2015년), 부동산펀드(2016년)에 이어 올해는 인프라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김용환 회장은 지난 3월 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에 ‘깜짝’ 방문해 직원들과 함께 피자를 먹으며 기업금융, 투자금융, 외국환 사업 추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현장 소통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김용환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투자금융(CIB)이 농협금융의 주요 전략사업인 만큼 협의체를 통한 정보공유 활성화로 새로운 투자기회를 적극 발굴”하고 “공동투자 표준심사제 도입 등 신속한 심사로 사업추진에 속도감을 내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또 전통적 1차산업으로 인식되는 농업을 미래형 금융으로 이끌고 있기도 하다. 농협금융은 농산업가치창조펀드(PEF) 지원을 위한 유망 농기업 발굴에 은행·증권·중앙회 등 다각적 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설립된 1호 펀드는 200억원 규모로 지난 3월 말 현재 40억원을 투자했고, 2호 펀드는 올해 하반기 200억원 규모로 추가 설립할 예정이다.
김용환 회장은 “향후 펀드규모를 단계적으로 1000억원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미래형 농장인 스마트팜(Smart farm)을 위한 자금도 지원한다. 우수한 기술력으로 전문 교육을 이수한 농업인에게 50억원 이내 1% 낮은 고정금리를 적용한다.
◇ 디지털 + 글로벌 새 먹거리 찾기
김용환 회장은 농협금융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디지털금융·글로벌 사업·은퇴금융” 세 가지를 꼽았다. 올해 금융지주에선 글로벌전략국을 글로벌전략부로 격상하고, 디지털금융단 등 핀테크·빅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조직을 보강했다.
농협금융의 디지털 사업은 ‘NH핀테크 오픈플랫폼’, ‘NH핀테크 혁신센터’, ‘올원뱅크’ 세 축으로 분류된다.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은 핀테크 기업이 농협의 오픈 API(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를 활용해 금융 기능을 포함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용환 회장은 “농협의 API 데이터를 제공해 벤처기업 육성을 돕고 있는 것”이라며 “성공 업체가 농협 은행, 카드 등을 쓰는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올원뱅크’는 금융지주 공동 모바일 플랫폼이자 핀테크 기업의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탑재한 개방형 플랫폼이다. 은행 상품은 물론 NH손보 여행자보험 가입, 농협캐피탈과 NH저축은행의 대출 상담도 받을 수 있다. 또 지방세 스마트고지·납부 서비스 등으로 공공핀테크 플랫폼도 지향한다.
김용환 회장은 “올원뱅크는 다른 은행계좌를 써도 금융거래 가능한 개방형이 장점”이라며 “가입자 160만명까지 확대를 목표로 올해는 보다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사업의 경우 금융산업 성장성이 높고 농업금융에 대한 수요가 있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미얀마를 비롯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에 우선적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것이다. 국가 별로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하고, 현지 금융회사 인수합병(M&A), 지분투자 등 다양한 방식을 모색 중이다. 이때 농업 부문 분야에 특화된 농협금융의 강점과 경제사업과의 공조도 최대한 활용토록 한다는 전략이다.
중국 공소그룹과의 합작 사업의 경우, 지난해 8월 농협캐피탈의 공소융자리스 지분참여로 포문을 열었다. 김용환 회장은 “현재 공소그룹 인터넷 소액대출 회사 논의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농협은행 최초 해외법인인 미얀마 소액대출회사도 순항 중이란 설명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소액대출업 영업지역 확대는 물론 은행업 진출까지 계획하고 있다. 김용환 회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과 캄보디아 소액대출은행 인수 관련해 조만간 직접 방문해 협약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산업분석 토대 구축…“올해 1조 순익도 가능”
“시스템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렸다.”
김용환 회장은 취임 이후 지주 산하에 ‘산업분석팀’을 신설하고 산업분석을 여신·리스크 정책과 연계성을 높이는데 중점을 뒀다. 7명의 박사급 전문 인력에서 3명이 충원됐고 분석 대상 업종도 종전 24개에서 143개로 늘어났다. 올해는 업종 수를 688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잠재 부실징후 기업에 대한 조기경보 시스템도 고도화했고, 편중 여신에 대한 일별 모니터링 시스템도 구축했다. 김용환 회장은 “기본으로 돌아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 올해도 경계심을 늦추진 않고 있다. 김용환 회장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도 숙박업·식당업 등 자영업자부터 무너지며 시작된 만큼 캐피탈 대출 등을 철저히 살펴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환 회장은 올해 농협금융 순이익 목표치로 6500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상반기 적자결산에도 연말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올해 1분기(1~3월)엔 순이익 2216억원을 내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농협법에 따라 농업인 지원 목적으로 농협중앙회에 납부하는 분담금인 농업지원사업비(구 명칭사용료)를 포함할 경우 당기순이익은 2884억원이다. 또 부실 여신에 대비해 쌓는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도 1분기에 217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9.2% 나 감소했다.
연임에 성공한 김용환 회장은 앞서 구축한 체계 위에서 적극적 사업 추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회사 별 조기 사업추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지난 2월 자회사 7곳(농협은행·농협생명·농협손보·농협캐피탈·NH-Amundi 자산운용·NH투자증권·NH저축은행) 모두 직접 방문해 지난해 실적에 대한 허심탄회한 반성과 함께 올해 사업 추진 태세 구축을 위한 의견을 모았다.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보고와 회의를 대면에서 비대면으로 간소화하기도 했다. 직원들에게도 아웃바운드 세일즈에 필요한 테블릿PC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김용환 회장은 “작년에 빅배스로 내실을 다졌기 때문에 올해는 좀더 공격적으로 나가 연간 순익 1조원 이상도 내다보고 있다”며 “올해를 농협금융 재도약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학 력 〉
- 1972년 2월 서울고등학교 졸업
- 1980년 2월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 1991년 2월 미국 벤터빌트대학교 대학원 국제경제학 석사
- 2003년 8월 경희대학교 대학원 경영학 박사
〈 경 력 〉
- 2007년 3월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 2008년 3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 2008년 12월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 2011년 2월 한국수출입은행장
- 2015년 4월~ (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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