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사 선강퉁 준비, ‘중국 바로 알기’에 초점
증권사들은 선강퉁 시행이 아직까지 투자자 비중이 작은 후강퉁 시장을 보완, 중국 전체 시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게 하는 긍정적 기회라고 보고 있다. 전통주 중심의 후강퉁과 달리 선강퉁 시장에는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핀테크, 바이오시밀러, 신에너지자동차와 같은 신성장산업 기업들이 몰려있다. 두 시장 성격이 다른 만큼 둘의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면 침체기를 맞이한 중국 증시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선강퉁에 투자할 때에는 고평가 되어있는 회사들의 실제 성장 잠재력과 성장 지속가능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선전거래소에 상장돼있는 기업들은 상해거래소에 비해 PER(주가수익비율)이 높은 편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의 PER이 12배, 중국 상해 증시가 16배, 미국이 15~16배로 15배 내외가 PER의 일반적인 평균 수준”이라며 “선전거래소의 PER은 평균 25배 정도이지만 개별 기업에 따라서는 80~100배가 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 삼성, 중신증권 포괄적 제휴로 ‘후강퉁 1위’ 수성한다
삼성증권은 후강퉁 점유율 1위의 지위를 십분 활용해 선강퉁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은 해외 주식중개시장 강자다. 미국, 일본을 비롯해 유럽, 아프리카에 이르는 28개국 주식을 중개하고 있다. 이런 경험은 후강퉁 시장이 열릴 때도 강점으로 작용, 점유율 60% 달성의 쾌거를 이뤄냈다. 2위인 유안타증권이 20%, 3위와 4위인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5~6%에 머문 것과 비교하면 독보적이다.
이 같은 제휴 외에도 삼성증권은 삼성경제연구소에 차이나 파트를 마련, 외부 자문위원을 초빙하고 차이나센터를 통해 리서치센터, 중국 현지 사무소를 마련하는 등 중국 관련 리서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고퀄리티의 리서치 자료를 만들기 위해 지난 4월에는 PB를 포함한 삼성증권 직원들이 선전 및 상해를 방문해 현지 증권사와 관련 기업들을 직접 탐방하고 시장 트렌드와 분위기를 파악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은 선강퉁이 시작되자마자 후강퉁 시행 당시 ‘후강퉁 100대 종목’ 책자를 마련한 것과 마찬가지로 선전거래소 상장기업 분석 자료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작년 1월부터 매일 아침 제공되는 데일리 중국투자정보 알람서비스 '니하오 후강퉁'에는 선강퉁 정보 또한 추가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아직 선강퉁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관련 고객들이 요청하는 경우 지점별로 세미나를 진행 중”이라며 “중신증권 센터장 및 애널리스트가 방문해 후강퉁 전국투자설명회를 했던 것처럼 선강퉁이 시행되면 역시 동일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유안타, ‘중화권 증권사’ 이점으로 1위 노린다
유안타증권은 2014년 동양증권이었을 당시 대만 유안타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국내 유일의 중화권 증권사라는 이점을 살려 후강퉁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올해 후강퉁은 물론 선강퉁 주식 중개시장에서 1등의 자리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유안타의 경쟁력은 대만을 비롯해 홍콩, 상해 등 유안타그룹 특유의 범 아시아 금융네트워크를 활용, 200여명의 애널리스트로 구성된 리서치 팀에서 나온다. 이를 무기로 지난해 11월부터 ‘선강퉁 가이드북’ 만들기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가이드북은 선강퉁 대표 100대 기업을 소개하고, 그 중에서 10대 기업을 추천해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도록 구성된 설명서다. 설명서에는 중국 경제와 함께 중국 산업, 한국 산업을 비교하는 코너도 마련된다.
유안타증권의 전매특허 인공지능 HTS 티레이더에 선강퉁을 접목하는 것도 기대해 볼만한 대목이다. 티레이더는 서 사장이 증권업에 종사하면서 느꼈던 주식투자에 대한 고민의 산물로써,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을 통해 최적의 상승·하락 유망종목을 실시간으로 발굴·추천하고 매매타이밍까지 제시한다. 선강퉁에 상장된 기업들의 개요를 티레이더 정보사항에 올리면 티레이더 상에서 유망한 기업들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고객들은 ‘선강퉁 티레이더’를 통해 선강퉁에 상장된 주식들을 직접 매매할 수 있다.
선강퉁 투자자들에게 질 높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지점 영업직원들을 대상으로는 ‘선강퉁 PT 경연대회’를 열고 있다. PT 대회는 발표자가 선강퉁에 상장된 기업 하나를 선정, 영업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에 대한 투자 포인트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글로벌비즈 팀장은 “선강퉁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같은 기업이 나온 곳으로 작은 창구 하나에서 어마어마한 기업이 되는 스토리를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이라며 “선강퉁에 있는 유망 기업들을 담는 ‘차이나랩’ 운용, 대만 유안타와 연계한 현지 기업탐방, 현지 애널리스트 초청 선강퉁 투자설명회 등 다양한 준비를 통해 선강퉁 길라잡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증권사, 세미나·상품 판매·시스템 구축 등 준비 나서
다른 증권사들도 선강퉁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선전거래소와 국내 최초로 직접 시세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자체원장 구축으로 고객 맞춤형 주문화면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30일부터 선전거래소에만 투자하는 펀드인 ‘미래에셋 차이나심천100인덱스’펀드를 단독으로 판매한다. 심천100 지수는 모바일, 헬스케어, 소비 등 신성장산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심천거래소의 대표지수로 선강퉁이 시행되면 큰 수혜가 예상된다.
하나금융투자는 안목을 가지고 과거부터 중국 시장 연구에 주력, 리서치센터에 센터장 포함 5명의 중국통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관련 리서치의 강점을 기반으로 선강퉁 시장 전략을 준비 중이다. 하나금융투자는 2013년 9월 출시 이후 매년 20%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는 중국 1등주 시리즈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선강퉁 시행에 맞춰 새로운 상품을 만든다기 보다 기존 상품을 활용해 꾸준한 성과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26일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중국시장 긴급진단 투자세미나’를 개최해 투자정보를 공유했다. 지난해 3월에는 중국 증시 및 채권 전문가 4명로 구성된 ‘차이나 데스크’를 출범시켰다. 차이나 데스크는 월 1회 중국 출장, 연 40여개 이상 기업 탐방을 기본으로 발로 뛰는 리서치를 시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제도가 시행되면 차이나 데스크가 발간하고 있는 주간 ‘차이나포커스’와 월간 ‘신한 중국 비서’를 통해 차별화 된 선강퉁 투자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도 각각 4월20일 ‘중국시장 전망과 유망종목 세미나’와 5월31일 ‘중국주식 투자전략 세미나’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선강퉁 출시 대비 시세 서비스 및 주문서비스 준비 중이다. 현대증권은 선강퉁 추천종목 및 대표종목 가이드북 발간과 선강퉁 투자세미나, 관련 프로모션 등을 준비하고 있다.
김지은 기자 bridg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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