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VLCC 운임이 치솟은 가운데 오랜 용선사로부터 하루 약 10만 달러 수준의 대선료를 3년간 확보하면서, 2조 원대 VLCC 선대 확대를 앞두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
5년 거래한 용선사와 3년 더 동행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팬오션은 지난 23일 트라피구라 마리타임 로지스틱스와 VLCC 1척에 대한 장기대선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연결 매출액 5조4329억 원의 2.73% 규모다.이번 계약은 기존 계약의 연장선에 있다. 팬오션 관계자는 "트라피구라와 약 5년간 대선계약을 수행해 왔는데, 이를 3년 추가로 연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선박은 기존 계약이 끝나는 12월 1일 곧바로 새 계약에 들어가 공백 없이 수익을 낸다.
VLCC 운임, 한달 새 44.4% 올라
연장 계약엔 최근 3년간 VLCC 기간용선료가 반영됐다. 계약금액은 약정한 일일 대선료에 최소 계약기간을 적용한 1억960만 달러를 지난 28일 매매기준율(달러당 1352원)로 환산한 값이다. 최소 계약기간을 기준으로 하루 대선료를 역산하면 약 10만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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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운송에 활용된 선박은 2020년 발주돼 2021년 인도된, 선가 상승기 이전의 저원가 선박으로 수익성도 높다.
증권가에서는 이 계약 이익 기여도를 2027년 영업이익 컨센서스 5~6%로 추정하고 있다. 대선수익은 올해 12월부터 인식되는 만큼 실적 기여는 2027년부터 본격화할 전망이다.
달러 고정수익이라는 점에서 환율 방어 효과도 있다. 해운사는 매출 대부분이 달러로 발생해 원·달러 환율이 내리면 원화 환산 이익이 줄어든다.
장기대선은 팬오션 VLCC 사업의 기본 구조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VLCC는 대형 에너지 기업이 선박을 빌려 직접 운항하고, 선사는 선박과 선원을 제공한다. 운임이 뛰더라도 선박을 스팟 시장에 직접 내놓기보다 우량 용선사와 장기계약을 맺는 쪽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VLCC 1척에 불과하지만 이익 기여도로는 벌크 CVC(장기화물운송계약) 10척 이상일 것”이며 “이번 계약과 SK해운 중고선 인수 등으로 VLCC 이익이 늘면서, 환율이 올해 달러당 1430원에서 2027년 1360원으로 하향될 영향을 만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지 확대보기드라이벌크 중심 사업 구조 재편 모색
팬오션은 그간 드라이벌크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다른 사업으로 분산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확장을 모색해 왔다. 2020년 이후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투자를 시작해, 2019년 말 0척이던 LNG선 사선은 올해 상반기 말 12척으로 늘었다. 기타 해운부문 매출은 2019년 244억 원에서 지난해 3182억 원으로 커졌다.다음 성장축은 VLCC다. 팬오션은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VLCC 신조선 9척을 발주했고, 지난 2월에는 SK해운 중고 VLCC 10척을 9737억 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신조선 9척과 SK해운 중고선 10척을 합친 투자 규모는 약 2조6700억 원이다. 올해 상반기 말 2척이던 VLCC 선대가 20척 이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SK해운 선박은 장기운송계약이 딸린 채 내년 4월까지 인도되고, 신조선은 2028년부터 들어온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팬오션은 SK해운 선박의 장기계약이 끝나거나 폐선하는 시점에 대비해 이를 대체할 신조선도 대부분 확보해 뒀다. 대규모 선대 확대에 앞서 장기계약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사업 초기의 수익 변동성을 낮춘 셈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제 막 VLCC 운영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3년이나 고정수입을 확보했다는 점은 사업초기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정진아 한국금융신문 기자 urzinni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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