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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단체 전환 공인중개사협회, 11만 중개사 ‘자정 시스템’ 시험대

기사입력 : 2026-09-1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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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지난 9일 법정단체 출범 및 창립 4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범형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지난 9일 법정단체 출범 및 창립 40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조범형 기자
[한국금융신문 조범형 기자]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27년 만에 법정단체 지위를 회복하면서 부동산 중개시장의 자정 기능이 시험대에 올랐다. 협회 가입률이 이미 97%에 달하는 만큼 조직 확대보다 무등록 중개와 자격증 대여 등 시장 질서를 흐리는 행위에 얼마나 실효성 있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지난 2월 개정된 공인중개사법이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되면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법률에 근거한 법정단체로 전환됐다. 1999년 규제 완화 과정에서 임의단체로 바뀐 이후 27년 만이다.

협회 규모는 이미 개업공인중개사 대부분을 아우른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개업공인중개사 10만7576명 가운데 협회 회원은 10만4123명으로 가입률은 약 97%다.

◇ 일선 공인중개사 “시장 신뢰 기대”…부담 확대 우려도

일선 중개사들의 관심은 협회의 외형보다 실제 영업 현장에서 무엇이 달라질지에 쏠린다. 이미 대부분이 협회에 가입해 있는 만큼 법정단체 전환이 불법·편법 중개를 줄이고 업계 신뢰를 높이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자격증 대여나 무등록 중개가 줄어들면 정상적으로 영업하는 중개사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공인중개사를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법정단체 전환이 일선 중개사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회비나 내부 규율만 강화되지 않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책임과 의무가 커지는 만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나 변화도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단체 전환의 실효성은 기존 조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활용하느냐에 달렸다. 무등록 중개와 자격증 대여, 허위매물 등에 대한 자율규제를 강화하고 회원의 전문성과 윤리 수준을 높이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 협회는 ‘권한’보다 ‘의무’…자율규제 시험대

개정 공인중개사법은 협회를 법률상 단체로 명시하고 정관 제정·변경 시 국토교통부 장관의 인가를 받도록 했다. 회원이 업무 과정에서 지켜야 할 윤리규정도 국토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마련해야 하며 회원에게는 이를 준수할 의무가 부여된다.

법정단체 전환으로 협회에 별도의 현장 조사나 직접적인 단속 권한이 생긴 것은 아니다.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협회장은 법정단체 전환의 의미를 권한 확대보다 책임과 의무 강화에 두고 있다. 회원 권익 보호를 넘어 부동산 거래질서 확립과 소비자 보호 등 공적 역할에 무게를 두겠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전국 조직망을 활용해 불법 중개나 이상거래 징후를 살피고 관계기관과 협력하는 등 자정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전세사기 예방과 회원들의 윤리의식·전문성을 높이는 것도 법정단체로서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 높아진 공적 책임…소비자 보호가 관건

법정단체 전환 이후에는 중개사고 예방뿐 아니라 피해 발생 시 소비자를 보호하는 공제와 분쟁 조정 체계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공인중개사법에 따라 협회는 개업공인중개사의 손해배상책임을 보장하기 위한 공제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피해 보상과 분쟁 해결 과정에서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는지가 중요하다.

운영의 투명성도 요구된다. 법률에 근거한 단체가 된 만큼 회원 권익과 업권 보호에 치우치지 않고 거래질서 확립이라는 공적 역할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법정단체 전환의 성패가 제도 자체보다 현장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개업공인중개사 대부분을 회원으로 둔 만큼 기존 조직을 활용한 자율규제가 실제 불법·편법 중개 감소와 중개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27년 만에 법정단체로 돌아온 협회가 높아진 책임을 중개 현장의 자정과 소비자 보호라는 실질적인 변화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법정단체 전환의 성과를 가를 전망이다.

조범형 한국금융신문 기자 chobh0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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