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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가 하락하면 ‘영풍’은 돈번다?...기이한 회계 구조

기사입력 : 2026-08-28 15:40

(최종수정 2026-08-2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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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가 내려가자 영풍 당기순손익 17.5%↑
영풍‧MBK 간 콜옵션·풋옵션 계약에 따른 장부 착시
고려아연 주주들과 영풍 이해관계 '상충' 가능성

‘고려아연’ 주가 하락하면 ‘영풍’은 돈번다?...기이한 회계 구조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하면 영풍의 당기순손익이 증가하는 기이한 회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 영풍이 고려아연 적대적 M&A를 위해 손잡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상 부여된 콜옵션·풋옵션 계약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주가와 영풍 순이익의 상반된 추이는 회계상 장부 착시지만, 고려아연 주주들과 영풍 간 이해관계 '상충'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5억 원에 불과했으나, 당기순이익은 38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간 격차는 250배를 넘어선다.

이 같은 기형적 손익 구조의 원인은 영풍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매수에 나서며 체결한 경영협력계약에 있다. 양사 간 체결된 풋·콜옵션 계약 구조상, 고려아연의 주가가 하락할 때 영풍 장부상 파생상품 평가가치는 오히려 상승하도록 설계됐다.

실제로 2분기 중 고려아연 주가가 142만2000원에서 108만 원으로 24.1% 하락하자, 영풍 장부에는 약 4521억 원의 파생상품 평가이익이 반영됐다. 이러한 흐름은 이번 분기만이 아니다. 최근 6개 분기 동안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한 2개 분기에는 영풍에 대규모 평가이익이 발생한 반면, 주가가 상승한 4개 분기에는 모두 평가손실이 기록됐다.

고려아연 주가가 하락할 때는 영풍의 영업외이익이 수천억 원 늘어나고, 반대로 고려아연 주가가 상승할 때는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하는 반대 연동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시장은 이 같은 현상이 적대적 M&A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기형적 부산물이라고 지적한다. 대주주로서 기업 가치와 주가를 부양해야 할 핵심 관계사의 주가가 떨어져야만 회계상 이익이 불어나는 모순적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본업인 제련 사업의 수익성이 저하된 상황에서, 타사의 주가 등락에 따라 회사 전체의 순이익이 수천억 원 단위로 널뛰는 구조는 기업의 재무 안정성 측면에서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평가이익은 현금 유입이 없는 단순 장부상 가치에 불과해, 향후 고려아연 주가가 반등할 경우 대규모 평가손실로 전환될 수 있다”면서도 “본업의 실적 회복보다는 파생상품 평가 손익에 따라 기업의 성적표가 좌우되는 상황은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회사와 이해 상충 관계에 놓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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