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그래피는 604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중 121억원은 제3자배정 유상증자(전환우선주, CPS), 483억원은 전환사채(CB)로 구성됐다. 발행가액과 전환가액 모두 1만8318원으로 동일하게 책정됐다.
이러한 조달 전략은 성장과 재무완충을 동시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다. 시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 조항도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자 수익이나 손실 방어보다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 기대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CPS는 자본으로 인정돼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그래피는 올해 1분기 기준 3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미처리결손금도 862억원에 달한다.
한국금융신문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지난해 그래피의 잉여현금흐름(FCF)은 185억원 적자다. 그래피 입장에서 이번 자금조달은 성장과 동시에 생존을 위한 측면도 크다고 볼 수 있다.
결손금은 향후 이익 실현이나 감자 등을 통해 줄여나가야 한다. 단기적으로 결손금을 털어내기 어려운 만큼 성장이 필수다.
FI, 공격과 방어 공존…자금조달 ‘조화’
CB 인수에 참여하는 FI들은 대부분 기존 투자자(라이프자산운용, 흥국 멀티플랫폼 신기술투자조합 4호, IBK캐피탈(아이비케이씨-퍼시픽), KB증권 등)다. 여기에 메자닌 시장 주요 운용사(GVA, 안다, DS, 블래쉬, 레이크 등)들이 합류해 투자 저변이 확대됐다.기존투자자와 신규투자자 참여 규모는 각각 181억5000만원, 422억5000만원이다. 신규투자자들이 전체 자금조달 금액의 약 70%를 채웠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래피가 추진하고 있는 약 500억원 규모 인수합병(M&A)과 글로벌 확장 전략이 투자자들에게 통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기존투자자들의 추가 자금 투입이 ‘방어적 투자’라는 점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자금조달 실패 시 이들이 보유한 잔여지분은 휴지조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투자자 참여가 신규투자자 부담을 덜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조건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래피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자금조달 성공이 흑자전환으로 반드시 이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특히 CB는 리픽싱 조항이 없기 때문에 과도한 주가 하락은 자금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그래피는 재무적 위험과 공격적인 확장 사이에 있다”며 “발행조건을 보면 FI들은 후자에 손을 들어주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잠재적인 신주발행 물량이 30%에 달해 M&A 등에서 기대만큼 효과를 보지 못하면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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