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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1조 잭팟’에 주가 띄우나 했더니…첫 파업에 발목 잡힌 카카오

기사입력 : 2026-05-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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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 매각으로 FCF 숨통 틔웠지만
내부 결속 없이는 주가 재평가 ‘난망’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정신아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한국금융신문 정채윤 기자] 카카오가 두나무 지분을 하나금융그룹에 매각하며 1조 원 규모의 미래 사업 투자 재원을 손에 쥐게 됐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노사 갈등에 따른 창사 첫 ‘본사 파업’ 위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맞물리며 주가 반등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1조 자금’ 확보했는데…노사 교섭 결렬로 내부 긴장감 최고조


21일 IT 업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 노조)는 전날 경기 성남시 카카오 판교 사옥 인근에서 약 500명의 조합원이 집결한 가운데 대규모 결의대회를 열고 “이날 오전 11시까지 5개 법인에서 파업 찬반 투표에서 5개 법인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4개 법인은 파업 등 단체행동 수순에 접어들었다. 노조는 그룹 전반의 인위적 구조 재편에 따른 고용 안정 보장과 보상 불균형 해소, 경영 쇄신을 요구하며 투쟁 수위를 끌어올렸다.

카카오 노동조합(크루유니언)이 지난해 8월 21일 낮 12시 경기 성남 판교아지트 앞에서 '경영쇄신 시즌2, 카카오 약속을 지켜라'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크루유니언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 노동조합(크루유니언)이 지난해 8월 21일 낮 12시 경기 성남 판교아지트 앞에서 '경영쇄신 시즌2, 카카오 약속을 지켜라'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크루유니언
이번 내부 갈등의 고조는 사측의 대규모 자산 유동화 시점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 15일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228만4000주(6.55%)를 하나금융그룹에 매각했다. 처분 금액은 1조32억5000만 원에 달하며, 처분 예정일은 다음 달 15일이다.

카카오는 2013년 두나무 설립 초기 2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2015년 33억 원을 추가 투입해 총 35억 원의 원금을 집행한 바 있다. 이번 일부 지분 매각으로 원금 대비 300배 이상을 회수했으며, 잔여 지분(4.03%) 가치를 포함하면 전체 투자 성과는 약 500배 수준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 같은 자산 매각 성과와 달리 내부 노동 교섭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미 주요 계열사는 파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게 된 만큼, 아직 쟁의권을 확보하지 않은 카카오 본사의 움직임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사는 지난 12일 임금 교섭 최종 결렬 이후 18일 진행된 1차 조정 절차에서 기일을 연장하며 당장의 파업 위기는 면한 상태다. 오는 27일 예정된 2차 조정 기일마저 결렬될 경우 본사 노조 역시 즉각 쟁의권 확보 수순에 들어가며 창사 이래 첫 파업이 진행될 수도 있다.

IT업계 전문가는 “대외적으로는 조 단위 현금 확보에 성공했으나, 내부에서는 보상 불균형에 따른 구성원들의 반발이 심화되는 양상”이라며 “이러한 극단적 온도 차가 카카오의 경영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역대급 FCF 수혈 전망…밸류 저평가 탈출구 되나


재무적 관점과 시장 평가 측면에서 이번 두나무 지분 매각은 카카오의 기초체력을 보완할 수 있는 대형 호재로 분류된다.

불과 두 달 전 열린 카카오 제3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들은 지난 2021년 6월 25일 장중 17만3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현재 주가가 70% 이상 하락한 점과, 경쟁사 대비 낮은 배당 성향을 지적하며 경영진을 강하게 압박한 바 있다. 성장주로서의 AI 모멘텀을 증명하지 못하면서 주주환원에도 소극적이라는 비판이었다.

카카오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 최근 3개월간 주가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이 이 같은 시장 불만을 해소할 수 있는 재무적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는 이번 거래를 통해 법인세 등을 제외하고도 약 7500억~8000억 원 규모의 순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카카오의 연결 기준 연간 잉여현금흐름(FCF) 총액에 준하는 대규모 일회성 현금 유입이다. 한국금융신문이 자체 구축한 인공지능(AI) 데이터 플랫폼 ‘더 컴퍼스(THE COMPASS)에 따르면 2025년 카카오 FCF는 1847억 원이었으며, 올해는 7966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매각 대금은 회계상 FCF에 직접 반영되지는 않지만,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흐름과는 별개로 전략투자 재원을 보강하는 효과를 낸다. 그만큼 카카오가 AI 인프라 투자나 인수합병(M&A) 같은 고정비 성격의 지출을 본업 현금흐름만으로 충당하지 않아도 되는 여지가 커진다.

카카오 잉여현금흐름(FCF). /자료=더 컴퍼스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 잉여현금흐름(FCF). /자료=더 컴퍼스
다만 이번 매각 대금이 정신아닫기정신아기사 모아보기 카카오 대표가 2024년 부임 당시 제시한 ‘FCF 20~35% 주주환원’ 가이드라인에 직접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본업에서 창출된 FCF는 자사주 매입·소각이나 배당 재원으로, 매각 대금은 미래 성장 투자 재원으로 각각 활용할 수 있어 주주환원과 성장투자 사이의 재무적 유연성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이렇게 확보된 유동성은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필두로 한 자체 서비스 고도화뿐만 아니라, 구글·오픈AI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파트너십 기반 생태계 확장과 유망 기술 기업 M&A 등에 다각도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 결속이 주가 반등 전제조건…27일 본사 조정 ‘분수령’


자본시장의 시선은 이제 대규모 현금을 넘어, 확보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집행해 AI 서비스를 안착시킬 내부 조직 안정성 여부로 이동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가 적기에 집행되더라도 이를 구현할 내부 구성원과의 신뢰가 저하될 경우 플랫폼 운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노조가 이번 결의대회에서 전면 투쟁을 선언한 본질 역시 보상 체계의 왜곡과 자본배치의 불균형에 있다. 노조 측은 최근 수년간 이어진 경영 효율화와 구조 개편 과정에서 정작 현장 구성원들에 대한 보상은 기대에 못 미쳤고, 계열사 간 처우 양극화만 심화됐다고 지적한다.

카카오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카카오 최근 1년간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 억 원). /자료=카카오
여기에 인력 구조 재편과 업무 강도 증가 문제도 갈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노조는 회사가 비용 절감 중심의 운영 기조를 강화하면서 현장 구성원들의 피로감이 누적됐다고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두나무 엑시트가 카카오의 실질적인 주가 재평가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내부 리스크 통제가 최우선 선결 과제라고 지적한다. 아무리 훌륭한 자금을 확보했더라도 이를 비즈니스로 전개할 내부 동력이 저하되면 하반기 AI 로드맵 전체가 순연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 오후 3시로 예정된 본사의 2차 조정 기일 결과는 카카오가 파업 리스크를 해소하고 AI 중심의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을지를 가르는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조 원의 재원을 쥔 정신아 대표가 내부 쇄신과 인적 자본 신뢰 회복이라는 경영적 과제를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자본시장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카카오가 과거 웹3·가상자산 중심의 확장주의 리스크를 청산하고 글로벌 AI 생태계로 진입하려는 변곡점에서 조 단위 투자 재원을 마련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시장 신뢰를 회복하고 진정한 주가 턴어라운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대외적 투자 성과 입증에 앞서 내부 거버넌스 안정화와 리스크 관리 역량을 먼저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윤 한국금융신문 기자 chaeyu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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