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대주주 변경 이후 ‘강한 중형 증권사’로
“PF로는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 한양증권이 스스로 기존 공식을 부정하며 전면적인 체질 전환에 나섰다. 최근 변화들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성장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70년 업력에서 비롯된 신뢰와 안정성은 유지하되, 여기에 자본 효율성과 실행력을 결합해 ‘강한 중형 증권사’로 체질을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이는 점진적 개선이 아니다. 사업 구조, 수익 모델, 조직 운영 방식까지 회사의 작동 원리를 통째로 바꾸는 전환에 가깝다.
자본 효율 중심 경영으로 전환
변화의 핵심은 경영 전략이다. 한양증권은 특정 사업부 실적에 기대던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구조 다각화, 신사업 발굴, 리스크 관리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겉으로는 사업 확대처럼 보이지만, 본질이 다르다.외형이 아니라 돈 버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같은 자본으로 더 많이, 더 안정적으로 번다는 전략이다. 목표 역시 명확하다. 2030년 자기자본 1조원. 단순한 외형 확대가 아니라, 수익성과 안정성을 기반으로 한 ‘질적 성장’으로 규모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의 사업 구조 재편, 조직 변화, 주주환원 강화는 모두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실행 수단이다.
‘다각화 구조’로 포트폴리오 재편
사업 구조 변화는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과거 PF 중심 증권사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운용, 마켓 인프라, 글로벌 IB, 리테일 등 복수의 수익 축을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이는 단순 확장이 아니다.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 ‘다층적 수익 구조’로의 전환이다.핵심 키워드는 ‘수익구조 다각화’와 ‘플로우 비즈니스 확대’다. 자기자본 투입 부담이 낮은 수수료·중개 중심 사업을 확대하며 시장 변동성에 덜 민감한 구조로 무게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신사업 확장도 빠르게 속도를 내고 있다. 한양증권은 기관전용 사모펀드 GP 등록을 통해 단순 중개를 넘어 펀드 결성부터 자산 운용, 성과보수 수취까지 가능한 ‘운용형 수익 모델’을 구축했다. ETF AP·LP 업무에도 진출하며 유동성 공급과 가격 형성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등 시장 인프라 영역으로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IB 부문 역시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해외 500여 개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대출 주선, 신디케이션, 자문을 수행하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견·중소기업까지 고객군을 넓히고 있다.
결국 한양증권은 부동산 PF 중심의 딜 하우스에서 벗어나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체질 전환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는 국내 중심 수익 구조에서 탈피해 자본 효율을 글로벌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PF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딜 기반의 수수료 수익 구조로 전환하려는 핵심 축으로 해석된다.
기업가치를 높이는 배당 전략
배당 정책도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한양증권은 보통주 기준 최소 주당 1600원 또는 배당성향 30% 유지를 중장기 기준으로 제시하며, 시장과 주주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주주환원 체계를 공식화했다. 과거처럼 실적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되는 사후적 배당이 아니라, 일정한 기준과 방향성을 갖춘 정책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핵심은 단순히 배당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한양증권은 배당을 ‘결과’가 아니라 ‘전략’으로 끌어올렸다. 회사는 연간 ROE 10% 이상을 수익성 기준으로 제시하고, 자본 효율을 높여 창출한 수익을 다시 주주환원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명확히 했다. 이는 자본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수익을 만들어내고, 그 성과를 배당을 통해 주주와 공유하며, 이를 다시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게 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결국, 배당은 더 이상 단순한 이익 배분 수단이 아니라, 자본 효율 경영의 성과를 시장에 입증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는 핵심적인 경영 도구로 기능하게 된다.
브랜드 리뉴얼을 통한 Next 70
브랜드 변화 역시 단순한 이미지 개선을 넘어선 전략적 움직임이다. 한양증권은 창립 70주년을 계기로 CI와 브랜드 슬로건을 전면 개편하며, 회사가 지향하는 미래 방향성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냈다.새롭게 제시된 슬로건 ‘Heritage & Young’은 이러한 변화의 핵심을 압축적으로 담고 있다. ‘Heritage’는 70년 동안 축적해온 신뢰와 안정성, 금융회사로서의 내실을 의미하고, ‘Young’은 빠른 실행력과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응, 그리고 새로운 성장 전략을 상징한다.
이는 단순히 오래된 금융회사의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 머무르지 않겠다는 뜻이다. 오히려 축적된 신뢰를 기반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변화에 대응하는 회사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특히 이번 브랜드 개편은 기존을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브랜드 자산을 유지한 채 그 위에 미래 전략을 덧입히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와 단절하기보다,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브랜드를 재정의한 것이다.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동시 혁신’으로 조직문화 재편
조직문화 변화도 같은 흐름 속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최근 시행된 드레스코드 자율화는 겉으로 드러난 변화일 뿐, 본질은 그보다 훨씬 깊다. 형식보다 실행, 보고보다 판단. 조직을 빠르게 움직이게 만드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과거의 경직된 방식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의도다.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조직문화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정과 맞물려, 전사적인 실행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적 선택에 가깝다.
한양증권은 한편으로는 리스크 관리와 내부 통제, 사업 구조를 정교하게 재설계하는 ‘하드웨어 혁신’을 추진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일하는 방식과 조직 운영 원칙을 바꾸는 ‘소프트웨어 혁신’을 병행하고 있다.
결국, 지향점은 분명하다. 기존의 체계와 안정성은 유지하되, 의사결정과 실행의 속도를 높여 보다 민첩하게 움직이는 조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이다.
리테일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리테일 부문은 현재 한양증권이 가장 공격적으로 키우고 있는 영역이다. 회사는 리테일을 단순한 보완 사업이 아니라,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엔진으로 재정의하고 사업 구조 전반을 재편하고 있다.이를 위해 고객 관리 체계부터 디지털 채널, 상품 전략, 영업 인센티브까지 리테일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전면적인 개편에 나섰다.
먼저 파이낸셜 매니저(FM) 제도를 도입해 고객별 전담 관리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단순 거래 중심에서 벗어나 자산관리까지 이어지는 관계 기반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MTS 고도화를 통해 비대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거래 편의성을 높이며 디지털 채널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상품 측면에서도 변화가 뚜렷하다. 특판 RP 상품을 출시해 단기 자금 유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한편, 신용공여 금리를 인하해 고객의 금융비용 부담을 낮추고 실제 거래 활성화로 연결시키고 있다.
이러한 전략들은 각각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된다. 고객을 유입시키고, 자금을 확보한 뒤, 거래를 활성화하고, 이를 다시 자산관리로 확장하는 구조를 통해 리테일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대주주 변경 이후 개인연금 계좌 수가 크게 증가했고, 펀드 계좌와 자금 유입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나며 리테일 기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는 한양증권에서 리테일이 더 이상 보조적인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고객과 자금을 동시에 끌어들이는 핵심 수익 축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테일이 보완이 아닌 ‘현금흐름 엔진’으로 재정의된 것이다. IB 변동성을 리테일로 상쇄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PF는 ‘공격’이 아닌 ‘선별’
기존 강점으로 꼽혀온 PF 부문 역시 전략의 방향이 달라졌다. 한양증권은 PF 사업을 단순히 축소하기보다, 리스크를 정교하게 통제하는 것을 전제로 한 선별적 성장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대표적 사례가 HUG 보증을 기반으로 한 준공 후 사업 중심의 구조화 금융이다. 이 방식은 정책금융의 안정성을 활용해 사업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민간 자금을 결합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즉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접근이다.
과거처럼 물량을 늘려 외형을 키우는 방식과는 분명히 다르다. 이제는 사업 규모보다 딜의 질에 초점을 맞춰, 위험 대비 수익이 높은 프로젝트를 선별해 참여하는 전략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결국 PF 사업 역시 단순한 확장 영역이 아니라, 자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다시 설계되고 있다. 고위험·고수익 구조에서 ‘저위험·적정수익’ 구조로 축을 이동시켰다.
변화의 끝이 향하는 곳
한양증권의 변화는 단순한 사업 확장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어떤 영역을 키우고 줄이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본을 어떻게 쓰고, 수익을 어떤 구조에서 만들어내며, 조직이 얼마나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까지 포함해 회사의 운영 방식 전반을 다시 설계하는 과정에 가깝다. 즉, 외형을 키우는 수준이 아니라 회사의 ‘작동 원리’ 자체를 바꾸는 전환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이러한 변화가 지향하는 방향도 분명하다. 과거 부동산 PF 중심의 수익 구조에 의존하던 증권사에서 벗어나, 자본 효율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사업 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다.
70년 동안 축적해온 신뢰와 기반 위에서, 한양증권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성장 방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단순히 시장 변화에 적응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의 구조를 바꿔 새로운 경쟁 방식을 만들어내겠다는 시도다.
중형 증권사의 경쟁은 더 이상 ‘규모’가 아니다. 자본을 어떻게 쓰느냐의 싸움이다. 한양증권은 지금, 그 경쟁의 기준 자체를 바꾸고 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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