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경영 전면에 나선 뒤 처음 추진한 사업으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까지 모든 과정에 직접 참여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2년이 지난 지금 김 부사장은 파이브가이즈 매각을 추진 중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미국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권 매각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현재 검토 및 추진 단계로 아직 확정된 건 없다”며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회사와 주주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이브가이즈는 2023년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해 나오면서 김 부사장이 주도한 사업이다. 사업 첫해(2023년 5월~12월) 성적은 매출액 100억 원, 영업손실 13억 원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2024년에는 매출 465억 원, 영업이익 34억 원, 순이익 20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처럼 파이브가이즈는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 첫 성과지표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매각에 나선 데에는 현재 몸값이 높게 매겨진 파이브가이즈 매각을 통해 본업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화갤러리아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명품관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명품관은 웨스트(WEST)와 이스트(EAST)로 나뉘어 있는데 각각 1979년, 1985년에 지어져 노후화됐다.
대규모로 갈아엎는 사업인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한화갤러리아 명품관 재건축 사업에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비용이 발생할 거라 보고 있다.
그간 김 부사장은 2023년 경영 전면에 나선 뒤 F&B 등 신사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본업인 백화점은 등한시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자아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의 대표 점포이자 가장 큰 매출을 책임지는 명품관의 재건축을 통해 ‘명품 백화점’의 경쟁력을 되찾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맡은 이후 실적이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3년 매출 4345억 원, 영업이익 98억 원에, 순손실 301억 원을 냈다. 한화솔루션에서 인적분할돼 1~2월 실적이 반영되지 않은 성적표다. 이후 2024년에는 매출이 전년보다 23.9% 늘어난 5383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68% 줄어든 31억 원에 그쳤다.
특히 백화점에 비해 F&B, 즉 식음료 매출 비중이 점차 높아졌다. 2023년 12월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백화점이 97.8%, 식음료는 2.2%를 차지했지만 지난해엔 백화점 비중이 89.0%로 줄었고, 식음료가 11.0%로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 매각이 추진된다면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와 서울 명품관 재건축 등 백화점 부문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시에 김 부사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푸드테크를 통한 F&B 사업도 경영 능력을 평가할 중요지표가 될 전망이다. 그는 우동, 파스타, 피자 등에서 로봇을 활용한 식당과 함께 협동로봇을 활용한 무인카페까지 선보이며 푸드테크 사업 활성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 5월 8695억 원을 들여 인수한 단체급식업체 아워홈과의 푸드테크 시너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부사장은 ‘아워홈 비전 2030’ 행사에서 로봇 등 첨단기술 개발에 힘을 주고 있는 한화로보틱스, 한화푸드테크 등과 함께 ‘주방 자동화’ 등의 기술을 접목한 비즈니스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워홈 인수는 업계에서도 주목했던 ‘빅딜’인 만큼 김 부사장으로선 ‘연착륙’ 부담이 적지 않다.
아워홈은 올해 상반기 외식사업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2% 증가했고, 공항과 대형병원 그리고 쇼핑몰 등 컨세션(위탁 운영) 매출은 28% 늘었다.
다만 이 같은 아워홈의 상반기 실적은 한화 품에 안기기 전 오너인 구미현 회장이 만들어낸 성과다. 그렇기에 올 하반기 아워홈 성과에 따라 김 부사장의 경영 리더십이 점차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파이브가이즈 매각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겠지만 벌려놓은 사업이 많다 보니 잘될 때 매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큰 돈을 들여 인수한 아워홈과 미래성장동력인 푸드테크, 본업인 갤러리아 명품관 재건축까지 해야 할 일이 산더미라 성과를 내는 데 (김 부사장의)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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