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이 자사주를 기반으로 발행하는 교환사채(EB)를 한국투자증권이 전량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태광산업은 지난 1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한국투자증권을 EB 관련 처분 대상자이자 발행 대상자로 결정한 것이다.
태광산업 EB 발행이 논란이 되는 배경에는 밸류업이 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자사주 소각 등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태광산업 입장은 다르다. 자사주 소각도 중요하지만 사업재편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사라진 ‘10조 투자’ 계획…이유 있는 트러스톤 강경 대응
시장에서는 이번 트러스톤의 대응이 이례적이라고 평가한다. 행동주의펀드인 트러스톤은그 특성상 이사회와 마찰이 불가피하고 실제로 기업들과 크고 작은 마찰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신속하게 소송까지 진행했다는 점이 다르다.그 이유로는 태광산업의 ‘거짓 투자 계획’이 지목된다. 태광산업은 지난 2022년말 1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나 실제 이뤄진 투자는 없다. 트러스톤은 2021년 태광산업 지분을 취득해 2대주주로 올랐고 이후 진행상황을 면밀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트러스톤 ESG지배구조레벨업 펀드’의 태광산업 투자 비중은 10.53%(5월말 기준)로 가장 크다. 이 펀드의 종목 편입 기준은 트러스톤 ESG 유니버스 내에서 ESG 개선이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레거드 A등급’(트러스톤 ESG 기준 3등급)에 50% 이상 투자다.
특히 G(지배구조) 측면 개선 여지가 높은 기업 비중을 높게 유지한다. 태광산업은 트러스톤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 중 지배구조 개선 여지가 높은 기업이라는 뜻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현재 태광산업 지배구조는 상당히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트러스톤은 과거 만도, 효성, 한국알콜, BYC 등 다양한 기업과 마찰이 있었지만 주주제안, 공개서한, 주총 표 대결 등을 주로 사용했다”며 “이번에는 태광산업 이사회와 이사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보다 강경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광산업은 과거 10조원 투자 계획에 대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이번 EB 발행도 설득력이 떨어지면서 트러스톤이 더 강하고 신속하게 대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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